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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발언대] "간호사는 감정 노동자입니다"

 

【 청년일보 】 "'XX 간호사야'라는 말까지 들은 적이 있어요. 생명을 다루는 일이라 참고 넘기려 해도, 마음이 너무 힘들어요."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3년째 근무 중인 간호사 김 모 씨(29)는 하루에도 몇 번씩 욕설을 듣는다고 토로했다.

 

간호사 대상 폭언 경험률은 실제로 매우 높다. 2023년 보건복지부와 대한간호협회가 공동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간호사 10명 중 7명 이상이 환자 또는 보호자로부터 폭언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 중 상당수가 우울감, 불안, 자존감 저하 등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간호사는 단순한 기술 제공자가 아니다. 환자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고, 보호자의 걱정에 공감하며, 동료 의료진과 협력해야 하는 복합 감정 노동자다.

 

간호학술지 'Journal of Korean Academy of Nursing Administration'에 실린 연구(2022년)에 따르면, 감정노동이 심한 간호사일수록 직무 소진(burnout)과 이직 의도가 높았다. 특히 야간근무나 중환자실 근무 간호사들의 스트레스 지수가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났다.

 

문제는 이 모든 고통이 '직업이니까 당연한 일'처럼 여겨진다는 점이다. 인터뷰에 응한 간호학과 학생 A양(21)은 실습 중 본 장면을 잊지 못한다고 전했다.

 

그는 "환자 가족이 간호사에게 반말하며 소리쳤다. 주변 누구도 말리지 않았고, 간호사 선생님도 그냥 '괜찮아요'하며 넘겼다"며 "너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현재 일부 병원에서는 폭언·폭행 신고 시스템과 심리상담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낮다. 무엇보다 간호사들이 이를 정식으로 문제 제기하면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 제대로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는 병원이라는 공간 안에서도 감정 노동자들을 위한 목소리가 필요하다. 환자의 입장도 중요하지만, 누군가의 생명을 위해 일하는 간호사의 인권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

 

간호사도 누군가의 가족이고, 딸이고, 친구다. 하루에 수십 번 '괜찮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하나도 괜찮지 않다.

 

침묵을 강요받아온 병원 안의 진실. 이제는, 사회가 먼저 "괜찮냐"고 물어줄 차례다.
 


【 청년서포터즈 8기 양예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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