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증권가.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0102/art_17050817400683_4c08ba.jpg)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다. 금융지주사 등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발표한 신년사의 공통된 키워드는 ‘위기극복’과 ‘지속성장’, ‘상생’으로 요약된다. 이에 은행, 증권, 보험사 수장들의 올해 경영화두를 리뷰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은행권 CEO들 '상생·디지털' 일성...'미래금융' 준비 본격화
(中) 증권업계 "리스크 관리 집중 속...신뢰회복 위한 준법경영 강화"
(下) 보험사 CEO ‘디지털·글로벌·상생’ 강조...지속성장 및 신뢰회복 ‘최우선’
【 청년일보 】 국내 증권사 CEO(최고경영자)들은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 신년사에서 리스크 관리와 고객 가치, 성장 및 투자 등을 핵심 키워드로 삼았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속에 채권형 랩·신탁 상품 돌려막기, 주가조작 사태, 직원 일탈의 불공정거래 및 횡령,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SL)의 손실사태 등 등으로 실추된 고객신뢰 회복을 급선무로 삼는 분위기다.
◆ 증권사 CEO, 신년 키워드...리스크 관리 강화에 '총력'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대표들은 최근 신년사에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와 철저한 내부통제를 당부했다.
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는 "글로벌 금융위기 후 자본시장에 만연한 리스크 불감증과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에 근거한 투자와 경영의 의사결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뼈저리게 느꼈다"며 "금융업은 다양한 리스크 요인을 원칙과 기준에 따라 잘 관리하고 이용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도 "우리는 지금의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리스크 관리에서 벗어나 시스템 기반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를 조기에 구축해야 한다"면서 "리스크관리 본부만이 아니라 모든 영업조직이 우선순위로 챙겨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는 "최근 몇 년간 '어느 회사가 금리 급등의 영향을 덜 받았는가', '예상치 못한 위기를 잘 피해갈 수 있었는가' 등이 회사의 주요 성과이자 시장에서의 지위를 결정하는 주된 요소였다"면서 "원칙을 지키는 것이야 말로 고객과 자신과 회사를 지키는 일"이라고 밝혔다.
김성현·이홍구 KB증권 대표는 “글로벌 이슈와 다양한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응역량을 강화해 고객 자산과 회사에 부정적 충격이 발생되지 않도록 컴플라이언스와 리스크관리 역량을 끊임없이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이사는 고객·영업·효율 중심으로 바른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바른 성장을 추구하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 효율중심의 조직과 운영체계 기반 위에서 리테일 자산관리 운영체계를 고도화하고, 자본시장 내 우위영역을 보다 확대하며, 기술기반 혁신에 의한 미래준비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 대표들은 여전한 부동산 PF 부실 우려와 평가손실 확대에 따른 실적 부진 등으로 어깨가 한층 무거울 수밖에 없다”며 “내부통제와 리스크관리 역량 외에도 다양한 부문에서 전문성을 키워 나가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이홍구 KB증권 대표이사, 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진=각 사]](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0102/art_17050841051243_7ce6a2.jpg)
◆ 연이은 사건·사고 논란...신뢰회복 위한 준법경영 강화
증권업계는 지난해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 허점을 이용한 신종 주가조작 사건 및 랩·신탁 자전거래, 사적 이익 추구 등 연이은 사건·사고로 얼룩졌던 만큼 올해는 이미지 개선에 나섰다. 이에 고객자산 관리와 준법경영을 강화하는 방향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사내 리스크관리본부를 그룹으로 승격하고, 준법감시본부 내 내부통제운용부를 준법경영부로 확대했다. NH투자증권은 기존 준법감시본부를 준법지원본부로 변경하고 본부 직속으로 준법기획팀을 새로 꾸렸다.
KB증권도 시장리스크부 내에 고객자산리스크 전담조직을 만들어 이러한 흐름에 발맞췄다. 아울러 KB증권은 IB(투자은행)본부와 대체투자관리부, 심사부서 등으로 구성된 태영건설 TF도 꾸렸다. 해당 TF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신청 직후 출범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증권은 기존의 CCO조직을 소비자보호본부로 개편하고 정보보호본부를 신설하고 정보보호 관리체계 수립, IT 내부통제 관리 등 고객 정보보호에 힘쓸 방침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영업부문에 대한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 투자심사실을 투자심사본부로 확대 개편하고, 사후관리실도 신설해 산하에 사후관리부를 편제했다. 하나증권은 내부통제기능 강화를 위해 소비자보호 관련 조직을 재정비하고 통합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도 증권업계 신뢰회복에 동참했다. 금투협은 올해 증권업권 내부통제기준 개정을 추진한다.
서유석 금투협 회장은 신년사에서 “책무구조도 도입 등 금융회사 지배구조법령 개정에 맞춰 표준내부통제기준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자본시장에 참가할 수 있도록 금융투자회사의 내부통제 역량 강화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증권사의 사건·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금융당국의 제재도 강화됨에 따라 증권사들도 이에 대응할 필요성을 한층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