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보험 기간 사고를 당해 치료를 받다가 만기일 직후 사망한 경우에도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분쟁 조정 결정이 나왔다.

60대 A씨는 2019년 3월 7일 한 보험사의 1년 만기 상품인 '농업인 안전보험'에 가입해 1년 치 보험료를 납부했다. 그는 이듬해 축사를 수리하던 중 지붕에서 떨어져 외상성 뇌출혈 등으로 병원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다 3월 30일 사망했다.

A씨 유족은 유족급여금과 장례비 등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보험사는 A씨가 가입한 보험 약관에 따르면 재해 사고와 사망 모두 보험 기간에 발생해야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다며 거부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24일 보험 기간 발생한 사고로 집중 치료를 받다가 만기 직후 사망한 경우에도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조정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분쟁조정위는 "해당 보험의 약관에서 규정한 보험금 지급 요건(보험 기간 중 농업작업 안전 재해로 사망한 경우)을 약관의 목적과 취지, 신의 성실의 원칙에 따라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평균적 고객의 이해 가능성을 기준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보험 기간 내에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만기 이후에 사망해도 보험금 지급에 영향이 없다고 해석하는 것이 평균적인 이해 가능성을 기준으로 공정하고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또 보험사의 주장처럼 약관에 따라 재해 사고와 사망이 반드시 보험 기간에 모두 발생해야 한다고 명백하게 해석하기 어렵다고 봤다.

또 약관의 뜻이 명백하지 않은 경우에는 관련 법률상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에 따라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원은 "A씨의 사망은 재해 사고와 직접적 인과관계가 있으며 시간상으로 근접한 상태에서 발생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정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한편 이는 앞서 2008년 10월 9일 대법원이 보험 기간 발생한 사고로 생긴 후유 장해의 경우 보험 기간 이후 진단이 확정돼도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한 판례도 고려한 조정 결정이다.

【 청년일보=최시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