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서포터즈 9기 김수민 [고려대학교 바이오의공학부 4학년]](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1042/art_17606985580523_198485.png)
【 청년일보 】 비만은 더 이상 단순한 체형 문제가 아니다. 최근 연구들은 비만이 뇌의 신경세포를 직접 공격해 기억력과 인지 기능을 저하한다고 경고한다. 지방이 단순히 에너지 저장소 역할만 하는 시대는 끝났다. 지방 조직은 염증을 일으키는 '내분비 기관'처럼 작동하며, 그 결과는 우리의 두뇌에까지 닿는다.
지방세포가 커지면 염증성 사이토카인(TNF-α, IL-6) 같은 물질을 분비한다. 이들은 혈류를 타고 뇌로 이동해 신경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microglia)를 자극한다. 과도하게 활성화된 미세아교세포는 신경세포를 공격하고, 시냅스 연결을 손상한다. 결국 기억력 저하, 집중력 감퇴, 우울감이 찾아온다.
실제로 2023년 JAMA Neurology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비만 성인의 인지 점수가 정상 체중 군보다 평균 12% 낮았다.
문제는 이것이 개인의 건강을 넘어 사회적 비용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비만과 연관된 신경질환 중 특히, 치매와 우울은 장기 요양과 의료비 지출을 폭증시킨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치매 환자 수는 10년 사이 두 배로 증가했고, 그중 상당수가 당뇨나 대사증후군을 동반하고 있었다. 이는 비만이 단순히 생활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뇌 건강을 위협하는 공중보건 이슈임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비만을 조기에 관리하지 않으면 신경 퇴행성 질환이 젊은 세대까지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불규칙한 식습관과 좌식 생활, 고칼로리 식품의 남용은 결국 '뇌의 노화'를 앞당긴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연구에 따르면 체중의 5~10% 감량만으로도 염증 지표가 현저히 감소하고, 뇌의 인슐린 감수성이 회복된다고 한다.
비만은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사회의 구조적 결과이기도 하다. 편의점 간편식, 야근 문화, 운동하기 어려운 도시 설계는 모두 뇌 건강의 적이다. 따라서 정책적 개입(설탕세 도입, 건강한 급식 환경, 운동 친화적 도시 조성)이 절실하다. '지방이 두뇌를 공격하는 사회'를 막기 위해선, 체중계보다 먼저 두뇌를 지키는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 청년서포터즈 9기 김수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