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기능을 하는 간편결제 ‘소액후불결제’ 서비스 [사진=연합뉴스] ](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20729/art_16582035822251_45e886.jpg)
【 청년일보 】 카드업계가 결제 데이터 활용, 후불결제 등 생활금융플랫폼으로의 진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모색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는 작년 12월 가맹점수수료 인하와 더불어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에 따른 조달금리 상승으로 주력 사업이었던 수수료, 여신 사업에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19일 나온다.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현대카드는 국내 카드사 중 최초로 후불결제(Buy Now Pay Later, BNPL) 서비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는 온라인 패션플랫폼 무신사가 운영 중인 하위 플랫폼(앱) '솔드아웃'에서 만 19세 이상의 회원이 이용할 수 있다.
이는 빅테크를 중심으로 BNPL이 흥행하자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씬파일러(Thin Filer)연체율 관리를 지적하며 작심 발언을 한지 6개월 만이다.
정태영 부회장은 올해 초 "BNPL이 가맹점에 물리는 수수료가 무려 5~6%"라며 "1%도 못 받는 카드사로서는 은하계의 일"이라고 작심 비판한 바 있다.
이어 "어릴 적에는 문방구, 슈퍼 가리지 않고 외상이 많았다"며 "슈퍼에 쌓아놓은 외상장부 때문에 어른들한테 혼난 적도 있다"며 BNPL 서비스로 인한 MZ세대의 연체율 증가를 꼬집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카드의 이 같은 결정은 BNPL이 현재 이커머스 확산 속도에 맞춰 글로벌 결제시장의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신용카드와는 다르게 가입절차가 까다롭지 않고, 할부 결제임에도 이에 따른 수수료가 없어 금융이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MZ세대 및 신파일러(Thin Filer)들에게 신용카드를 대체하는 결제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연체율 관리에 대해선 "내부 신용평가모델에 기반해 적극적으로 연체율을 관리하는 것은 물론, 금융권 내 연체정보 공유를 통해 다중채무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KB국민카드는 다날과 업무 제휴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BNPL 결제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양사는 다날의 신용평가와 KB국민카드의 채권관리 노하우 등을 융합해 새로운 BNPL 결제 솔루션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자사의 미래 주력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데이터 사업에 뛰어들었다. 데이터 사업은 고객의 성벌·연령별 소비 패턴을 비롯해 트렌드, 업종 등을 데이터화 한 것을 의미한다.
신한카드는 금융데이터거래소에 등록한 상품 수는 총 287개 가장 많은 데이터 상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삼성카드는 276개로 그 뒤를 이었다. 실제로 신한카드의 작년 데이터 판매수식은 100억원을 돌파해 2014년 초기 2억원과 비교해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한카드는 업종별 가맹점 데이터 외에도 '코로나19 소비동향 데이터', '2022년 소비 트렌드 데이터'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삼성카드는 '성별·연령별 소비 증가율 상위 업종', '코로나19 전후 업종별 소비 건수 증감율' 등의 데이터를 구축했다.
뿐만 아니라 카드업계는 금융권을 넘어 유통, 통신, 게임 등 이른바 데이터 동맹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서울대학교가 주관하는 빅데이터 혁신공유대학 사업단(서울대, 서울시립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경상국립대학교, 전북대학교, 한동대학교, 경기과학기술대학교)과 손을 잡고 데이터 인력 양성, 연구, 서비스 개발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적격비용 하락, 기준금리 상승으로 카드업계의 기존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미지=연합뉴스] ](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20729/art_16582032580403_f2ae45.jpg)
이 같은 카드업계의 새 먹거리를 발굴하는데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기존 카드사들의 주력 수익원이었던 가맹점 수수료의 인하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카드업계는 여전법에 따라 3년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수수료 원가(적격비용)' 재산정을 받아야 한다. 즉 가맹점에 받아야 할 최저 수수료를 정부가 정해주는 것이다.
이에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적격비용은 모두 14차례 연속 인하됐다. 현재 가맹점 수수료율은 연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에서 0.5~1.5%에 그친다.
물론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가 시행되며, 소비가 크게 늘어난 부분은 카드사들에게 호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수수료 감소로 인해 수익성을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게 카드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금리 상승 역시 카드사들이 새로운 사업으로 눈을 돌리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9월 중순까지만 해도 1%대 였던 여전채 금리는 이달 4.366%로 급등했다.
이에 따라 중저신용자, 다중채무자 등 상환능력이 어려운 차주들에 대한 리스크가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더욱이 가계의 소득대비 대출이자와 원금을 산정해 추가 대출 여부를 결정하는 규제인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로 인해 대출 문턱까지 높아진 상황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존 사업에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업계가 다른 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수순"이라며 "그럼에도 '종합지급결제 사업자' 허용 등의 규제 완화는 기약이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가맹점 수수료로 수익을 올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에 올 하반기는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리스크 관리 등 내실 경영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