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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글로벌(下)] "국내 보험시장 포화"...보험권, '동남아시아' 공략에 박차

'저출산·고령화·경기둔화'...국내 보험시장 '포화'
해외서 새로운 성장 가능성 모색...베트남·인도네시아 시장 주목
"자본확충 수단 다양화 필요"...'후순위채' 상시 발행 허용해야

 

지금껏 실물경제와 함께 빠르게 성장해 왔던 우리 금융산업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국내 경제는 고도성장기를 지나 성숙단계에 접어들었고, 급격한 인구구조 고령화 등으로 과거의 성장동력이 크게 약화되는 모습이다. 최근 금융권은 국내 시장의 포화상태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발판 확보 차원에서 해외사업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은행, 증권, 보험권의 '글로벌 전략'을 조망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새 성장 모멘텀 확보"...은행권, 글로벌화 '전력투구' 

(中) "정부 해외진출 독려"...증권가, 글로벌화 육성 모색

(下) "국내 보험시장 포화"...보험권, '동남아시장' 공략에 박차

 

【 청년일보 】 국내 보험사들은 경기둔화와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저성장 위기에 빠지면서 해외사업 공략에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글로벌화를 통한 미래의 성장동력 확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조건이 됐다.

 

하지만 국내 보험사가 해외 현지 금융규제와 인가 취득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정책 제도적인 과감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 보험권 '성장성과 수익성' 하락 기조로 전환

 

국내 보험산업은 성장성과 수익성이 동반 하락하는 장기적인 추세를 보인다. 성장성 지표인 수입보험료 연평균 증가율을 보면, 생보산업은 1980년대 34.7%에서 2010년대 3.5%로 하락했고, 주력상품인 개인보험의 신계약 증가율은 2000년대부터 역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손보도 생보 정도는 아니지만 성장률이 하락추세에 있고, 주력상품인 장기보험의 신계약 증가율은 2010년대 들어 역성장 추세다.

 

2021년과 2022년 코로나19 반사효과로 일시적인 깜짝 실적을 거뒀지만, 최근 10년간 보험산업 수익성은 정체되어 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의 경우, 생보는 2010년 11.3%에서 2020년 3.8%로, 손보는 같은 기간 14.3%에서 5.9%로 하락했다.

 

지난 2021년 말 기준 국내 11개 보험회사(생보 4·손보 7)가 11개국에서 38개 해외점포(현지법인 27·지점 11)를 운영 중으로 전년 말 대비 3개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9천만달러(1천39억원)로 전년(4천6백만달러) 보다 4천5백만달러(99.1%) 증가했다.

 

손보사들은 계열 제조업 기업의 해외 진출과 병행해 현지 시장에서 계열 제조업 기업과 한국계 기업의 위험을 인수하고 있으며, 국내 대형 생보사들은 중국,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보험영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경영성과를 거둔다고는 평가할 수 없다.

 

◆ "베트남·인도네시아 시장 매력적"...DB손보·한화생명, 현지 손보사 인수

 

최근 국내 대형사들은 현지 보험사 인수를 통한 글로벌화, 현지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아직 보험시장이 성숙하지 않은데다, 인구가 많고 젊은 세대 비중이 큰 동남아지역의 보험사 인수에 적극적이다.

 

지난 2월 DB손보는 베트남 손보시장 점유율 10위인 VNI(Vietnam National Aviation Insurance) 손보사를 인수했다. DB손보는 2015년 시장점유율 5위(현재 3위)의 베트남 PTI(Post & Telecommunication Insurance) 지분 37.32% 인수에 이어, VNI 지분 75%를 인수하면서 베트남에서 2개 손보사를 거느리게 되었다.

 

2008년 설립된 VNI는 2021년 기준 M/S 3.7%로 32개 손보사 가운데 10위, 자동차 보험시장 M/S 3위(자동차 의무보험 1위) 회사로, 전국 단위의 영업망과 보상 인프라를 갖춰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DB손보 관계자는 "올 상반기 중 지분취득 및 해외 직접투자 관련 인허가를 완료하고 현지화 전략 기반 PMI(post merger integration)를 추진할 계획이며, PTI손보사를 성장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현지 상위사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 보험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달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이 47.7%, 한화손해보험이 14.9%를 각각 인수하는 방식으로 인도네시아 리포(Lippo) 손보사의 지분 62.6%를 인수했다.

 

1963년에 설립된 리포 손해보험은 인도네시아 손보업계 14위, 건강·상해보험 판매 기준으로는 시장점유율 2위다. 수도인 자카르타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전역에 14개의 지점을 두고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2천480억원, 수입보험료 2천206억원 규모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국가 중 유일하게 '자동차보험 비의무 국가'로, 현재 정부 주도 하에 자동차보험 의무화 논의가 지속 이뤄지고 있어 미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시장이다.

