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8 (수)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MZ세대 "평생직장은 옛말"···'시들해진' 공무원 열풍

정년 보장 직종 '공무원'···’저임금·낮은 워라밸’로 매력 상실
9·7급 공무원 경쟁률 하락···정부, 내년 보수 1.7% 인상 발표
9급 공무원 1호봉 기준 보수 168만6500원→ 171만5170원
MZ세대 “임금 인상률, 물가상승률 미치지 못해 사실상 삭감”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민간vs공무원 논쟁 ‘시끌’
“특권적 지위 보장되는 공무원, 고임금 요구, 국민 예의 아냐”

 

【청년일보】 그동안 ‘평생 직장’의 대명사로 선망받던 공무원이 최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들 사이에서부터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7월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청년 취업준비자가 1년 전보다 15만명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취업준비자 중 공무원 지망생이 차지한 비중은 전체의 30% 아래로 떨어졌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일반직 공무원 준비생(21만명)이 6만8천명 감소하면서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또한 3월 인사혁신처가 내놓은 자료엔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 채용시험의 평균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하락한 29.2대1로 집계됐다. 최근 4년 간 경쟁률을 살펴보면 2018년 41대1, 2019년 39.2대1, 2020년 37.2대1, 2021년 35대1, 올해에는 20% 후반에 그쳤다.  

 

7급 공무원 역시 마찬가지로 경쟁률이 42.7대1을 보이면서 43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정부와 일각에서는 경쟁률 하락에 대한 원인을 2030세대 인구 감소와 공무원 연금 개편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을 제기한다.

 

하지만 MZ세대 공무원들은 임금이 적을 뿐만 아니라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조차 충분히 보장받지 못한다고 주장하며 정부와 날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취업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정부는 내년도 5~9급 공무원의 보수 1.7% 인상을 발표했다. 이 같은 보수 인상률이 확정됨에 따라 9급 공무원 1호봉 기준 보수는 올해 168만6500원에서 내년 171만5170원으로 상승한다.

 

최근 5년간 공무원 임금 인상률을 살펴보면 ▲2018년 2.6% ▲2019년 1.8% ▲2020년 2.8% ▲2021년 0.9% ▲2022년 1.4% 수준에 머물렀다. 이로써 공무원 보수 인상률은 3년 연속 1%대 이하로 결정됐다.

 

이처럼 정부의 임금 인상률 결정을 둘러싸고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공무원노조) 및 MZ세대 공무원들은 강력히 반발했다.

 

정부의 발표 다음날, 공무원노조는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 앞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임금 인상률이 물가상승률에 미치지 못해 사실상 삭감”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최근 2년간 1%대 찔끔 인상, 올해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에 못 미쳐 턱없이 낮은 수준으로 공무원 보수를 결정해버려 모든 공무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면서 “정부 결정으로 9급 1호봉 급여는 171만5170원으로 최저임금 201만580원에 턱없이 부족해 수당 모두 포함해도 200만 원을 넘지 못하는 참담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같은날 상복을 입고 거리로 나온 MZ세대 공무원들은 '나의 월급', '나의 통장', '나의 월세', '나의 공무원 생활', '나의 워라밸' 등이 적힌 영정 손팻말을 들고 '청년 공무원 노동자들의 청춘 장례식' 퍼포먼스를 진행해 정부의 결정을 규탄했다.

 

박태우 시군구연맹 청년위원장은 “주변에서 ‘젊은 나이에 공무원이라 좋겠다’고 이야기하는데, 솔직히 뭐가 모르겠다”면서 “업무는 늘어가는데 일할 사람은 줄고 월급은 몇 년째 제자리걸음”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MZ세대에게 ‘공정’과 ‘상식’을 마르고 닳도록 이야기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MZ세대 공무원 노동자들에게 ‘분노’와 ‘좌절’만 주고 있다”면서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인식하고, 청년 공무원 노동자가 대다수인 신규·하위직의 저임금 구조 개선과 하후상박 임금체계를 하루빨리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서도 공무원 임금 인상과 관련된 문제로 갑론을박 논쟁이 벌어졌다. 몇몇 공무원들은 “물가상승 대비 임금상승이 말이 안된다”, “공무원의 보수는 민간부문과 적절한 균형을 이루는 것이 맞습니다” 등의 의견을 공유했다.

 

이와 달리 다른 민간 기업 근로자 일부는 “누칼협(누가 칼로 협박했냐의 줄임말)함?’, "사기업 만큼 받고 싶으면 사기업 만큼 일을 하고 그만한 책임을 져야하는거 아닌가" 등 조롱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러한 민간vs공무원 대결구도로 가는 현실에 안타깝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최근 물가 상승률에 따르면 이유로 임금 인상을 해달라는 취지는 충분히 공감하나 국가 재정 상황 및 현실적 상황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제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청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중고로 인한 생활물가 급등 상황에서 임금 인상 요구안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민간 수준까지 인상하는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면서 “특권적 지위와 고용성이 보장되는 공무원들이 7%대의 과도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말했다.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