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쌀과 계란 등 주요 농축산물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가운데 정부가 시장 개입 수위를 조절하며 수급 안정에 나섰다. 쌀값 상승세 속에서는 시장 격리를 보류하는 대신 공급을 늘리고,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가격이 오른 계란은 수입을 통해 공급 부족에 대응하는 방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3일 양곡 수급안정위원회를 열고 2025년산 쌀 10만t에 대한 시장 격리를 당분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정부 양곡 가운데 가공용 쌀 공급 물량을 기존 34만t에서 최대 40만t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시장 격리는 쌀이 초과 생산되거나 가격이 하락할 때 정부가 매입을 통해 가격을 방어하는 수단이다. 그러나 최근 쌀값이 뚜렷한 오름세를 보이면서, 정부는 오히려 공급 부족 가능성을 우려해 격리 시점을 조정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기준 쌀 20㎏ 가격은 6만2천673원으로, 1년 전보다 17.85% 상승했다.
당초 농식품부는 2025년산 쌀 초과 물량을 16만5천t으로 추산했으나, 국가데이터처의 최신 소비량 분석 결과를 반영해 초과량을 9만t으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단경기(7~9월) 공급 부족으로 이월 물량이 줄어든 데다, 2025년산 쌀이 지난해 가을 조기 소비된 점도 고려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계획된 시장 격리 물량 10만t 가운데 4만5천t의 사전 격리를 보류하고, 가격 동향을 지켜보며 시행 여부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정부가 대여한 정부양곡 5만5천t의 반납 시점도 내년 3월까지 1년 연기된다. 아울러 산지유통업체가 정부 벼 매입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 충족해야 하는 의무 매입 물량 기준도 완화해, 과도한 매입 경쟁으로 가격이 자극되는 상황을 막기로 했다.
김종구 농식품부 차관은 "현재 가격 오름세는 농가소득과는 연관이 낮고,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을 감안해 시장 격리 물량과 시행 시기를 조정하고 가공용 공급물량을 늘리는 쌀 수급 안정 방안을 마련했다"며 "이후에도 쌀 시장 전반에 대한 동향 파악을 면밀히 실시해 필요한 대책을 추가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정부는 계란 가격 안정을 위해 수입한 미국산 신선란 첫 물량 112만개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다고 밝혔다. 이는 고병원성 AI 확산에 따른 계란 수급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 수입은 정부가 지난 7일 신선란 수입 계획을 발표한 이후 16일 만에 이뤄졌다. aT는 미국 농무부(USDA)가 검증한 청정 지역에서 생산된 흰색 달걀 A등급 L사이즈 계란을 확보했으며, 대한항공과 협력해 전용 화물기를 투입했다. 정부는 두 차례에 걸쳐 총 224만개의 미국산 계란을 들여올 계획이다.
수입 계란은 설 연휴 이전까지 주요 유통업체와 식재료 업체에 공급될 예정이다. 현재 계란 한 판(특란 30개) 평균 소비자가격은 7천200원 수준으로, 1년 전보다 약 20% 상승한 상태다. 정부는 국내외 AI 발생 상황과 수급 여건을 고려해 추가 수입 여부도 탄력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