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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그룹, 부동산 전문화 배턴터치

 

【 청년일보 】 대신증권이 2일 대신자산신탁에 김송규 대표이사를 선임한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20일로 창립 60주년을 맞이했고 대신파이낸셜그룹의 모체다. 일종의 그룹발 지휘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대신자산신탁은 앞으로 김철종·김송규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되는데, 2019년 5월 설립 이후 처음 각자대표를 둘 정도로 비상한 경영대응을 그룹에서 하겠다는 뜻으로도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김철종 대표가 리츠 전문가라면, 김송규 신임 대표는 부동산이 주특기다. 

 

창립 60주년을 앞두고 내부적으로 능력이 검증된 인물을 앞세워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더 중요한 것은 대신자산신탁이 가진 미래가치와 발전 필요성에 큰 인재 베팅을 한다는 의미다.

사실 지금까지는 대신증권 외에 다른 계열사들의 수익 비중은 크지 않았다. 1분기 사업부문별 영업수익을 보면 대신증권에서 6할 이상을 올린다. 다른 자회사 중 비중이 큰 곳은 대신프라이빗에쿼티와 대신F&I 등이다. 이들 회사는 1분기 대신증권 전체 영업수익 가운데 각각 6.3%, 5.2%를 점한다. 한편 대신자산신탁은 0.8%, 대신자산운용 0.2% 등 비율을 구성한다.

 

하지만 이제 대신자산신탁을 리츠와 부동산 분야 등 2개의 심장을 가진 회사로 키우면서, '오익근 TFT'의 성과를 저축은행→F&I→자산신탁으로 연결하는 낙수효과 완성을 고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증권 더 나아가 대신파이낸셜그룹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특히 부동산 관련 다각화 단초를 마련한 인물로,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를 꼽을 수 있다. 1987년 대신 공채로 입사한 그는 2000년 초반 증시 환경이 바뀌는 상황에 대처하려는 회사의 고심을 떠안았다. 낮은 수수료로 무장한 온라인 증권사가 등장했고, 자본시장법이 바뀌면서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사업 영역이 결정됐다. 한치 앞을 예상하기 어려운 때였다.

 

 

이런 위기를 돌파한 비결은 대신파이낸셜그룹 특유의 포트폴리오 확대와 리스크 선제적 대응으로 꼽힌다. 그 첫 의미있는 단추로 2011년 저축은행 인수를 꼽을 수 있다. 보수적이고 깐깐한 대신증권에 근원적 변화를 가져온 '신호탄'이 됐기 때문.

 

오 대표는 당시 저축은행 인수 총괄(TFT장)을 맡았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를 계기로 중앙부산과 부산2, 도민저축은행을 우량한 자산과 부채만을 인수하는(P&A) 방식으로 인수했다. 단순히 저축은행이라는 튼튼한 계열사가 그룹에 하나 추가된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새 먹거리 창출에 눈뜨면서 위기가 기회가 된 셈이다.

 

저축은행 인수는 리테일 브로커리지에 치중했던 증권사들로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영감을 대신증권에 불어넣었다. 그래도 대신증권은 기업공개(IPO) 등 거대 프로젝트에 전문성을 일찍부터 쌓았고, 리테일에만 매몰된 타 증권사보다 변화를 이해할 기반이 있었다.

 

대신증권은 오 당시 TFT장(현 회사 대표)이 성과를 올려 발전한 대신저축은행을 통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신을 취급했고, 여기서 부동산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그래서 2014년에는 부동산 부실채권(NPL)을 관리하는 우리F&I(현 대신F&I)를 사들였고, 2019년엔 대신자산신탁을 통해 부동산 신탁업도 시작했다.

 

이제 오 대표는 부동산 전문성은 물론, 전체 사업 그림도 주도한다. 창업주 후손(양홍석씨)의 가업 승계 문제 준비를 떠맡고 있다. 양씨의 모친인 현 그룹 수장 이어룡 회장의 경영 보좌에도 흠잡을 데가 없다는 평이 우세하다.

 

이런 오 대표의 맥을 잇는 부동산 전문가가 김송규 신임 대신자산운용 대표다. 대신증권 본사 명동사옥, 나인원한남 등을 개발한 것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김 대표는 1981년 대신에 채용됐다. 1963년생으로, 오 대표(1987년 대신 입사)보다 먼저 증권업에 투신했지만, 나이는 2살 아래가 된다. 그는 대신증권에 공채로 입사한 뒤 인사부장, 인프라관리본부장 등을 거쳤고, 자리를 옮겨 대신에프앤아이(F&I) 부동산사업본부장, 디에스한남 대표이사 등도 역임했다. 

 

가히 증권과 부동산의 접목이라는 역할 모드에서 오 대표와 쌍벽을 이루는 인물로, 이번에 주요 계열사 대표로 새롭게 자리를 잡게 된 점은 부동산 핵심 역량을 더욱 강화하라는 그룹 측 포석으로 읽을 수 있다. 

 

즉, 이제 대신자산신탁을 리츠와 부동산 분야 등 2개의 심장을 가진 회사로 키우면, '오익근 TFT'의 성과를 저축은행→F&I→자산신탁으로 연결하는 낙수효과가 완성되는 셈이다.   

 

【 청년일보=임혜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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