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414/art_17436370731028_f5ab15.jpg)
【 청년일보 】 미국 정부가 2일(현지시간)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대해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미국 기업들이 다른 나라의 관세 및 비관세 무역장벽으로 인해 받는 차별을 해소하겠다는 명목 아래 시행된 조치다.
이번 상호관세는 기본관세(5일 시행)와 '최악 국가'에 대한 개별 관세(9일 시행)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대만 등 주요 무역상대국에도 기본관세 이상의 추가 관세가 적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발표한 연설에서 "미국 제품에 대한 터무니없는 비금전적 장벽이 존재한다"며 "미국 납세자들은 50년 이상 불공정한 무역으로 인해 피해를 봤지만, 이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별 상호 관세율은 ▲중국 34% ▲유럽연합(EU) 20% ▲베트남 46% ▲대만 32% ▲일본 24% ▲인도 26% 등이며, ▲태국 36% ▲스위스 31% ▲인도네시아 32% ▲말레이시아 24% ▲캄보디아 49% ▲영국 10% ▲남아프리카공화국 30% 등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에 근거한 것이라고 밝혔으며, 전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이 전면적인 관세 부과를 단행하면서 '트럼프 관세발(發) 통상 전쟁'이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보복 관세 조치를 검토하고 있으며, 기존 자유무역 기반의 국제 통상 질서가 보호무역 체제로 급격히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출 중심 경제 구조를 가진 한국은 일본(24%), 유럽연합(20%)보다 높은 상호관세율(25%)이 적용됨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경쟁국에 비해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또한, 이번 관세 부과로 인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무력화되면서 새로운 통상 협정 체결이 불가피해졌다.
한국의 지난해 대미 수출액은 1,278억 달러로 전년도 대비 10.4% 증가했으며, 대미 무역수지는 557억 달러 흑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의 주요 대미 수출 품목은 자동차, 반도체, 석유제품, 배터리 등이 포함된다. 미국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한국은 미국의 10위 수입국(전체 물량 중 3.4%)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번 상호관세 발표에 앞서 국가별 무역장벽 연례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 금지, 국방 분야 절충 교역 규정, 디지털 무역 장벽 등을 비관세 장벽으로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이 부과하는 비금전적 무역 제한이 어쩌면 가장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치에 대한 대응으로 유럽연합은 기존 철강 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를 강화할 예정이며, 캐나다도 "어떤 선택지도 배제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중국 역시 기존 보복 조치 외에도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농산물 등에 대한 추가 대응을 검토 중이며, 자국 기업의 대미 투자 제한 조치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멕시코는 즉각적인 보복 관세 부과를 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통해 상호관세 조정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미국 정부는 우선 이번 새로운 관세 체제를 정착시키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보복 조치는 행정명령의 효과를 약화시키고 국가적 비상사태를 악화시키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의 영향력이 감소되지 않도록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뿐만 아니라 의약품, 반도체 등 일부 품목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관세 부과를 예고한 상태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