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HMM지부, HMM해원연합노동조합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HMM 매각 반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이승현 사무금융노조 본부장, 전정근 HMM 해원노조 위원장,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 이기호 사무금융노조 HMM지부장.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31145/art_16995042443898_3f338c.jpg)
【청년일보】 국내 최대 해운선사 HMM 인수 본입찰을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HMM 노동조합(노조)이 매각 반대를 위한 단체행동에 나섰다. 인수예비업체로 선정된 기업들 대부분 자기자본 조달능력이 부족한 상태라며 유찰돼야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HMM지부, HMM해원연합노동조합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HMM 매각 반대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기자회견에 앞서 HMM 노조는 "헐값 매각 추진하는 산업은행 규탄한다", "부실 매각, 졸속 매각 중단하라", "노동자의 동의 없는 HMM 매각 반대한다", "국민 혈세로 키워냈다. HMM 지켜내자" 등 구호들을 외치며 강력한 매각 유찰의 뜻을 피력했다.
먼저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이재진 위원장은 "인수 타진 중인 기업후보(하림·동원·LX그룹)들의 현금성 자산은 HMM 매각 인수 가격 대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면서 "특히 인수기업의 신규투자사업에 인수대상기업의 유보자금이 유용되는 부실 경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에 따르면 HMM 매각가를 최소 5조원에서 최대 7조원으로 추정하는데 인수 타진 중인 기업후보들의 자금 동원력에 대한 의구심이 따른다.
지난 8일 HMM 실사작업을 마친 후보기업들의 현금성 자산은 ▲동원 6천억원 ▲하림 1조5천억원 ▲LX 2조5천억원으로 매각가 대비 현저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자금동원력이 떨어지는 기업이 HMM을 인수할 시 소위 '승자의 저주'(재무건전성이 급격히 악화하는 현상)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글로벌 경쟁력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 이 위원장의 설명이다.
이기호 사무금융노조 HMM지부장은 "지난달 25일 산업은행(산은)과 해양진흥공사(해진공)는 중도상환을 청구한 HMM 영구채 1조원에 대해 기어이 주식전환을 결정하고 추가 2억주의 신주를 받아 매각대상 지분율을 40%에서 58%로 대폭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주식물량의 증대는 정부지분의 가치를 하락시키는 행위이자, 채권 회수를 포기하는 것으로 결국 공적자금 회수에도 심각한 손상을 끼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사진은 이기호 사무금융노조 HMM지부장이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31145/art_1699504692674_991df6.jpg)
이 지부장은 "HMM 양대 노조는 회사의 매각에 관해 산은, 해진공, 정부 주요 당국에 호소하고자 한다"면서 "노사정 및 재계, 학계 모두 협의체를 구성해 해운대표기업의 민영화에 대한 바람직한 사회적 컨센서스를 도출하고 명확한 지배구조와 해운업 발전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는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고 호소했다.
이어 "남은 최종 입찰 심사 과정이 2주 남아있는 만큼 이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들이 충분히 검토되기를 바라며 졸속 매각이라는 역사적 오명을 벗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정근 HMM 해원연합노조위원장은 "무리한 매각보단 다소 시간이 걸릴지라도 신중하게 매각을 해야 한다"면서 "무리한 매각 졸속 매각을 철회하고 HMM이 국적 선사로서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결정하길 요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가 해운 인프라를 이용하는 모든 산업계의 대의를 모아 진정한 해운업 발전에 필요한 조치가 회사의 민영화에 반영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기자회견을 모두 마친 뒤 이기호 사무금융노조 HMM지부장은 기자들과 만나 "얼마전 산은에서 매각 유찰도 검토한다는 뜻을 밝힌 만큼 매각과 관련된 회사 구성원으로서 노조의 입장을 전달하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해 금일 기자회견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이 지부장은 강석훈 산은 회장, 김양수 해진공 사장과 면담을 추진하며 본인들의 뜻을 공식적으로 전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각사별로 진행한 HMM 실사는 지난 8일부로 종료됐다. 산은과 해진공 등 매각 측은 본입찰 일정을 오는 23일로 잡고 있으며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는 이르면 이달 말 공개될 예정이다.
【청년일보=이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