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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집단감염에도 연차사용은 남의 일"...에이스손보콜센터 "노동환경 개선 시급"

지난해 3월, 에이스손보 구로 콜센터 '코로나19 집단감염'
콜센터 노동자,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 정신건강 취약
거리두기∙환기 부족, 연차 사용 어려운 노동환경 지적
노조 "원청인 에이스손보, 콜센터 노동자 보호" 요구

 

【 청년일보 】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있었던 에이스손해보험콜센터의 감염병에 취약한 노동환경 실태가 '피해실태 조사발표 및 토론회'를 통해 알려졌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과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은 9일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 코로나19 집단감염 피해실태 조사발표 및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윤미향 의원과 이동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사무처장,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김형렬 교수,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봉부 산업보건기준과 김정연 과장 등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에이스손보는 지난해 3월 일명 '구로 콜센터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알려진 곳으로, 에이스손보 구로 콜센터 노동자 216명 중 94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곳이다.

 

구로 콜센터는 에이스손보의 하청업체로, 집단감염 사태 이후부터 콜센터는 원청인 에이스손보에 안전에 대한 책임을 다할 것을 요구했다.

 

당시 콜센터에서 대규모 감염 사태가 이어지자 고용노동부는 세 차례에 걸쳐 '코로나19 콜센터 예방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재택근무와 휴가를 권장하고, 근무 시 물리적인 거리를 둔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정부의 방역지침이 실제 노동현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콜센터 특성상 재택근무가 쉽지 않은 곳도 있고, 하청업체 소속 상담사들은 재택근무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집단감염 콜센터 노동자, 정신건강 취약…외상후스트레스장애 시달려

 

에이스손보 코로나19 집단감염 실태조사단은 집단감염 사고와 관련해 구조적 원인과 노동자들의 피해실태를 분석하고, 노동조건 개선방안을 마련하고자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조사·연구작업을 진행했다.

 

조사단이 콜센터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콜센터 노동자들은 집단감염 사태 후 정신건강에 매우 취약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응답자 95명 중 28.4%인 27명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적극적인 상담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19 감염이 있었던 집단에서 PTSD 양상이 더 높긴 했지만, 음성 판정자들에게서도 높은 PTSD 수준이 확인됐다.

 

조사단에 따르면 이 같은 수준은 소방관과 철도‧지하철 기관사와 같은 고위험 직종 노동자의 유병율보다 높은 정도다.

 

 

◆ 노조 "콜센터, 집단감염 이후에도 연차사용 어려워"…노동환경 지적

 

에이스손해보험의 '코로나19 집단감염 피해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집단감염 발생 이전 에이스손보의 현장 노동자들은 콜센터 상담사 간 거리가 좌우, 앞뒤 모두 1m에 미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설문조사 응답자의 79%가 "정기적인 실내 환기가 되지 않았다"라고 답변해 사업장 내 감염병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가 부족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날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과 토론회를 공동으로 진행한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은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 노동자들의 유급휴가 제도와 관련해 노동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재단은 에이스손보 콜센터에 유급휴가 제도가 없어 코로나19 집단감염 이전에도 연차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절반 이상이었다고 밝혔다.

 

연차 사용과 관련해 '어렵게 느껴진다'고 응답한 비율은 집단감염 이전과 이후 각각 56.67%와 51.61%였다. 연차 사용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복수 응답)는 '연차를 쓰는 것에 부담을 주는 분위기'와 '임금 영향으로 연차 소진에 부담'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때문에 방역당국이 제시한 '아프면 쉬기' 지침에 따라 에이스손해보험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이에 맞는 노동조건과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윤미향 의원은 "콜센터 노동현장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비대면 시대 콜센터 현장에 대한 제대로 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근본적으로 원청인 에이스손해보험측에서 전향적으로 노동환경을 검토해 추석 전 노동자들의 환경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봉부 산업보건기준과 김정연 과장은 콜센터 노동환경과 관련해 '업종별로 세부적인 감염병 예방 지침이 나오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업계와 전문가들과의 논의를 통해 다각적으로 검토 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토론회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됐던 노동자들의 작업장 복귀와 관련해 노동자들을 감염의 매개체로 고려해 격리하고 차단하는 차원이 아니라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 청년일보=최시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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