2025.07.25 (금)

  • 맑음동두천 32.0℃
  • 맑음강릉 33.9℃
  • 맑음서울 32.7℃
  • 맑음대전 32.8℃
  • 맑음대구 31.6℃
  • 맑음울산 31.0℃
  • 맑음광주 32.3℃
  • 구름조금부산 31.5℃
  • 맑음고창 33.1℃
  • 구름조금제주 29.9℃
  • 맑음강화 30.8℃
  • 맑음보은 30.5℃
  • 맑음금산 30.8℃
  • 맑음강진군 33.3℃
  • 맑음경주시 31.9℃
  • 구름조금거제 29.1℃
기상청 제공

美 코카콜라 ‘사탕수수 설탕’ 전환 움직임에…국내 식음료업계, 또 가격 인상 뇌관되나

美 트럼프 “옥수수당 대신 진짜 설탕” 발언…국제 원당 가격 상승 우려
국내 기업, 당장 영향은 제한적…수급 불안 장기화 시 원가 압박 불가피

 

【 청년일보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카콜라에 사탕수수 설탕 사용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며, 국제 원당(原糖)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 식음료 업계는 당장은 가격 압박이 크지 않지만, 글로벌 수급 불균형이 심화될 경우 원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 트럼프 “코카콜라, 고과당 옥수수당 대신 사탕수수 설탕 사용”

 

24일 파이낸셜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코카콜라가 미국 내 대표 탄산음료에 고과당 옥수수 시럽(HFCS) 대신 진짜 사탕수수 설탕을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코카콜라는 1980년대부터 비용 절감을 이유로 미국 시장에서 고과당 옥수수 시럽을 사용해 왔다. 다만 코카콜라는 멕시코와 호주 등 일부 국가에서 사탕수수 설탕을 사용하고 있으며, 미국 내 일부 소비자들도 이를 더 선호해 왔다.

 

최근 미국 정부가 가공식품과 인공 첨가물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사탕수수 설탕 전환을 언급한 것도 이 같은 정책 흐름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는 이번 발언이 향후 식품 원재료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에서 코카콜라가 사용하는 고과당 옥수수 시럽은 연간 약 100만톤 규모로 추정된다. 만약 이를 전부 사탕수수 설탕으로 전환할 경우, 미국 내 연간 사탕수수 설탕 생산량(370만톤)의 25% 이상이 추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이미 설탕 소비량의 2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코카콜라가 사탕수수 설탕을 본격적으로 사용할 경우 설탕 수입량 확대 및 가격 상승 압력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 국제 원당 가격 급등 우려…국내 식품업계도 긴장

 

사탕수수 설탕은 원당을 정제해 만든 것으로, 원당 가격 변동은 사탕수수 설탕 제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국제 원당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1년간 원당 가격은 등락을 반복하며 전반적으로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톤당 500달러를 돌파하며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점차 안정화되는 듯했으나, 최근 다시 상승세를 보이는 등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원당 가격 상승은 곧바로 국내 제과·음료 업체의 원재료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업계는 원재료비와 물류비 인상 등의 영향으로 일부 제품의 가격을 조정한 바 있으며, 여기에 원당 가격까지 추가 상승할 경우 원가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음료나 제과업체들은 원당을 주 원료로 사용하는 제품이 많아 원재료 수급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김진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멕시코의 설탕 생산 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미국에 설탕을 수출하는 브라질에 50%의 관세가 예고된 만큼, 사탕수수 설탕으로의 전환은 미국 내 설탕 가격에 상승 압력을 가할 것”이라며 “이는 국제 원당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으며, 국내 제과·음료 업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 국내 기업들 “당장 인상 가능성은 없지만…추이 지켜보는 중”

 

국내 주요 음료·제과 업체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원가 부담으로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으며, 현재로서는 추가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 전반적으로는 미국발 설탕 수요 증가가 단기적 영향에 그칠지, 장기적으로 국제 수급 불안으로 이어질지를 두고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의 식품 정책 변화가 국내 공급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긴 어렵지만, 국제 시장에서의 수급 불안이 심화되면 가격 인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음료업계 관계자도 “현 단계에서는 사탕수수 수요 증가 흐름을 주시 중이며, 갑작스러운 수입 단가 상승보다는 향후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는 설탕뿐 아니라 물류비, 유틸리티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단순히 원당값만으로 가격 조정을 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음료업계 관계자도 “글로벌 설탕 수요가 증가한다고 해서 바로 국내 가격에 반영되진 않는다”며 “탄산음료 등 일부 제품에 사용되는 당류는 설탕뿐 아니라 시럽 등 다양한 형태로 혼합 사용되고 있어, 공급 여건에 따라 원료 비중을 조절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국제 설탕 가격이 정점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당장 큰 부담은 없지만, 원당 선물 시세 등 주요 지표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수급 불안이 심화될 경우를 대비한 내부 시나리오는 수립 중”이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