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년일보 】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해외 시장 판로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로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기술력과 효능을 인정 받으며, 수요가 급증하는 등 K-보툴리눔 톡신의 위상을 한층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피부 주름을 펴거나 얼굴형·체형 등을 교정하는 데 사용되는 보툴리눔 톡신은 성형 등 미용 뿐만 아니라 치료 목적으로도 사용되며 시장 수요가 점차 커지고 있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연간 59억 달러(한화 약 7조원)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선 보툴리눔 톡신의 선도주자는 메디톡스다. 메디톡스는 최근 말레이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수출명 뉴로녹스)에 대한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사측은 동남아시아를 대표하는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사우디 진출에 성공하며 이슬람 시장 공략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두 국가는 최근 중산층이 늘어나면서 미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으로, 그 만큼 수요가 커지고 있어 이슬람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로 주목받고 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메디톡스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3종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메디톡신과 이노톡스·코어톡스 등을 개발하며 우수한 R&D 역량을 보유한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지속적 매출 성장과 기업 브랜드 제고를 위해 글로벌 시장 확대를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젤도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보툴렉스’(수출명 레티보)의 중국 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중국 국가약품관리감독국(NMPA) 의약품평가센터(CDE)는 최근 ‘보툴렉스’의 판매 허가 검토를 완료했으며 최종 허가 여부 결정만을 남겨 놓은 상태다.
앞서 휴젤은 지난 6월 8일 CDE에 ‘보툴렉스’에 관한 허가 심사 보완자료 제출을 완료한 바 있다. CDE는 지난 3일 해당 보완자료에 대한 기술 심사를 마치고 그동안 심사한 데이터를 종합해 의사 결정 단계에 돌입했으며 ‘보툴렉스’의 허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 나관준 연구원은 “지난 6월 입센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디스포트’가 중국 허가를 획득한 것으로 미루어 봤을 때 중국 내 수입산 톡신에 대한 허가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따라서 ‘보툴렉스’ 역시 중국 허가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휴온스는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휴톡스’를 세계 최초로 이라크 시장에 진출시켰다. 업계 일각에서는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제품이 아직 진출하지 못한 이라크에 ‘최초의 보툴리눔 톡신’으로 등록됐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성과도 평가하고 있다.
특히 기존 이라크 시장에 정식 진출한 보툴리눔 톡신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현지 시장 규모를 예단하기는 어려우나, 정부 입찰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시장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휴온스는 파트너사인 이라크 헬스케어 기업 제나(Jenna Scientific Drug Bureau)를 통해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며, 이후 정부 입찰에도 적극 나서 현지 내 시장 점유율을 점차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치료 사업 파트너사 이온바이오파마(AEON Biopharma)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경부근 긴장이상’(Cervical Dystonia) 적응증의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이번에 임상 승인을 받은 경부근 긴장이상은 목 근육이 경련 또는 수축되거나 비정상적인 위치로 돌아가는 신경학적 이상 증상으로 완치가 불가능한 만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며, 보툴리눔 톡신 투여가 표준 치료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미국 내 약 5만 명 이상이 경부근 긴장 이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시장 잠재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보툴리눔 톡신의 글로벌 시장 판로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라며 “국내 시장에서는 보툴리눔 톡신과 관련한 각종 악재가 이어지며 시장 상황이 그리 밝지 않지만, 해외에서는 국산 보툴리눔 톡신의 위상이 점차 높아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안상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