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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국정감사] "국가기관인데 해외파만"...국책연구원들 국내학위자 채용 '전무'

국책 연구기관 9곳, 박사급 연구원 67.3% 미국 학회 통해 채용
해외채용비용지출 증가...내부 승진 막는 유리천장 존재
배진교 “차별 관행의 부작용이 연구발전 저해, 개선 필요”

【 청년일보 】 국책 연구기관 9곳이 고비용을 들여 박사급 연구원을 미국 학회를 통해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채용과정에서 블라인드 채용원칙이 무시될 뿐 아니라 일부 기관은 국내 채용이 거의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차별 관행’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정무위원회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경제인문사회연구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6개 국책연구기관 중 KDI한국개발연구원, 조세재정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산업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KDI국제정책대학원, 한국노동연구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 9개 기관이 박사급 연구원을 해외에서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관은 미국에서 개최되는 ASSA(전미경제학회)에 직접 참여, 1차 사전인터뷰를 진행한다. 그 후 국내로 초청 재면접 후 채용하는 별도의 절차를 거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사전인터뷰의 기초자료’가 되는 구직자 이력서에는 학교명, 학부정보, 학위정보가 다 공개되있다. 블라인드 채용 원칙이 무시되는 것 이다. 또한 일부 기관은 국내 채용이 거의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이들 9개 기관이 채용한 박사급 연구원은 총 202명이고, ASSA(전미경제학회)를 통해 채용된 연구원은 67.3%인 136명이다.

 

다만, 동 기간 중 KDI한국개발연구원, 조세재정연구원의 경우엔 국내 채용이 단 한명도 없었다.

 

이들 연구기관이 해외 채용을 위해 총 지출한 비용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약 16억8천만원으로 매년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1억원 가량에 이른다.

 

지출 내역은 항공료, 체류비, 숙박료, 대관료, 간담회비 등의 미국 현지 비용과 사전인터뷰 면접자를 국내로 불러 2차 인터뷰를 하기 위한 항공료, 교통비, 심사비용 등이다.

 

2019년 가장 많은 비용을 제출한 곳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으로 지출액은 약 9천8백만원이다.

 

 

문제는 고비용을 들여 해외에서 채용된 연구원들의 이직률이 현저히 높다는 것이다.

 

박사급 연구인력의 5년 근속 미만 이직률을 보면 KDI한국개발연구원은 60%,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50%이다. 반면, 해외에서 채용절차를 전혀 밟지 않는 국토연구원, 한국교통연구원은 이직률이 오히려 12.5%, 13.3%로 낮은 편에 속했다.

 

 

연구기관에서 재직 중인 한 연구원은 “문제는 이러한 채용 문화 이면에는 뿌리박힌 차별 관행이 있다. 해외 채용만을 고집하는 연구기관들은 연구직 내부의 숙련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업무 배분 및 승진에 있어서도 유리천장이 존재한다”라며 “학사, 석사 입사자는 이후 박사학위를 취득하거나 국내외 학술지에 아무리 좋은 연구 성과를 발표하더라도 중요 연구를 책임 수행하거나 박사급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차별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배 의원은 “해외 시장에서 유수의 연구원들을 채용하는 것은 분명 국내 연구의 질적 성장을 끌어올리는데 일정부분 기여하는 것은 사실이나 수천만원의 비용을 들여 해외 채용만 고집하는 것은 과거 지방대 차별 문제와 별반 다르지 않다”라며 “해외 채용만을 고집한 연구기관들의 연구원들 이직률도 높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경제인문사회 연구부문의 현실은 장기적으로 국내 연구 성장의 발전은 물론, 국내 대학 교육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향후 이러한 ‘불공정 채용 관행’, 내부 업무 및 승진 기회 자체를 차단하고 있는 ‘차별 관행’은 필히 개선되어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 청년일보=김서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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