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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발언대]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의료 현장 간호사 역할 '재조명'

데이터의 파도 속 청년 간호사가 마주한 도전과 비전

 

【 청년일보 】 화려한 디지털 전환 뒤에 가려진 현장 간호사의 고충이 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병원에 빠르게 도입되면서 '스마트 병원'은 의료 서비스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자의무기록(EMR) 고도화, AI 기반 영상 판독 지원, 자동 투약 시스템 등은 의료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환자 안전을 강화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디지털 전환의 속도는 현장 의료진, 특히 간호사들의 적응 및 교육 속도와 제도적 지원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

 

간호사는 환자 치료의 최전선에서 기술과 환자를 연결하는 핵심 인력이다.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될 때마다 간호사는 시스템 숙련을 위한 추가 교육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늘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는 곧 업무 부담 가중으로 이어진다. 새로운 기술과 시스템에 익숙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나 오작동은 간호사에게 법적·윤리적 책임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을 더한다.

 

이러한 현실은 청년 간호사들의 번아웃(Burnout)과 조기 이직을 부추기는 주요 요인이 되며, 결국 환자 안전과 의료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스마트 병원의 도입이 현장 간호사의 고충을 경감시키는 대신 오히려 늘리고 있다면, 이는 사회 전체의 보건 체계에 대한 신뢰도를 저하시킬 수 있는 구조적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간호의 본질은 데이터와 휴머니즘의 통합이다. 디지털 기술은 반복적이고 정량적인 업무를 대체함으로써 간호사가 환자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여야 한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할수록 간호의 본질적인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간호사는 환자와의 정서적 연결자 역할을 수행한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환자의 심리적, 정서적 상태를 파악하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며 신뢰를 형성하는 역할은 간호사가 환자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수행하는 휴머니즘 간호의 영역이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돌봄 공백'을 해소하고 간호 업무의 효율을 높이는 수단이 되어야지, 인간적인 돌봄의 가치를 훼손하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간호학과 학생으로서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환자의 건강과 존엄을 최우선으로 보호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렇다면 청년의 시각으로 제언하는 지속 가능한 의료 환경 조성 방안을 조성해야한다. 청년 간호사들이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를 선도하고, 환자 중심의 안전하고 윤리적인 의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제도적 가이드라인 마련과 지원 확대가 시급하다.

 

첫째, 의료 IT 전문 교육 및 인증 프로그램 의무화가 필요하다. 의료진, 특히 간호사를 대상으로 새로운 의료 IT 시스템 활용, 데이터 윤리, 사이버 보안에 대한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교육 및 인증 프로그램을 국가와 병원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시스템 사용법 교육을 넘어, 기술 변화에 대한 청년 간호사의 적응력과 리더십을 키우는 핵심적인 투자이다.

 

둘째, 디지털 시스템 도입 연계 적정 인력 기준 재검토가 필요하다. 디지털 시스템 도입이 간호 인력 감축 수단이 아닌, 업무 효율화 및 간호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시스템 효과를 반영한 적정 간호 인력 기준을 과학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셋째, 명확한 법적 업무 범위 및 책임 소재 정립이 필요하다. 새로운 디지털 장비나 AI 기반 시스템을 사용할 때, 그 시스템의 오류로 인해 환자에게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간호사는 시스템을 운용한 의료진으로서, '법적·제도적 불확실성' 때문에 부당하게 법적 책임 문제를 떠안을 수 있다. 법적·제도적 불확실성이 의료진에게 법적 책임 문제를 야기하지 않도록, 명확한 업무 범위와 책임 소재를 정립하여 간호사가 안심하고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안전하고 윤리적인 의료 환경 조성을 위해 청년 의료진의 정책 참여 활성화가 필요하다. 정부는 급변하는 의료 환경 및 정책 변화에 대해 청년 의료진과 간호학과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소통 창구를 마련하여, 현장감 있는 가이드라인을 구축해야 한다. 미래 의료를 이끌어갈 청년의 자유로운 관점과 생각을 공유하며 소통하는 것은 곧 국가 보건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청년 간호사로서 우리는 이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기술을 활용해 인간의 삶과 존엄을 지키는 의료를 구현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간호사들은 더욱 인간적인 돌봄을 실현하는 실질적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재조명받게 될 것이다.
 


【 청년서포터즈 9기 김시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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