 

이번 인수에 참여한 한화손해보험의 자회사이자 국내 1호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의 '퍼마일자동차보험'과 같은 신규 디지털 사업을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 삼성생명·화재 "해외 자산운용사와 보험사 지분투자 확대"

 

삼성생명은 국내 보험업의 한계를 넓히기 위해 해외 자산운용사 지분을 인수하는 등 해외 부동산 및 인프라 투자에 보다 적극적이다.

 

지난 2021년 영국의 종합부동산 그룹 세빌스 plc(Savills plc) 산하 부동산 자산운용사 세빌스 IM(Savills IM)에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2021년 5월 세빌스 IM 지분 25%를 1천13억원에 인수해 2대 주주에 올랐다. Savills IM은 유럽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13개국에 운용 거점을 보유하고 있는 총 32조원 규모의 운용사다.

 

이달 20일에는 프랑스의 인프라 투자 전문 운용사 Meridiam SAS의 보통주 20%를 취득했다.

 

프랑스 파리에 본사가 있는 Meridiam은 총 27조원 규모의 운용자산을 유럽, 북미 등 지역의 다양한 인프라 자산에 투자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다. 특히 글로벌 11개국 운용 거점을 기반으로 공공 서비스, 지속가능 인프라 개발, 탈탄소 솔루션, 신재생 에너지 등 100여 개의 친환경 인프라 자산에 투자해 글로벌 ESG 투자 시장을 선도하는 운용사로 평가받는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Meridiam은 인프라 분야에 대한 다양한 투자 경험과 우수한 경영진을 보유하고 있어, 영국 Savills IM에 이어 삼성생명의 글로벌 대체투자 확대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라고 판단했다"라며 "앞으로도 수익기반 강화 및 다변화를 위한 글로벌 자산운용 사업 확대를 적극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삼성화재도 현지 기업에 투자하거나 제휴하는 인오가닉(Inorganic) 방식으로 해외사업 전략을 전환했다. 과거 삼성화재는 직접 현지법인 등을 설립하는 오가닉(Organic) 방식으로 해외사업 확대에 나섰지만 2010년대 중후반부터 글로벌 전략에 변화를 가져왔다.

 

영국 캐노피우스와 중국 텐센트와의 협업이 대표적이다.

 

삼성화재는 2019년 영국 로이즈 캐노피우스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포튜나 탑코 유한회사'에 1억5천달러(약 1천900억원)를 투자, 전략적 주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2020년엔 1억1천만달러(약 1천400억원)를 추가로 투자했다.

 

영국의 캐노피우스는 영국 런던을 기반으로 원수와 재보험영업을 하는 글로벌 특종 보험사로 미국, 버뮤다, 싱가포르, 중국 및 호주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캐노피우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보험시장으로 공동 진출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2005년 해외 보험사로는 최초로 중국 보험시장에 단독법인을 설립해 독자적으로 사업을 운영해 온 삼성화재는 외국계 보험사로서의 한계로 텐센트와의 합작법인으로 전환했다.

 

삼성화재는 12억명의 사용자를 가진 텐센트의 '윗챗' 플랫폼을 활용해 온라인 개인보험 시장을 공략하고 중국에서의 디지털 비즈니스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 보험권 "자본확충 수단 다양화 필요"...'후순위채' 상시 발행 허용 요구

 

금융당국도 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지원에 적극적이다. 올 3월에 '금융국제화 대응단'을 신설하고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직접 단장을 맡아 '금융산업 글로벌화 TF' 지원을 총괄하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내달 초에 생·손보사 및 유관기관과 간담회를 열고 보험사의 해외진출 관련한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보험사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보험권에서는 국내 보험사의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해서는 자본조달 수단이 다양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보험사가 자본을 확충하는 방법은 이익의 내부유보, 신주발행, 후순위채 발행 등 세 가지가 있다. 후순위채 등 외부차입은 재무 건전성이나 유동성이 악화될 경우에만 금융위원회의 승인하에 발행된다. 따라서 해외투자에 수반되는 자본확충은 사실상 이익의 내부유보와 신주발행만으로 제약되어 있다.

 

후순위채는 해외투자자금 조달수단으로 유용한 수단으로 AXA, Prudential(미국), 다이이치 등 글로벌 보험사들도 가용자본의 10~20% 가량을 후순위채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보험산업 성장이 정체하자 보험사들은 사업다각화를 추진했고, 감독당국은 이에 필요한 자본조달을 쉽게 하기 위해 보험사 채권발행을 허용한 바 있다"며, "국내 금융당국도 보험사 후순위채 상시 발행에 대해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성기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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