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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발언대] 진심은 왜 설명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나

 

【 청년일보 】 요즘 사람들은 말을 하기 전에 먼저 멈춘다. "이 말이 별로일까?", "괜히 분위기를 망치는 건 아닐까" 진심이 담긴 말일수록 더 조심스럽고, 말의 의도보다 상대의 반응을 먼저 계산한다.

 

그렇기에 현대 사회에서 진심은 점점 조심스러운 언어가 되고 있다. 좋은 의도로 한 말조차 오해로 이어지고,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면 예민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청년 세대의 대화는 진심이 전달되기보다, 해명과 설명이 뒤따르는 시대가 된 것이다.

 

청년 세대는 말을 하기보다 멈추는 법을 먼저 배운다. 말의 온도보다 말의 결과를 계산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대신 중립적인 어휘를 선택한다. 디지털 시대의 대화는 텍스트로 이루어지고, 표정과 목소리가 사라진 자리에는 오해의 소지가 남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청년들은 점점 말을 아낀다.

 

누군가의 말이 의도와 다르게 해석되는 것을 지켜본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괜히 말을 꺼내서 분위기를 흐릴까 봐", "진심을 말해도 이해받지 못할까 봐" 등 조심스러움이 습관이 됐다.

 

청년들은 감정 표현은 관계를 불편하게 만드는 행동으로 여겨지고, 불편함을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배워왔다.

 

하지만 감정과 진심을 숨긴 관계는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여도, 마음속에는 거리감이 쌓인다. "그 뜻이 아니었다", "기분 나쁘게 하려던 게 아니었다" 이런 말들이 일상적인 대화의 일부가 된 지금, 사람들은 점점 솔직하지 못해지고 있다.

 

감정을 표현하는 대신 안전한 침묵을 선택하고, 그 결과 대화의 깊이는 점점 얕아진다. 관계는 안전해지지만, 사람 사이의 온기는 사라진다. 이렇게 쌓은 관계는 결국 누구에게도 진심을 기대하지 못하는 고립으로 이어진다.

 

진심이 통하지 않는 이유는 진심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진심을 해석할 여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말의 의도를 듣기보다, 말의 모양만 본다. 단어 하나에 반응하고, 문장 하나로 사람을 판단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조심스러운 말'이 아니라 '이해하려는 태도'다. 감정을 표현하는 사람을 비난하기보다, 그 감정이 어디서 비롯됐는지를 보려는 시선이 필요하다.

 

진심은 완벽하지 않지만, 그 불완전함 속에서 관계의 신뢰가 자란다.

 

진심은 완벽하지 않다. 때로는 오해를 낳고, 불편함을 만든다. 그러나 진심 없는 관계는 더 큰 오해를 낳는다. 감정이 사라진 사회는 신뢰를 잃고, 무관심이 평화의 이름으로 포장된다.

 

진심을 설명해야 하는 시대일수록, 우리는 오히려 더 진심이어야 한다. 불완전하더라도 감정을 나누고, 불편하더라도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진심을 감추지 않는 사람들이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든다.

 

진심을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는 진심을 믿을 수 있는 사회에서만 가능하다. 누군가의 감정 표현이 예민함이 아니라 용기로 받아들여질 때, 사람들은 다시 솔직해질 수 있다. 말의 의도보다 맥락을 보려는 태도, 감정의 표현을 약점이 아니라 성숙함으로 보는 문화. 그것이 청년 세대가 다시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이다.
 


【 청년서포터즈 9기 임수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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