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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최기원 이사장의 화천대유 전주(錢主) 연루로 '곤혹'

초기 자금, 최기원 이사장→킨앤파트너스→화천대유로 흐르는 구조
박중수 전 대표,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 제안으로 대여
킨앤파트너스 지난 6월 해산···화천대유 배당 후 정리작업 의혹 낳아  

 

【 청년일보 】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에 유입된 초기 자금의 행적이 논란을 빚고 있다. 

 

화천대유에 350억원의 자금을 댄 투자자문회사 킨앤파트너스에 돈을 빌려준 익명의 개인투자자가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인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최종 전주(錢主)인 셈이다. 

 

최기원 이사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여동생이자 지주회사인 SK(주)의 지분 6.85%를 보유한 3대 주주다.이에 따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SK그룹의 연결고리, 즉 SK그룹의 역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 초기 자금, 최기원 이사장→킨앤파트너스→화천대유로 흐르는 구조

 

대장동 개발사업의 시행사는 '성남의뜰'이다. 화천대유는 자산관리회사로 참여했는데, 2015~2017년 킨앤파트너스로부터 350억원을 빌려 초기 운영비와 토지 사업비 등으로 활용했다. 앞서 킨앤파트너스는 2015년 초 '개인3'으로 명시된 익명의 개인투자자로부터 400억원을 빌렸는데, 개인3의 실체가 바로 최기원 이사장이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개발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은 자체 자금력이 없다. 설립 자본금이 5000만 원에 불과한 화천대유 역시 자금이 필요한 상태였다. 킨앤파트너스의 경우에도 자금이 없긴 마찬가지. 여기에 최기원 이사장이 돈을 댄 것이다. 

 

최기원 이사장은 킨앤파트너스에 연 10%의 고정이자로 자금을 대줬다. 화천대유는 2015년 킨앤파트너스에서 이자율 6.9%에 291억원을 차입하고, 2017년에는 이자율을 25%로 올려 모두 350억원을 빌렸다. 자금이 최기원 이사장→킨앤파트너스→화천대유로 흐르는 구조다.

 

킨앤파트너스는 SK그룹과 상당 부분 얽혀 있다. 킨앤파트너스 지분 100%를 갖고 있던 박중수 전 대표이사는 SK그룹이 설립한 행복에프앤씨재단의 대표를 지냈다. 행복에프앤씨재단은 사회공헌재단이다.

 

박중수 전 대표는 우란문화재단에서 최기원 이사장과 공동대표를 맡기도 했다. 우란문화재단은 최기원 이사장이 모친인 우란(友蘭) 박계희 여사를 기리는 뜻에서 설립한 문화재단이다. 킨앤파트너스는 지난 2018년 서울 성동구에 있는 우란문화재단의 건물로 사무실을 이전했는데, 건물주가 바로 최기원 이사장이다.

 

◆ 박중수 전 대표,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 제안으로 대여 

 

박중수 전 대표는 남욱 변호사의 제안을 받고 화천대유에 대한 자금 대여를 결정했다고 한다. 남욱 변호사는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의 실소유주다. 

 

킨앤파트너스는 2015년 5월 화천대유에 이자율 6.9~13.2%로 291억원을 빌려주는 금전소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2017년에는 이자율을 25%로 올리고 대여금도 350억원으로 늘어났다. 

 

킨앤파트너스 관계자는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 신분으로 법적 지위가 보장되기 전이라 일단 금전소비대차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대여금 형태를 띠었을 뿐 처음부터 투자 목적이었다는 의혹을 낳게 된다. 

 

앞서 최기원 이사장은 박중수 전 대표에게 400억원을 빌려주며 이를 고정이자를 받는 장기 대여금 성격의 금전소비대차계약으로 회계처리했다. 그런데 2018년 고정이자에 대한 약정은 기존 금전소비대차계약에 남겨둔 채 원금은 부동산 프로젝트 투자로 계정 과목을 변경했다. 부동산 프로젝트에 투자해 이익이 나면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구조로 전환된 것이다. 

 

최기원 이사장 측은 "킨앤파트너스와 금전소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일 뿐 차명으로 화천대유에 투자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킨앤파트너스에 돈을 빌려주었지만 전체적으로 손실이 나며 원금은 물론 약정한 고정이자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돈을 빌려준 배경으로는 당시 박중수 킨앤파트너스 대표와의 신뢰 관계를 들었다. 

 

하지만 의혹은 걷히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감사보고서에 개인3으로 정체를 감추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통상 감사보고서에 차입처를 기재할 때 개인투자자의 경우 실명 혹은 직위를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다른 의혹은 보증에서 나타난다. 킨앤파트너스가 400억원을 최기원 이사장에게 빌릴 당시 화천대유의 관계사인 천화동인 4호가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연대보증을 섰다. 연대보증을 선 천화동인을 인지했다면 화천대유의 존재 역시 모를 수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천화동인 4호의 실소유이자 박중수 전 대표에게 대여를 제안한 남욱 변호사는 SK증권을 통한 특정금전신탁 방식으로 시행사인 성남의뜰에 8712만원을 출자, 1006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챙겼다.

 

◆ 킨앤파트너스 지난 6월 해산···화천대유 배당 후 정리작업 의혹 낳아 

 

올들어 지난 3월 10일 킨앤파트너스는 화천대유 투자 수익을 중간 정산한 뒤 원천징수세액 131억원을 납부했다. 세액을 통해 따져본 수익금은 약 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3월 22일 킨앤파트너스 사내이사 및 감사 5명이 사임이나 임기만료로 교체됐다. 킨앤파트너스는 지난 6월 자회사였던 숙박업체 플레이스포에 흡수합병된 뒤 해산됐다.

 

이로 인해 화천대유로부터 배당을 받은 후 이른바 '정리작업'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수익을 상당 부분 거둔 상황에서 사업에 깊숙이 관여한 관계자들을 정리하는 한편 향후 논란에 대비해 이사진 교체 및 자금 회수 명목이라는 일종의 명분을 만들어 놓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최기원 이사장 측은 이사진 교체 배경에 대해 킨앤파트너스가 호텔 등 여러 사업에 손을 대면서 전체적으로 적자에 빠졌고, 이자는 커녕 원금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박중수 전 대표와 협의를 통해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킨앤파트너스의 소유권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자금을 회수할 때까지 최기원 이사장의 지인들을 참여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최기원 이사장 측은 또 "채권 회수가 불확실해짐에 따라 회사 정상화를 위해 SK그룹 퇴직 지인들이 한시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을 뿐"이라면서 "채권 관리 목적인 만큼 빌려준 돈을 모두 회수한 이후에는 철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기원 이사장은 채권자로서 이자 수익 외에는 킨앤파트너스 투자 수익과 무관하며, 별도의 잉여 수익에 대한 권리도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화천대유는 지난 2015년 킨앤파트너스 외에 부동산투자회사 엠에스비티에서도 이자율 6.9%로 60억원을 차입했는데, 이 자금이 배우 박중훈씨와 관련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엠에스비티가 2015~2017년 일상실업이란 회사로부터 총 74억원을 빌렸는데, 박중훈씨가 이 회사의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로 있기 때문이다. 엠에스비티는 지난 2017년 화천대유에 대한 대여금을 투자금으로 변경해 화천대유 사업부지에 대한 우선 수익권을 얻었다. 박중훈씨 소속사인 나무엑터스는 이와 관련해 "개인적인 부분이라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정구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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