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금융당국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하이투자증권의 15조원 규모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 및 전단채(전자단기사채) 몰아주기 의혹에 대한 현장검사에 나선다. 앞서 금융당국은 하이투자증권에 대한 서면조사를 이미 완료한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몰아주기 의혹과 연관된 흥국증권에 대한 검사도 조만간 개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하나투자증권에 대한 검사 과정에서 위법행위의 적발 여부에 따라 최종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4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오는 27일 'PF 몰아주기 의혹'을 받고 있는 하이투자증권에 대한 현장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앞서 금감원은 지난 13일부터 8일간 서면조사를 완료한 상태다.
금감원은 이번 현장검사에서 부동산PF(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꺾기 의혹을 비롯해 부동산PF 전반에 걸친 관리실태를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하이투자증권에 대해 서면조사를 마친 상태다"면서 "현장 검사에 나설 예정이나, 일정은 공개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27일부터 현장검사를 개시할 예정이다.
하이투자증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오는 27일 현장조사를 실시하겠다는 내용을 전달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하이투자증권 김진영 부동산부문 사장이 자신의 아들이 근무하는 흥국증권에 15조원 규모의 기업어음과 전단채 거래를 몰아주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김 의원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를 상대로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당시 "김진영 부동산부문 사장의 아들이 흥국증권 기업어음 브로커로 있는데, 하이투자증권이 발행한 15조원 규모의 기업어음 및 전자단기사채(전단채) 거래를 아들이 근무하는 증권사에 밀어줬다"라면서 "하이투자증권에서 내부감사를 진행 중인게 사실이냐"라고 질의한 바 있다.
이에 홍원식 대표는 "내부감사를 진행 중이며,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PF 사업부에 대한 자체 감사를 진행한 후 지난 14일 김진영 사장 등 임원 7명에 대한 문책성 인사와 함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또한 김 사장 등 부동산금융 관련 업무를 맡았던 임원 2명을 면직 처리했다.
김진영 사장은 하이투자증권의 부동산금융 부문을 성장시킨 인물로 평가를 받고 있으며, 지난해의 경우 연봉 65억원을 받아 여의도 ‘연봉왕’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흥국증권에 재직 중인 아들에게 15조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면직 처분 되는 등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김진영 사장과 박인준 전무는 내부감사 결과에 따라 면직 처리했다"면서 "나머지 5명의 본부장은 직위에서 물러났지만, 해당 부서에서 근무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번 국감에서 문제 제기된 몰아주기 등의 의혹으로 면직된 건 아니다"면서 "내부감사 결과와 업황 부진 등에 따른 회사 차원의 판단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하이투자증권의 김진영 사장이 면직되는 한편 금융당국의 검사까지 본격화되면서 김 사장의 아들이 근무 중인 흥국증권도 이번 사태의 여파를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PF 브릿지론을 유동화해서 만든 3개월짜리 전단채들이 있다"면서 "PF쪽에서 파생되는 3개월짜리 채권 물량을 흥국증권에 몰아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하이투자증권의 의혹 제기와 연관된 회사인만큼, 하이투자증권에 대한 현장 조사가 마무리되는대로 흥국증권에 대해서도 조사가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5월 하나증권의 신탁 및 랩어카운트 운용실태 수시검사 과정에서 하나증권과 KB증권간의 불법 자전거래가 의심되는 정황이 발견되자 KB증권에 대한 수시검사에 긴급 착수한 바 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미 오래 전부터 하이투자증권에서 흥국증권에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를 몰아준다는 소문이 나돌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흥국증권측은 조심스런 반응이다.
흥국증권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감독당국으로부터 정식 공문이나 자료 요청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사내에서는) 조만간 자료 요청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번 하이투자증권 검사에서 흥국증권과의 위법한 거래행위가 발견되면 바로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당한 방법으로 거래했는지를 포함해 전반적인 부동산PF 관리실태를 확인할 것"이라면서 "위법행위가 발견되면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지만, 아직 조사를 진행하지 않은 상태라 현재 시점에서는 위법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