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HMM(옛 현대상선) 부산 이전 추진과 노조의 우려가 교차하며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HMM 경영진이 공식 메시지를 내놓을 지 업계의 적잖은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경영진은 정부의 추진 기조와 내부 반발 사이에서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왔지만 노정(勞政) 갈등이 격화되며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한 만큼, 일각에선 이날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을 기점으로 본사 이전 관련 입장을 표명할 지 주목하고 있다.
2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파크원 본사에서 '제50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올해 주총의 핵심 안건은 사외이사 2명의 신규 선임이다. 우수한·이젬마·정용석 등 3명의 사외이사의 임기가 만료되고, 박희진 부산대 경영대학 부교수와 안양수 법무법인 세종 고문이 각각 후보에 올랐다.
이번 이사 선임안이 원안대로 통과될 경우, HMM 이사회는 기존 6인에서 5인 체제로 재편된다. 최원혁 대표를 포함한 사내이사 2인과 신규 후보를 포함한 사외이사 3인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일각에선 이번 인선을 두고 본사 부산 이전과 관련한 정부의 정책적 기조를 뒷받침하려는 취지로 해석하고 있다. 박 부교수는 부산 지역 학계 인사, 안 고문은 산업은행 부행장과 KDB생명 사장을 역임한 금융 전문가다.
특히 안 고문의 경우 산업은행 부행장을 지낸 이력이 있는 만큼,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과의 긴밀한 소통을 이끌며 정책적 공조를 강화하는 핵심 가교 역할을 수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HMM 최대주주는 지분 35.42%를 보유한 산업은행과 35.08%를 가진 해양진흥공사다.
업계에선 사외이사 인선이 본사 부산 이전에 실질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실행 기반을 구축하는 과정이란 분석에 무게를 싣는다.
다만, 이러한 인적 쇄신을 두고 HMM 육상직 노조(이하 노조)는 '본사 이전 강행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규정하며 줄곧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그동안 본사 이전에 따른 인력 유출과 경쟁력 약화를 우려해 온 노조는 이번 인선을 사실상의 '이전 공식화'로 받아들이고 있다.
노조는 본사가 이전될 경우 업무 연계성이 떨어지고 직원들의 정주 여건이 악화된다는 이유로 이전 추진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본사 이전이 강행될 경우 총파업 등 전면 대응에도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노조 관계자는 "특히 맞벌이 부부의 경우 육아 문제 등으로 부정적 영향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면서 "노동자의 주거권과 생존권을 무시한 일방적 이전은 현대판 '강제 이주'와 다름없다"고 밝혔다.
또한 "글로벌 선사인 MSC(스위스), 머스크(덴마크) 등도 본사가 해안이 아닌 내륙이나 수도에 위치해 있다"면서 "해운업 본연의 기능(금융, 화주 영업, 전략 수립)이 서울에 집중된 상황에서 물리적 이전이 기업 경쟁력에 얼마나 도움이 될 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정부의 추진 의지와 구성원들의 실력 행사 예고 사이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진 만큼, 그동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온 HMM 경영진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노정 갈등 격화로 노조가 총파업까지 시사한 상황이라, 이날 주총에서 나올 경영진의 메시지가 사태 수습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