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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명은 안녕(?)한가요"...삼다수로 비롯된 광동제약의 ‘한계'

 

【 청년일보 】 “광동제약은 생수회사일까? 식품회사일까? 아니면 제약회사일까?”

 

지난달 30일 광동제약은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진행한 ‘제주삼다수 제주도외 위탁판매사 공개입찰(이하 ‘삼다수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광동제약은 오는 2029년까지 제주삼다수를 위탁 판매권을 보유하게 됐다. 사업기간은 2026년 1월 1일부터 2029년 12월 31일까지 4년간이다.

 

이번 삼다수 입찰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 광동제약의 사업보고서 등을 살펴본 결과, 광동제약의 안전성과 미래 전망 그리고 제약회사로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새삼 드러난 듯 하다.

 

우선 제주삼다수의 매출이 광동제약의 연 매출 중 30% 이상을 책임지고 있었던 사실이 재부각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광동제약의 제주삼다수 매출은 약 3천197억원이다. 이는 식품 영업부문 매출의 50.9%에 해당하는 규모이자,  제품 판매를 통한 매출 실적의 32.8%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전년 대비 제주삼다수를 포함해 주요 제품들의 매출이 줄었다는 점과 성장 중인 제품들의 매출 규모의 증가폭이 높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광동제약에는 현재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가다실’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제주삼다수를 대체할 만한 제품은 없는 셈이다.

 

‘가다실’은 광동제약이 판매를 시작한 첫 해인 지난해 기준 매출 1천15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제품 판매를 통한 매출의 11.9%에 해당하는 실적이다. 올해 1분기 매출 기준 약 374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317억원) 대비 증가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가다실’은 광동제약이 개발한 ‘제품’이 아니라 지난 2023년 11월 한국MSD와 공동으로 마케팅·유통하는 내용의 계약 체결을 통해 지난해부터 판매를 시작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출 성장 가능성을 떠나 제주삼다수를 근본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물품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더 우려되는 대목은 향후 광동제약을 책임 질 의약품 개발에서도 기대할 만한 R&D 활동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광동제약이 공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개발이 보류된 치매치료제 후보물질 ‘KD501’의 개발 재착수 소식과 비만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KD101’의 임상 2b 시험 Protocol 및 적응증 확대방안에 대한 소식이 없는 상황이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가교 3상 임상시험 결과 분석을 완료한 여성성욕저하장애 치료제 ‘KD-BMT-301’ 상업화 일정도 여전히 미지수인 상황이다. 경상연구개발비용은 지난해 기준 101억 2천823만원으로 전체 매출(1조 6천407억 1천885만원) 대비 0.6%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할때 광동제약이 정말 제약사로서 정체성을 유지하며 기업 운영을 하고 있는지, 제약회사란 사명에 절맞는 행보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제약바이오업계 일각에서는 전체 매출에서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 보다는 GMP 가이드라인 준수하면서 의약품을 개발·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보유하고 있고, 의약품(제품)을 생산해서 판매하고 있다면 제약회사라고 볼 수 있으며, 재무건전성이 취약하지 않다면 문제될 소지는 없다는 해석도 있다.

 

물론 이 같은 해석도 일견 틀린 말은 아닐 수 있다. 다만 제약회사란 사명을 쓴다며 이에 걸맞는 사업 운영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전제는 기본이 아닐 까 싶다.

 

신약 개발을 지속해 새 제품을 런칭한다거나, 기술 수출(라이선스 아웃)이란 소식이 들린다면 제약회사로서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반해 과연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로 불과 1%도 채 안되는 연구개발비를 쓰고 있다는 점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신약개발은 커녕 제네릭이라도 개발할 수 있을런지 의구심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

 

요컨데, 제약회사란 사명을 쓰고 있는 만큼 주종에 걸맞는 기업활동은 기본이다. 이 같은 기업 운영이 힘들다면 차라리 간판을 바꾸거나, 주력 사업을 변경해 사명을 교체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광동제약 내부서도 고민이 많을 수 있다. 다만 여러 대외 환경과 여건을 감안한다해도 최소한 사명에 걸맞는 행보를 보여주는 것이 창업주의 설립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지는 않을 듯 싶다. 

 

 


【 청년일보=김민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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