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이미지=연합뉴스] ](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0104/art_17059061290087_0df468.jpg)
【 청년일보 】 정부가 은행권의 과점체제 해소를 이유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설립인가 규제를 완화하면서 제4의 인터넷은행을 추진하는 기업들의 행보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은행의 설립목표인 서민들과 소상공인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조건으로 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인터넷은행 설립의 가장 큰 난관으로 꼽히는 자본력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23일 은행권 등에 따르면 세금 관련 인터넷플랫폼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는 올해 인터넷은행 설립을 목표로 금융당국의 인가를 준비중에 있다.
삼쩜삼은 지난 2020년 출범 이후 소상공인과 N잡러를 대상으로 세금신고 및 환급서비스를 제공해 오고 있으며, 누적 회원수 1천800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이다.
이들은 제4의 인터넷은행 설립을 통해 세금에 이어 금융서비스의 사각지대를 해소해 기존 금융권과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목표다.
한편 소상공인연합회 지역협의회 등 16개 소상공인 단체도 지난해 '인터넷뱅크 설립준비위원회'를 출범하는 등 올해 2월 예비 인가를 목표로 인터넷은행 일명 '소소뱅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소소뱅크는 소상공인을 위한 맞춤형 금융상품과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소상공인에 특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목표다.
이외 작년 9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한국신용데이터(KCD)도 소상공인 전문 인터넷은행 설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인터넷은행 준비에 나섰으며, 대외적으로 공개하진 않았지만 인터넷은행 설립을 내부 추진하는 금융핀테크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첨 국내 금융 플랫폼들이 제4의 인터넷은행 출범에 나선 이유는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신규 플레이어 진입을 통해 과점을 해소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면서 인터넷은행 인가를 상시 인가체제로 전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5월 금융당국은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 TF'를 통해 인터넷 전문은행 신규인가를 진행했으며, 또 7월에는 세부방안 발표를 통해 은행업에 새로운 플레이어들을 진입시켜 경쟁, 발전가능한 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인터넷은행 설립의 필수요건이 충분한 자본확보라고 지적한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들의 주력 고객이 고신용자가 아닌 중저신용자 계층인 만큼, 은행의 자본력 확보는 필수사항이다"라면서 "인가를 취득한다 해도 이후 자본을 늘릴 수 있는 재무적 투자자의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인터넷은행의 인가 자본금 요건은 250억원 수준으로 시중은행 자본금 조건인 1천억원에는 크게 못 미치는 금액이다.
그러나 자본금 외에도 재무적 투자자의 확보 등 자본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게 은행권의 공통적인 설명이다. 설립 이후에도 탄탄한 자본 확충 및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소소뱅크의 경우 지난 2019년 '소소스마트뱅크' 예비인가 신청 당시 자본금 규모는 1천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 설립 이후 유상증자 등 추가적인 자본확보를 위한 재무적 투자자가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가를 내어주지 않았다.
현재 인터넷은행을 운영하고 있는 케이·카카오·토스뱅크의 경우도 인터넷은행 설립 시기에 시중은행의 투자를 받으며 재무 안정성을 확보한 바 있다.
인터넷은행의 맏형 격인 케이뱅크는 인가 당시 우리은행을, 카카오뱅크는 KB국민은행을, 토스뱅크의 경우 지난 2019년 인터넷은행 설립에 한 차례 고배를 마신 이후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을 재무적 투자자로 확보했다.
이를 통해 현재 인터넷은행들은 출범 이후에도 꾸준한 자본확장을 이뤄왔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21년 8월 IPO(기업공개)를 통해 자본 확보에 나섰고, 케이뱅크도 올해 연내 상장을 추진해 확보한 자금을 통해 영업강화를 추진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토스뱅크 역시 출범 이후 꾸준한 유상증자를 통해 지난해 말까지 총 1초9천억원 수준의 자본을 확보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국내 4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 중 제4인터넷은행에 대한 투자를 준비 중인 은행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제4의 인터넷은행이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와 비교해 투자에 더 적합한지 의문을 갖고 있는 분위기"라며 "현재 투자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