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지난해 주택 구입을 위해 퇴직연금을 중도인출한 인원이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은 3만8천명으로 집계됐다. 인출 금액도 1조8천억원에 달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15일 발표한 '2024년 퇴직연금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중도인출 인원은 6만7천명으로 전년 대비 4.3% 늘었고, 인출 금액은 3조원으로 12.1% 증가했다. 중도인출 인원과 금액 모두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증가세다.
중도인출 사유별로는 주택구입이 56.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전년보다 3.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어 주거임차(25.5%), 개인회생·파산 등 회생절차(13.1%)가 뒤를 이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 이하에서는 주거임차 목적이 많았고, 30대 이상에서는 주택구입 목적의 인출 비중이 높았다.
특히 지난해 주택구입 목적의 중도인출 인원(3만8천명)과 금액(1조8천억원)은 2015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으로 대출 여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노후자금까지 동원해 주택을 마련하는 사례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증가한 반면 신용대출은 감소하는 흐름 속에서, 퇴직연금 중도인출로 주택구입 자금을 보완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퇴직연금 총적립금은 431조원으로 전년 대비 12.9% 증가했다. 퇴직연금 도입 사업장은 43만5천개로 전체 대상 사업장 대비 도입률은 26.5%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제도 유형별로는 확정급여형(DB)이 214조원(49.7%)으로 가장 많았지만, 비중은 전년보다 4.0%포인트 하락하며 처음으로 50% 아래로 내려왔다. 반면 개인형 퇴직연금(IRP)은 99조원(23.1%)으로 3.1%포인트 늘었다. IRP 가입자는 359만2천명으로 1년 새 11.7% 증가했다.
운용 방식에서는 원리금보장형 비중이 74.6%로 여전히 가장 컸으나, 전년 대비 5.8%포인트 감소했다. 대신 실적배당형은 17.5%로 4.7%포인트 늘었다. 최근 5년 평균 수익률이 원리금보장형(2.49%)보다 실적배당형(4.77%)이 약 1.9배 높은 점이 투자 성향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권역별 적립금 규모는 은행이 224조원(52.1%)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증권(104조원·24.1%), 생명보험(82조원·19.1%) 순으로 나타났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