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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글로벌(中)] "정부 해외진출 독려"...증권가, 글로벌화 육성 모색

정부, 국내 증권사 해외 진출·투자 적극 지원
증권가, 동남아 시장 영향력 지속 확대..미국·유럽 진출 다변화 시도
"낡은 자본시장 인프라와 규제 등 실질적 육성책 필요"

 

지금껏 실물경제와 함께 빠르게 성장해 왔던 우리 금융산업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국내 경제는 고도성장기를 지나 성숙단계에 접어들었고, 급격한 인구구조 고령화 등으로 과거의 성장동력이 크게 약화되는 모습이다. 최근 금융권은 국내 시장의 포화상태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발판 확보 차원에서 해외사업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은행, 증권, 보험권의 '글로벌 전략'을 조망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새 성장 모멘텀 확보"...은행권, 글로벌화 '전력투구'

(中) "정부 해외진출 독려"...증권가, 글로벌화 육성 모색

(下) "국내 보험시장 포화"...보험권, '동남아시장' 공략에 박차

 

【 청년일보 】 정부가 금융 회사들에 해외 진출을 독려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이 글로벌 시장 변동성 심화 속에서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기존 주력이었던 동남아 시장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으로 다변화 하려는 노력도 이뤄지고 있다.


증권업계 CEO(최고경영자)들은 내달부터 줄줄이 해외 출장길에 오르는 등 글로벌 경영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글로벌 경기 둔화 국면에서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는 해외사업을 정부의 의지만 보고 무작정 확대하기가 부담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정부, 국내증권사 해외진출 독려"...해외 진출·투자 적극 지원"

 

23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올해 주요 업무 추진 과제 중 하나인 금융산업 육성을 위해 금융사의 해외 진출 지원 강화를 약속하고 금융산업 글로벌화 태스크포스(TF)도 출범시켰다


TF는 국내 금융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해외 직접 진출과 해외투자 확대를 적극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금융위는 ▲자본시장 ▲핀테크·혁신 ▲금융지주 ▲보험 ▲여신 ▲은행 등 '금융업권별 릴레이 세미나'를 통해 금융회사들의 정책제안과 애로사항을 수렴해 금융산업 글로벌화의 비전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기존의 접근방식이 아닌 새로운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유연한 사고방식으로 개선방안을 찾도록 금융위 내부에 금융 국제화 대응단(가칭)을 신설해 TF를 지원한다. 금융 국제화 대응단은 김 부위원장이 직접 단장을 맡고, 국제업무 경험이 많은 에이스 직원을 위주로 국장(지원근무) 1명, 과장 1명, 사무관 2~3명 내외로 배치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무엇보다 TF 논의결과가 실제적인 성과로 이어지는데 중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성과를 위해 필요하다면 제가 직접 영업사원이 돼 해외 금융당국과 협의하고 우리 금융산업과 금융회사들을 세일즈하겠다"고 강조했다.
 

증권가, 동남아 시장 영향력 지속 확대...미국·유럽 진출 다변화 시도

 

주요 대형 증권사들은 현지 법인 및 그룹사 협업 네트워크 등을 활용한 해외사업 영토 확대를 올해 핵심 목표로 삼은 상태다.


기존 주력시장으로 성장세가 빠른 동남아 시장에서 영향력을 지속 확대하는 한편 미국과 유럽 등 상대적으로 역량이 낮은 신 시장도 개척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국내 증권사는 55개 현지법인과 14개 사무소 등 총 69개 해외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데 중국·홍콩·일본 등 아시아가 75%에 달하고 미국은 17%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 가장 공을 들이는 시장은 베트남이다. 지난 2007년 미래에셋증권이 가장 먼저 진출한 데 이어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삼성증권, 하나증권(대표 강성묵), 한화투자증권 등 8곳이 베트남 호치민·하노이를 중심으로 법인을 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현지에서 각각 브로커리지(Brokerage·위탁매매), 커버드 워런트(CW·Covered Warrants) 부문 1위에 올라선 상태다.

 

현재 미래에셋증권은 외국계 종합 증권사 중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호치민거래소 기준 주식위탁매매 시장점유율은 5.47%에 달한다. 


한국투자증권도 'KIS 베트남'(KIS Vietnam)이란 간판을 걸고 베트남 공략에 공들이고 있다. 지난해 현지에서 시가총액 2위와 6위 기업인 빈그룹과 호아팟(Hoa Phat Group·회장 쩐딘룽)을 찾아 투자은행(IB·Investment Bank) 지원 및 자본시장 생태계 구축 협력을 약속했다.


