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0835/art_17248029157533_72cca4.jpg)
【 청년일보 】 정부가 리츠 등 법인이 20년 이상 대규모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하는 장기 민간임대주택 모델을 내놓았다.
과도한 보증금 증액이나 비자발적 퇴거 위험에서 벗어나 안정적으로 장기거주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관련규제를 완화하는 입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서민·중산층과 미래 세대의 주거 안정을 위한 새로운 임대주택 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임대차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민간 부문이 과도한 임대료 규제와 세제 중과 탓에 산업화되지 못하고 비등록·개인 다주택자 중심으로 형성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번에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형 장기임대주택은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등 법인이 한 단지에 100가구 이상인 대규모 임대주택을 20년 이상 의무적으로 임대하는 형태다. 임대 가능한 주택 형태에는 제한이 없다.
핵심은 임대료 규제 완화와 세제 혜택이다. 이는 기업이 의무 임대 기간이 끝난 뒤 집을 팔아 수익을 내는 게 아니라 임대 수익만으로도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인센티브다.
현재 100가구 이상을 보유한 10년 장기임대주택 사업자는 임대료 상승률을 5% 이내로 제한하는 전월세 상한 규제와 함께 상승률이 해당 지역의 주거비 물가지수 상승률을 넘어선 안 된다는 규제를 받고 있다.
정부는 20년 장기임대주택에서 이런 규제를 모두 없애기로 했다.
다른 임대료 규제는 사업 모델을 ▲자율형 ▲준자율형 ▲지원형으로 나눠 차등 적용한다.
규제를 많이 받을수록 정부 지원도 늘어나는 구조로, 기업의 목표와 여건에 적합한 비지니스 모델을 선택할 수 있도록 사업모델을 다양화했다.
'자율형'은 임대료 규제에서 자유롭다. 임대보증 가입과 임대차계약 신고 의무만 지키면 된다. 대신 별다른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한다.
'준자율형'은 임대 기간 중 세입자가 계속해서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할 수 있고, 임대료 인상률은 5% 이내로 제한된다. 대신 주택 건설자금 조달을 위한 저리 기금 융자와 지방세 감면 혜택을 준다.
'지원형'은 초기 임대료가 시세의 95%로 제한되며, 무주택자 우선공급 의무도 부여된다. 규제를 많이 받지만, 기금 출자·융자, 공공택지 할인 등 지원도 크다.
유형별 임대료 증액 기준을 지키는 사업자에게는 법인 중과세 배제 혜택을 준다. 취득세 중과(12%), 종합부동산세 합산, 법인세 추가 과세(20%)에서 배제한다.
기업형 장기임대 사업자가 도심 민간 부지를 원활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개인 토지주가 부지를 매각하면 양도세를 감면(10%)해주고, 법인 소유 토지 매각 때는 법인세 10%포인트 추가 과세에서 배제한다.
20년 장기 사업인 만큼 장기 투자에 적합한 보험사의 진입 장벽도 없애주기로 했다.
보험사의 임대주택 투자를 허용하고, 장기 임대주택 보유 때는 재무 건전성 평가지표인 '지급여력비율'을 20%에서 25%로 완화해 적용한다. 법인 임대사업자 간 임대주택 거래 규제도 푼다.
5년 이상 임대 운영 후 사업자 변경을 통해 수익실현할 수 있도록 '포괄양수도'도 허용한다.
정부는 연간 1만가구씩 오는 2035년까지 10만가구의 20년 장기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고령층 특화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기임대주택인 '실버스테이'는 시행령 개정만으로도 가능해 올해 시범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박상우 장관은 “이번 대책이 임대주택 공급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국회,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하여 법 개정, 사업지 발굴 등 관련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최철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