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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 임원 인사 통해 '김동관표' 성장동력 드라이브 본격화

그룹 내 높아진 위상 반영 총 39명 승진, 계열사 가운데 첫 정기 임원 인사
외부 영입 인재의 차별 없는 승진···'젊은 인재' 임원 대거 발탁도 주요 특징

 

【 청년일보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8월 1일로 취임 40주년을 맞았다. 김승연 회장이 취임한 이후 한화그룹의 총자산은 7548억원에서 217조원, 매출액은 1조1000억원에서 65조4000억원으로 늘었다. 재계 역사에 기록될 괄목 성장이다. 

 

이 같은 한화그룹의 성장은 김승연 회장 특유의 통찰력과 도전정신 때문이라는 것이 재계의 평가다. 특히 인수합병(M&A)은 한화그룹 성장사의 핵심으로 김승연 회장의 미래를 내다보는 형안(炯眼)과 뚝심을 대표하는 키워드다. 

 

김승연 회장은 40년 도약을 발판 삼아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핵심 골자는 '포스트 김승연', 즉 3세 경영이다.

 

한화그룹 안팎에서는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과 관련해 기정사실처럼 여겨지는 역할 분담 시나리오가 있다.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이 그룹 총수로서 에너지·방산·우주 등 주력사업을 맡고,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가 금융, 그리고 3남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가 호텔·레저를 맡는 '그림'이다.

 

이처럼 한화그룹의 미래에는 김동관 사장이 자리하고 있다. 김동관 사장은 미국의 명문 세인트폴고교와 하버드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3년간 공군 통역장교로 군 복무를 마친 이후 2010년 1월 한화그룹 회장실 차장으로 입사했다.

 

김동관 사장은 지난 2011년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을 맡아 태양광 사업에 발을 들였다. 이후 독일의 태양광 업체 큐셀 인수를 지휘하며 태양광 사업의 기반을 구축했다. 한화솔라원과 통합한 한화큐셀은 2015년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이 같은 성과를 통해 그룹 내 입지를 다져온 김동관 사장은 지난해 9월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이 합병해 출범한 한화솔루션의 사장에 선임됐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과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며 그룹 내 핵심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김동관 사장은 현재 그룹 지주회사인 (주)한화의 전략부문장도 겸직하고 있다. 전략부문은 미래 비전 수립과 투자 계획을 담당한다. 한마디로 한화그룹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것인데, 한화솔루션은 이 같은 행보의 주요 기반이 되고 있는 셈이다. 

 

한화솔루션은 6일 그룹 계열사 중 처음으로 부사장 3명, 전무 10명, 상무 26명 등 총 39명에 대한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임원 인사는 예년보다 한 달 가량 앞당겨진 것으로 김동관 사장이 육성 중인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힘을 싣는 것이 특징이다.

 

눈여겨 볼 점은 부사장 승진자 3명 모두 외부 영입 인재라는 것이다. 케미칼 부문의 김재형 부사장과 정훈택 수소기술연구센터장(부사장), 그리고 큐셀 부문의 임재환 한국사업부 GES부문장(부사장) 모두 김동관 사장이 직접 외부에서 영입한 인재들이다.

 

김재형 부사장은 지난해 1월 한화솔루션 촉매기술연구센터장으로 합류했다. 연세대 화학공학 박사 출신인 김재형 부사장은 세계 4위 석유화학 회사인 사우디베이직인더스트리(SABIC) 연구원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한화솔루션에 영입된 후 2년도 지나지 않아 부사장까지 오른 김재형 부사장은 수소 추출에 필요한 촉매 기술 관련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정훈택 부사장은 올해 2월 입사한 수전해, 즉 물 전기분해의 전문가다. 카이스트(KAIST) 무기재료 박사 학위를 받고, 도쿄공업대에서 박사 후 연구원 과정을 거쳤다. 이후 미국 로스앨러모스연구소(LANL)에서 14년 넘게 수전해 및 연료전지의 핵심 소재와 시스템 전반을 연구했다. LANL은 국가안보, 우주항공, 신재생에너지, 슈퍼컴퓨터 등을 연구하는 세계 최대의 연구소 가운데 한 곳이다.

 

정훈택 부사장이 이끄는 수소기술연구센터는 올해 초 기존의 수전해기술개발팀을 확대 개편한 연구조직이다. 기존 수전해 기술의 경우 전력 소모가 많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차세대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 기술(AEMEC)을 개발 중이다.

 

임재환 부사장은 국민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두산중공업에서 터빈·발전기 비즈니스그룹(BG)장을 역임했다. 발전소 설비기술 등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임재환 부사장이 한화솔루션으로 이동한 것은 올해 초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사업부를 재편해 글로벌 그린에너지솔루션(GES) 사업부로 확대 개편했다. 임재환 부사장은 국내 발전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다. 김동관 사장이 최근 영토 확장을 시도중인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과 연관이 깊다.

이들 3명의 부사장 승진은 '김동관표' 성장동력 드라이브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촉매와 수전해는 수소 생산 과정의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낮추는데 필요한 기술이다. 그린에너지솔루션은 태양광 셀과 모듈 판매에서 벗어나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고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는 사업으로 꼽힌다.
 

이번 임원 인사에서는 젊은 인재들의 발탁도 눈에 띈다. 올해 승진한 상무(상무보 포함) 26명은 지난해의 20명에 비해 30% 늘어난 수치다. 특히 조용우 상무는 올해 3월 부장으로 승진한 후 7개월 만에 임원 반열에 올랐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실무 조직을 이끌 임원들이 자신의 책임 아래 내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목표를 차질없이 달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인사 시기를 앞당겼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 신성장 사업 육성 및 에너지 사업 강화를 위해 글로벌 역량을 갖춘 젊은 임원을 핵심 포지션에 전진 배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가 한화솔루션의 그룹 내 위상 강화를 대변하는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한화솔루션 임원 승진 인사는 23명이었지만 올해는 이보다 70% 가량 늘어났다. 또한 부사장 승진자는 지난해 1명에 불과했고, 전무도 2명에 그쳤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김동관 사장이 경영 성과를 내는데 기여할 수 있는 인물들의 승진이 이번 인사의 특징"이라며 "특히 외부 영입 인재의 차별 없는 승진은 한화그룹의 기업문화가 개방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정구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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