실적도 좋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세후이익 2370억동(12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17% 급증한 수준이다.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은 2011년 0.6%에서 2022년 상반기 3.08%로, 5배 넘게 올랐다. 


이외에도 신한투자증권은 2015년 베트남 현지법인 ‘남안증권’을 인수해 2016년 베트남 법인 ‘SSV’를 설립했으며, KB증권도 베트남 현지법인 '메리타임'(Maritime Securities Incorporation)을 세우며 현지에 진출해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나증권 역시 지난해 베트남 증권사 ‘BIDV 증권’(BIDV Securities) 지분 35%를 1천420억원에 인수하면서 2대 주주로 올라서는 등 시장점유율을 높이고자 힘쓰는 상황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베트남 자회사 ‘NHSV’(NH Securities Vietnam)가 하노이 지점 개점식을 열었다. 2018년 출범한 NHSV는 1년이 지난 2019년 흑자 전환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현지 국영 증권사인 만디리 증권을 큰 격차로 제치고 리테일(Retail·개인영업) 분야 시장점유율 1위를 3년째 유지 중이다. 현지에서 영업하고 있는 94개 증권사 중 개인고객 시장점유율 10%를 넘긴 것은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하다.


한국투자증권도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KIS인도네시아'를 앞세워 현지 시장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엔 KB KMF(KB Finansia Multi Finance)의 루피아화 표시 공모채권 발행 대표 주관을 완료했다. 2021년 국내 증권사 최초로 현지 통화 표시 공모채권을 발행한 뒤 1년간 5건의 채권발행을 마치는 등 잇따른 현지 공모채권 발행에 성공하는 성적을 거뒀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8월 온라인 펀드 판매 등 디지털 사업 확장을 본격화하기 위해 BNC은행과 시나르마스(Sinarmas) 자산운용 등 현지 금융사들과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KB증권은 지난해 초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 승인으로 현지 증권사인 밸버리(Valbury) 증권 지분 65%를 약 550억원에 확보했다. 지난 2017년 말 인수한 베트남 현지 증권사 'KBSV'를 2021년 11월 말 기준 자기자본 1천960억원, 총자산 4천700억원 증권사로 성장시켰다.

 

국내 증권사들은 최근 들어 유럽과 미국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4월 영국 런던 사무소를 법인으로 승격시켰다. 현지 네트워크와 비즈니스를 지속 확대해서 유럽 뿐만 아니라 북미 지역을 포괄하는 '글로벌 IB 허브'로 육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종합금융회사 '스티펄 파이낸셜(Stifel Financial Corp.·스티펄)'과 함께 설립한 'SF 크레딧파트너스'가 올해 출범해 미국 현지에서 인수금융 및 사모대출(PD·Private Debt) 비즈니스에 주력할 계획이다.

 

◆ 금투업계 CEO, 이달부터 릴레이 출장...해외시장 개척

 

이에 더해 금융투자업계의 최고경영자(CEO)들이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본격 출장길에도 오른다.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주요 국내 증권사 CEO들은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인도네시아·싱가포르, 영국, 아일랜드 등 해외 출장을 계획하고 있다.


그동안 해외 진출에 앞장선 미래에셋증권 최현만 회장과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5월 8~12일 이복현 금감원장의 동남아(인도네시아·싱가포르) 출장에 동행할 예정이다. 윤종규 KB금융·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홍원학 삼성화재·원종규 코리안리 사장, 김기환 KB손보·여승주 한화생명 사장 등도 함께한다. 또 금융투자협회 소속 증권사 CEO들은 서유석 협회장과 유럽(영국·아일랜드)행 비행기에 오른다.


각 증권사들은 국내 시장에 안주하기보다 글로벌 경쟁력 확보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경기 둔화 국면에서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는 해외 사업을 정부의 의지만 보고 무작정 확대하기가 부담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글로벌 경기둔화 국면, 부족한 현지 인재, 부실한 자본시장 기반, 당국 규제 등 현재의 투자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당국의 독려는 공감하지만, 징병하듯 증권사 CEO를 대동해 해외 현지를 방문하기보다 낡은 자본시장 인프라와 규제 등 한계요인이 여전한 만큼 실질적 육성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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