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2023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건강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생 10명 중 2명은 과체중 또는 비만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야외 활동이 줄고, 간편식 섭취가 늘면서 아동 비만율은 다시 증가세를 보인다. 문제는 단순히 체중의 문제가 아니라, 습관으로 굳어지는 식생활 패턴이라는 점이다.
이 시기 아이들이 매일 마주하는 식탁은 대부분 ‘학교 급식’이다. 그만큼 학교 급식이 아이들의 건강을 결정짓는 가장 일상적인 공간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급식 메뉴가 모두에게 동일하게 제공되는 구조 속에서, 개별적인 영양 필요나 건강 상태는 충분히 고려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일부 학교에서는 여전히 튀김류, 고나트륨 국물, 고당 디저트가 자주 등장하고 있으며, 이는 식사 중 채소 섭취보다 간식류 섭취에 익숙해지는 구조를 강화한다. 급식이 '한 끼를 채우는 수단'에 그칠 경우, 아이들의 식습관은 그 한 끼에서 고정되기 쉽다.
학교 급식은 단순한 영양 공급을 넘어 건강한 식습관 교육의 장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급식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아이들이 남긴 식단을 기록하는 섭취량 기반 영양 모니터링, 다양한 식재료를 시도할 수 있는 ‘한입 시식 코너’,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로컬푸드 데이와 같은 프로그램은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다행히 최근 몇몇 교육청에서는 저당-저나트륨 급식 주간, 테마형 식생활 교육 연계 급식, 비만 고위험군 학생을 위한 맞춤형 영양 상담 프로그램 등을 도입하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제도는 지역마다 편차가 크고,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어린이 비만은 단기간에 나타나는 결과가 아니다. 잘못된 식습관이 누적되고, 고정될 때 발생하는 생활 습관병의 전조이다. 그리고 이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공공의 영역에서 함께 다뤄야 할 사회적 책임이기도 하다. 아이들의 건강한 미래는 결국 오늘의 식판에서 시작된다. 단순히 배만 채우는 급식이 아니라, 스스로 건강을 선택할 수 있는 식탁이 되어야 한다.
【 청년서포터즈 9기 이현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