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아직 젊으니까 괜찮겠지."

건강검진 결과에 조금의 이상이 보여도 대부분 20~30대는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이 '괜찮겠지'라는 방심이 훗날 심근경색, 뇌졸중, 만성신장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강남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은 젊은 시기 꾸준한 심혈관 건강 관리가 중년 이후 질환 위험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대규모 데이터를 통해 입증했다. 청년층의 '지금 건강 습관'이 미래의 질병 위험을 바꾸는 결정적 요인인 셈이다.

현대 의학은 질병의 조기 예방과 위험인자 관리를 강조한다. 최근 연세대학교·강남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30세부터 40세까지의 '누적 심혈관 건강 점수'와 중년기의 심뇌혈관·신장 질환 발생 위험을 분석한 결과, 누적 점수가 상위(상위 20%)인 집단은 하위(하위 20%)에 비해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약 73%, 신장 질환 발생 위험이 약 75% 낮은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누적 점수가 100점×년(예: 10점 높은 점수를 10년 유지) 증가할 때마다 심뇌혈관질환과 신장 사건의 위험이 각각 34%, 35%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의 개념은 단기 평가와 구별된다. 이전 많은 연구가 중년기의 단일 시점 CVH(심혈관 건강) 평가와 질병 위험을 연관지어 왔지만, 이번 연구는 젊은 성인기부터의 장기간 상태가 향후 질병 발생에 미치는 누적 효과를 보여주었다.

즉, 잠깐의 '좋은 상태'보다 오랜 기간에 걸친 '지속적 관리'가 더 큰 예방 효과를 낸다. 이 점은 의료현장에서의 예방 전략이 단발성 검사나 치료를 넘어, 생애주기 전반의 건강관리로 전환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연구에서 사용한 심혈관 건강 점수는 신체활동, 흡연 여부, 체질량지수(BMI), 혈압, 혈당, 혈중 지질 등 핵심 6개 항목을 포함했다. 미국심장협회(AHA)가 제시한 Life's Essential 8(생활습관·생체지표 통합 지표) 등은 이러한 항목에 식단과 수면을 더해 심혈관 건강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도록 권장한다.

실제로 Life's Essential 8 누적 점수 연구에서도 점수 유지가 향후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춘다고 보고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공중보건의 관점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30대의 건강 관리는 단순히 개인 건강의 문제가 아니라 인구 수준의 질병 부담을 줄이는 전략적 투자다.

둘째, 직장 건강관리 프로그램, 지역사회 기반 운동·식이 개선 프로그램, 금연 정책 등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지속 가능한 중재가 필요하다.

셋째, 의료진은 환자에게 '한 번의 검사'가 아닌 '지속적인 생활습관 관리'의 중요성을 꾸준히 교육해야 한다.

'아직 젊어서 괜찮다'는 생각은 흔하다. 그러나 역학적 증거는 반대편을 가리킨다. 젊은 시기에 형성된 생활습관과 관리의 지속성은 수십 년 뒤의 건강을 좌우한다. 작은 변화가 쌓여 크게 바뀐다. 규칙적 신체활동, 균형 잡힌 식사, 금연, 정기 건강검진과 혈압·혈당 관리 등은 오늘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예방의학의 핵심이다.

지금의 작은 선택이 10년 뒤 건강을 좌우할 수 있다. 앞으로는 청년층이 실생활에서 꾸준히 건강 습관을 이어갈 수 있도록, 디지털 헬스나 앱 기반의 맞춤형 관리 등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청년 건강을 지키는 일은 단순히 개인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 청년서포터즈 9기 조아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