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주재하는 이창용 총재 [사진=연합뉴스] ](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20728/art_16576942281683_4d8bc1.jpg)
【 청년일보 】 금일 금융권 주요이슈는 한국은행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결국 사상 처음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0%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는 소식이다.
아울러 한은이 지난해 8월부터 지금까지 약 10개월 간 기준금리를 1.75%포인트 인상한 가운데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만 올라도 가계대출자의 일인당 이자 부담은 112만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와 함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 이후 브리핑에서 "물가 흐름이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금리를 당분간 0.25%포인트(p)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 물가 억제 '최우선'...한국은행, 사상 초유의 '빅스텝' 단행
한국은행은 13일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1.75%인 기준금리를 0.50%포인트(p)를 한번에 인상.
한은이 기준금리를 0.50%p를 한번에 올린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지난 4월과 5월에 이어 사상 첫 '3회 연속 인상' 기록.
한은이 이 같은 빅스텝에 무게를 두는 이유는 무엇보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으로 풀이되는데, 실제로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무려 6% 상승.
또한 앞으로 1년의 물가 상승률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일반인) 역시 지난달 3.9%로 상승했다. 이 역시 2012년 4월(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
여기에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를 한번에 인상)에 따른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에 대한 우려도 빅스텝 필요성을 부추겼다는 분석.
◆ 기준금리 10개월새 1.75%p 인상...일인당 이자만 112만원 증가
한은은 지난해 8월부터 약 10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2.25%로, 1.75%포인트 인상.
은행 외 금융기관의 변동금리 비중이 같다고 볼 때 한은의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되고 대출금리가 그만큼만 오른다고 가정하면 산술적으로 가계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3조4천46억원(1천752조7천억원×77.7%×0.50%)이 증가.
더구나 이번과 같은 빅 스텝의 영향으로 대출금리가 0.5%포인트 갑자기 뛸 경우 이자 증가액은 두 배인 6조8천92억원에 육박.
이 결과를 바탕으로 추산하면 지난 10개월간 기준금리 1.75%포인트 인상에 따른 1인당 이자 부담 증가액은 112만7천원에 육박.
더구나 예상대로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0.50%포인트 안팎 더 오르면 다중채무자, 20·30 세대,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과 최근 2년 사이 레버리지(차입투자)를 활용해 공격적으로 자산을 사들인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족, '빚투'(빚으로 투자)족의 원리금 상환 부담은 더 커질 전망.
◆ 한은 총재 "당분간 금리 0.25%p씩 점진적 인상 바람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당분간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
이 총재는 '현재 기준금리 2.25%가 중립금리에 도달했다고 판단하느냐'는 질문에는 "중립금리는 학술적 개념이고 그 범위도 굉장히 넓다"면서도 "중립금리 큰 범위에서 하단에 조금 더 가까워졌다고 본다"고 진단.
중립금리는 경제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이 없는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이론적 금리 수준으로 경기에 중립적이라는 의미.
이 총재는 '당분간 금리를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 연내 빅스텝을 하지 않겠다는 뜻인지'를 묻자 "물가 상승 전개 과정이 앞으로 몇 달은 6% 조금 넘는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3분기 후반부터 약간 상승세가 꺾인다는 가정하에 (이번) 0.5%p 인상을 통해 물가 상승세 기대를 낮출 것이라고 봤다"며 "이 흐름대로 가면 0.25%p씩 점진적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전제가 있다"고 응답.
그는 "다만 예상과 달리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한다거나, 그래서 인플레이션이 가속하거나, 다른 방향으로 경기 침체가 심화한다면 양방향 모두 우리가 생각한 베이스라인에서 유연하게 대처해 방향이 바뀔 수 있다"고 부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실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20728/art_16576943037206_dcc25b.jpg)
◆ 한은 빅스텝에 시중은행들 수신금리 인상 '러시'
한은의 빅스텝 행보에 따라 주요 시중은행들도 잇따라 수신금리 인상을 결정.
우리은행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21개의 정기예금과 25개의 적금 금리를 오는 14일부터 최대 0.80%포인트(p) 인상한다고 발표.
예금상품은 비대면 전용 '우리 첫거래우대 예금'을 최고 연 3.10%에서 최고 연 3.60%로 인상하며, 그 외 다른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도 0.25~0.50%포인트 인상.
또한 우리은행은 시장금리 연동상품으로 'WON플러스 예금'등도 운용하고 있는데, 향후 금리 상승을 반영해 시중은행 최고 금리 수준을 제시할 계획.
하나은행도 적금 22종, 예금 8종 등 예적금 총 30종의 기본금리를 오는 14일부터 최대 0.9%포인트 올린다고 발표.
상품별 가입기간에 따라 적립식 예금 금리는 0.25%포인트에서 0.8%포인트, 거치식 예금 금리는 0.5%포인트~0.9%포인트 인상되며, 주택청약종합저축과 동시에 가입하면 만기에 2배의 금리를 적용 받는 ‘내집마련 더블업 적금’은 0.25%p 올라 1년 만기 금리는 최고 연 5.0%에서 연 5.5%로 오를 예정.
NH농협은행 역시 오는 15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최대 0.60%포인트(p) 올렸고, 농협은행에 따르면 거치식예금 금리는 0.5%포인트, 적립식 예금 금리는 0.50~0.60%포인트 인상.
◆ 유류세 인하, 기름값에 잘 반영됐나...정유업계 "최대한 노력 중"
정부의 유류세 인하 효과가 국내 기름값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일자 국내 정유업계가 황급히 논란 진화에 나서.
SK에너지와 에쓰오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가 회원사로 있는 대한석유협회는 13일 논평을 통해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에 적극적으로 부응해 가격 인하 효과가 신속히 나타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발표.
석유제품 가격 모니터링 단체인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에 따르면 휘발유는 작년 11월 이후 국제유가 인상분(434원)에 유류세 인하액(304원)을 빼면 L당 130원만 올라야 하는데 이 기간 국내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286원 오른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해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정유업계는 국제 석유제품 가격 추이에 따라 공급 가격을 실시간으로 반영하고 있다"며 "최종적인 휘발유·경유 판매 가격은 주유소 사업자들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해명.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부터 기획재정부·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 부처와 '정유사·주유소 시장점검단'을 꾸리고 유류세 인하 후 주유소의 담합 여부 등을 점검.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