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생활가전 부문에서 수요 부진과 비용 부담으로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내놓은 가운데 여름철 가전 성수기가 본격 시작하면서 2분기부터 턴어라운드를 노린다.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30520/art_16841666935927_4f8362.jpg)
【청년일보】 올 여름 예년보다 극심한 폭염이 예상되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국내 양대 가전업체(삼성·LG전자)가 에어컨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16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5월 중순임에도 최근 낮기온이 한여름 더위를 맞먹는 수준까지 오르면서 여름 냉방 가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올 여름은 엘니뇨 현상(적도 부근의 수온 상승 현상)으로 인해 폭염 등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란 기상청의 관측도 나온다.
업계 안팎에서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올해 국내 에어컨 시장 규모는 예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확대된 200만대에서 250만대로 추산하고 있다. 이러한 수요에 발맞춰 국내 가전업계 쌍두마차 격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에어컨 신제품들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날 '비스포크 무풍 시스템에어컨 인피니트 라인(Infinite Line)'을 출시했다. 비스포크 인피니트 라인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라인업이다. 지난해 냉장고·오븐·인덕션·스마트 후드·식기세척기로 구성된 키친 패키지를 출시 후 무풍 시스템에어컨을 올해 새롭게 출시했다.
기존 제품보다 2배 넓어진 '와이드 무풍' 냉방 기능으로 더욱 시원하고 쾌적한 냉방이 가능해졌고, 일반 운전 대비 최대 61% 소비전력을 아낄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여기에 'AI 맞춤쾌적' 기능도 추가했다. 실내외 온도 및 공기질 데이터를 기반으로 냉방·청정·제습 모드를 자동으로 작동시켜 소비자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생활가전 부문에서 수요 부진과 비용 부담으로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내놨지만 여름철 가전 성수기가 본격 시작하면서 2분기부터 '턴어라운드'(실적 반등)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삼성과 LG 양사간의 제품 경쟁이 치열한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이 감돌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30520/art_16841670931061_9e592b.jpg)
한편 LG전자는 앞서 지난 3월, 심플해진 디자인에 가격 부담을 줄인 'LG 휘센 타워II' 신제품을 출시하며 프리미엄 에어컨의 선택 폭을 넓혔다.
LG 휘센 타워II는 ▲바람이 지나가는 길을 따라 꼼꼼하고 깨끗하게 관리해주는 '자동 청정관리' ▲고객이 원할 때마다 제품을 열어 에어컨 내부 팬을 모두 직접 청소할 수 있는 '셀프 청정관리' ▲에어컨이 실내환경에 맞춰 운전하는 '스마트케어' 등 휘센 타워의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그대로 계승했다.
최근엔 높이 56~102센티미터의 소형창에도 설치 가능한 2023년형 '휘센 이동식 에어컨'을 선보였다. 지난달 초부터 고객 수요에 제때 대응하기 위해 경남 창원시의 에어컨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이처럼 올여름 역대급 폭염 예보 속에 양사간의 제품 경쟁이 치열한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놓고도 미묘한 신경전이 감돌고 있다.
지난 14일 삼성전자는 시장 조사기관인 GfK 자료를 인용해 자사 에어컨이 1분기 국내 시장점유율(수량 기준) 48.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에너지 소비 효율이 높은 무풍 에어컨의 인기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즉각 반박했다. GfK 수치에는 LG전자 에어컨 최다 판매창구인 LG베스트샵 판매량이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실제 국내 시장점유율과는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양사는 에어컨 점유율로 이전에도 공방전을 펼친 바 있다. 10년 전인 지난 2013년, 삼성이 GfK 자료를 근거로 '국내 가정용 에어컨 점유율 1위'라는 TV 광고를 내보냈는데 LG전자가 한국방송협회에 이의를 제기하며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일각에선 10년 만에 에어컨 점유율을 놓고 다시 맞붙는 것은 지난 2년(2020~2021년)간 코로나19 특수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즉, 코로나19 엔데믹에 접어들고 최근 가전시장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양사의 올 2분기 실적은 올여름 에어컨 판매수량 여부에 달려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에어컨 시장 점유율을 둘러싼 양사의 신경전 양상이 오히려 제품을 구매하려는 일반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며 자중을 촉구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청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기업들 간 치열한 선의(善意)의 경쟁은 사업 성장의 발판이다"면서 "제 아무리 경쟁사라 하더라도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홍보하는 데에 주력해야 하는데 지나치게 상대 기업을 깎아내리는 감정 싸움은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을 되레 혼선과 혼란에 빠뜨리게 할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청년일보=이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