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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 열일' 하나증권, IPO불황 속으로 웃는 사정은?

IPO 어려운 시대 속 오히려 장점 부각...'물 들어올 때 노 젓기' 특별한 포지션
스팩에만 안주 어려워...IB 강화 바라는 지주 '유상증자 뒷바라지' 부응

 

【 청년일보 】 일부 증권사를 중심으로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하나증권(구 하나금융투자)과 NH투자증권 등이 이 영역에 특화된 상황에서 이들의 분발 가능성과 배경 역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도상 변화와 함께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이 새로 직면한 전인미답의 상황이 어우러진 돌파구 개발 노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에는 국내 하우스(스팩을 준비하는 회사, 대개 증권사)가 올린 스팩 규모가 작았다. 이는 소멸 합병 방식 도입의 여부 때문. 과거에는 이 방식을 사용하지 않았으나, 소멸 합병 방식을 지난해 여름 당국이 제도 손질을 통해 길을 터 주면서 대형화 가능성에 물꼬가 틔였다. 

 

역합병 방식 허용이라는 새 길이 과거 같으면 스팩을 고려하지 않던 규모의 덩치 업체들이 스팩에 노크할 새 수요를 만들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둘째, 특히 현재 글로벌 긴축이라는 예측이 어려운 상황에서, 직접적으로 IPO를 하는 대신 스팩을 대체재로 찾는 덩치 큰 기업의 수요가 증가한다는 해석을 제기하는 이도 있다. 

이에 맞춰 상대적으로 IPO가 취약한 증권사 중심으로 스팩에 박차를 가하고, 또한 스팩 추진의 규모도 훨씬 더 키우는 것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NH투자증권과 함께 하나증권 등이 스팩에 가장 적극적인 증권사로 꼽힌다. 신한금융투자 등도 이 대열에 발을 본격 담글 주자로 꼽힌다. 특히 하나증권이 최근 300억~400억원 규모의 스팩을 올리는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았다. 

 

특히 하나증권으로서는 IPO는 물론 각종 주식자본시장업무(ECM)에서도 약세인 점에서 기존 유력 증권사들이 경기 악화와 금융 긴축 국면으로 IPO 냉각기에 직면한 상황에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할 수 있다. 조 단위 IPO 수요가 찾기 어려워지는 시대에 전문성으로 공든 탑을 쌓는 쪽이 오히려 빛날 수 있다는 풀이다.

 

하나증권은 IPO 시장에서 하나대투증권 시절인 2014년 IPO 점유율 0.89%로 15위권을 기록, 기업금융(IB)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알려진 신한금융투자(14위, 2014년 IPO 점유율 0.97%)와 함께 후순위를 기록했다. 2015년 구 하나금융투자가 IPO 1716억원대 실적을 올릴 때(8위권), 그해 IPO를 가장 많이 처리한 NH투자증권은 1조3287억원대 실적을 냈다. 2016년 한국투자증권 IPO와 NH투자증권 IPO가 1조3000억원대, 약 9300억원을 기록할 때 하나는 3872억원(그해 IPO 시장 약 2.65% 차지)을 올렸다. 그해 IPO 7위였던 신한금융투자의 약 6%에 비해서도 초라했다. 

 

2017년 하나는 IPO 액수 775억원대로, 주관 13위를 올린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0.97% 점유율). 같은 해 대신증권은 IPO 주관 액수 12위권이었고 같은 주요 금융그룹 산하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는 3760억원대 IPO 실적을 올려 7위를 차지했다. 참고로 같은 해 IPO 주관 1위 미래에셋대우 1조7419억원대였다.

 

이후에도 하나의 IPO 주선액 등수는 2018년(10위, 976억원대 주선)과 2019년(IPO 6위, 2176억원대), 2020년(10위, 1923억원), 2021년(3424억원으로 11위) 등 대체로 비슷한 선을 기록한다. 

 

특히 2018년에는 IPO 규모가 1/3가량으로 줄었다는 불만이 나왔는데 큰 부침이 없거나 경기를 타지 않는 구도라는 해석도 뒤따른다. 

 

상황이 이렇고 보니, 2022년 들어 하나증권으로 개명해 분위기를 일신한 때에 스팩에 열을 올리는 것이 안일한 방식이나 상황 안주, 퇴행적 태도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스팩을 전문성 도구로 볼지, 혹은 상황에 따라 안주할 틈새시장으로 볼지의 문제다. 

 

특히 지난 4월 하나증권은 지주사로부터 5천억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받았고 2020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유상증자를 연이어 진행하는 등 큰 관심을 받고 있어 안일한 대응 대신 글로벌 금융 난세를 돌파하는 데 앞장서야 할 필요가 높다.

 

또다른 지적도 뒤따른다. 하나증권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은 5조3천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자기자본이 4조원 이상이면 초대형 IB 인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유상증자 등 하나증권의 현재 흐름을 보면, 증권업계 일각에선 조만간 초대형 IB 인가에 도전해 어음자금으로 공격적 IB 활동 즉 기업대출, 채권, 부동산금융, 해외투자 등에 본격 나서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IB부문 강화에 더없이 좋은 조건과 기대감 속에 스팩에만 마냥 안주하려 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IPO 강화 더 나아가 유상증자 주선 등 적극적 ECM, 그리고 IB쪽으로 토털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어려운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다만 이때 쉬어가는 페이지로나마 스팩이 안식처가 되고 있다는 해석이 눈길을 끈다.

 

【 청년일보=임혜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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