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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탈출 러시···중남미 사상 최악의 난민 위기

지난 2015년 이후 생존 위해 고국 등진 사람 560만명···어린이와 청소년이 25%
콜롬비아 등 주변국 난민 수용 포화 상태, 이주 국가에서 강간 등 '성적 학대'도

 

【 청년일보 】 지난 4월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를 탈출하던 10대 남매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노구를 이끌고 함께 탈출하던 남매의 할아버지 역시 사망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콜롬비아의 국경도시 쿠쿠타의 소방대는 베네수엘라 쪽에서 실종자 수색협조 요청을 받고 출동해 타치라강 주변을 수색하다 사망한 할아버지와 10대 남매를 발견했다. 베네수엘라에서 발생한 실종신고 때문에 국경 반대편 콜롬비아에서 소방대가 출동한 것은 도강하는 사람이 워낙 많아졌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를 연결하는 교량과 국경도로는 완전히 막혀 육로를 통한 양국간 이동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필사적으로 베네수엘라를 탈출하려는 사람은 줄지 않고 있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21일(현지시간) 인구 3000만명 가량인 베네수엘라에서 2015년 이후 지금까지 생존을 위해 고국을 등진 사람은 560만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극심한 경제난과 정치·사회적 혼란을 피해 가난한 사람들이 콜롬비아 등 중남미의 이웃 나라들로 흘러들면서 베네수엘라의 주변국에서는 대량 난민 위기가 닥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난민 사태는 중남미 역사상 가장 심각한 위기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심각하다. 에두아르도 스타인 유엔난민기구(UNHCR)·국제이주기구(IOM) 베네수엘라 특사는 지난 3개월 동안 베네수엘라에서 매일 1800∼2000명 가량의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대부분 불법 인신매매 업자를 통하거나 바닷길 등 위험한 경로로 목숨을 걸고 국경 밖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특히 베네수엘라를 탈출한 난민 가운데 25%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인데, 이들은 이주한 국가에서 강간 등의 성적 학대와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인 특사는 "중남미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였고, 전쟁중이 아닌 나라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빠져나간 것은 전례가 없다"면서 베네수엘라의 난민 사태가 중남미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베네수엘라의 난민들이 눈을 돌리는 곳은 대부분 중남미와 카리브해의 이웃 나라들이다. 이 중에 콜롬비아가 가장 많은 173만명의 베네수엘라 난민을 수용했다.

 

콜롬비아는 베네수엘라에서 들어온 난민과 불법 체류자들에게 인도적 차원에서 10년짜리 거주 허가를 발급해주고 있다. 하지만 콜롬비아 역시 난민을 더 이상 수용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제구호단체인 노르웨이난민위원회(NRC)의 도미니카 아르세니우크 콜롬비아 지부장은 "국제연대와 자금지원이 베네수엘라의 엑소더스에 대처하는데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우리는 난민 위기의 변곡점에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정구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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