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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방어 vs 주주가치 제고"...샘표, 상법 개정안에 '낭패불감'

이재명 대통령, 상법 개정안 의결…충실 의무 즉시 시행
민주당,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9월 처리 목표 '속도'
샘표, 자사주 보유율 30% 육박…오너 지배력 유지 유리
경영권 분쟁 후 자사주 매입 지속…주주 친화 정책 '미흡' 지적
일각선 "주주가치 제고 필요…소각 시 주당배당 확대" 기대감

 

【 청년일보 】 정부가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와 전자주주총회 의무화 등 상법 개정을 추진한 가운데, 자사주 의무 소각 제도화 논의도 속도를 내면서 식품업계의 대표적인 자사주 보유 기업인 샘표의 행보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과거 오너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 대량으로 매입했던 자사주가 이제는 주가 상승과 주주환원 정책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 상법 개정안 공포…'자사주 소각·전자 주총 의무화' 속도 

 

17일 정부 등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 확대, 3% 제한, 전자 주주총회 의무 개최 등을 담은 상법 일부개정 법률 공포안을 의결했다.

 

이번 개정안에 따라 이사의 충실 의무 확대는 공포 후 즉시 시행되며, 3% 제한 규정은 1년 뒤, 전자 주총 의무화 조항은 2027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특히, 여당과 정부는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 입법에도 본격 착수할 방침이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기간 공약 중 하나로, 더불어민주당도 입법화를 위한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기형 의원은 최근 당내 경제연구모임 ‘경제는 민주당’에서 “자사주는 실질적 지배력 유지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어, 공약에 따라 원칙적 소각으로 방향을 정해야 한다”며 “(9월) 정기국회 때 한 번에 처리하는 방안을 건의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현정 민주당 의원(경기 평택시병)도 15일, 자기주식의 소각을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 보유 시 공시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회사가 자사주를 취득한 경우 원칙적으로 3년 이내 소각해야 하며, 취득·소각·처분 내역을 정해진 기한 내 공시하도록 명문화했다. 이는 자사주 운용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투자자 접근성과 시장 감시 기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 자사주 보유 비중 높은 '샘표'... 상법 개정 영향권 중심에

 

이번 논의로 자사주 보유가 많은 상장사들 가운데, 특히 식품업계에서는 샘표가 주목받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샘표의 자사주 보유량은 86만332주(29.92%)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샘표의 최대주주는 오너일가인 박진선 대표(34.05%)이며, 특수 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48.44%로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공고하다.

 

이는 과거 샘표가 경영권 분쟁을 겪은 경험과 관련이 있다. 2006년 당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이 만든 사모펀드(PEF)가 샘표식품 지분을 대거 매입하면서 분쟁이 시작됐다.

 

이 분쟁은 6년간 이어졌으며, 2012년 샘표가 승기를 잡으며 마무리됐다. 이후 회사는 경영권 방어와 지배력 강화를 위해 수년간 자사주를 매입해왔다.

 

자사주는 회사가 시장에서 직접 매입한 자사(自社)의 주식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하락할 때 이를 방어하거나, 잉여 현금을 활용해 주주 환원 효과를 노리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특히 자사주를 매입 후 소각하면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어 주당순이익(EPS)이 상승, 이는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동일한 배당금을 지급하더라도 주당배당금(DPS)이 증가해 주주 환원 효과가 더욱 커지게 된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 계획을 공시할 때 ‘주주 가치 제고’를 주요 명분으로 내세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최근 샘표 주가는 자사주 소각 이슈가 부각되면서,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샘표는 지난해 12월 9일 52주 신저가(3만5천600원)를 기록했으나 지난 14일 52주 신고가(5만9천500원)를 갱신했다. 전일 기준 종가는 5만3천400원으로 전장 대비 3.78%(2천100원) 내렸다.

 

자사주 소각 계획과 관련해 샘표 관계자는 "현재 상법 개정이 진행 중인 만큼, 그 방향성과 내용을 주의 깊게 살피며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배당은 정체…설비 투자 등 수익구조 개선 중

 

지난해 샘표의 실적은 매출액 4천50억원, 영업이익 59억원, 당기순이익 10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5%, 0.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7.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시가배당률은 0.5%였으며, 주당배당금은 2016년 이후 9년째 200원으로 유지됐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샘표의 주주친화 정책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샘표는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마케팅 투자와 중장기 성장을 위한 설비 투자가 병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샘표 관계자는 "지난해 신규 브랜드 론칭에 따른 광고비 증가로 이익이 감소했고, 시설 투자 역시 올해도 진행될 예정"이라며 "이에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하기 위해 공시와 같이 배당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기반으로 한 주주가치 제고를 중요한 목표로 삼고,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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