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금융당국이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선제적 안정조치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100조원 이상 규모로 운용 중인 시장안정프로그램도 내년까지 연장해 ‘시장 안전판’ 역할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감독원, 금융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및 시장 전문가들과 함께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시장 상황을 엄중히 주시하고 있으며, 필요 시 시장안정조치를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원/달러 환율의 월평균이 1,470원을 상회하며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국고채 금리도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자 당국이 안정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위원장은 “국고채 금리 상승과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로 경계감이 커지고 있지만, 우리 경제의 위기 대응 능력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내년 한국 경제가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에 힘입어 1% 후반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국내 금융권이 양호한 건전성과 손실흡수능력을 갖추고 있어 과거에 비해 심각한 금융 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다만 글로벌 통화정책 완화 기조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주요국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글로벌 자금 이동성이 확대되고, 위험자산 가격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원/달러 환율 상승과 관련해 시장 기대심리 관리의 중요성과 함께 외화 수급 불균형 해소, 경제 체질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100조원 이상의 시장안정프로그램을 내년에도 연장 운용하기로 했다.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올해 비우량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 약 11조8천억원을 매입해 채권시장 안정에 나섰으며, 내년에도 채권 및 단기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최대 37조6천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을 위해서는 최대 60조9천억원 규모의 지원 프로그램을 지속 운영한다.

이 위원장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시장 안전판 역할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며, 내년 중 회사채·은행채·여전채 등의 만기 구조와 금융권 보유 채권 규모, 금리 상승에 따른 건전성 영향을 면밀히 점검할 것을 지시했다.

금융위는 앞으로도 유관기관 및 시장 전문가들과 함께 정기적인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미시적·시스템 리스크와 리스크 간 상호 연결성, 테일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