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으로부터의 특허 침해, 기술 유출 행위 등으로 삼성 핵심 계열사를 포함한 업계들은 글로벌 시장 주도권이 자칫 중국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앞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30727/art_16885680239959_1d41e3.jpg)
【청년일보】 4차 산업혁명시대 세계적 '기술패권' 경쟁이 한 층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의 '도 넘는 기술 침해' 행위가 산업계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 국내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이폰 화면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에 소송을 제기한 것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설계기술 자료를 중국으로 빼돌려 무단으로 사용한 일당들이 최근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중국으로부터의 특허 침해, 기술 유출 행위 등으로 삼성 핵심 계열사를 포함한 업계들은 글로벌 시장 주도권이 자칫 중국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앞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내용들을 비춰봤을 때 차후 산업계 전반으로 만연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보다 적극적인 대응전략 마련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산업계 "적반하장도 유분수지"···삼성D, 美서 中 BOE에 특허 소송 제기
6일 재계와 산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6일, 미국 텍사스주 동부 지방법원에 BOE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를 상대로 한 첫 소송 제기다.
소송 발단은 미국 아이폰 사설 수리업체들이 아이폰12 패널을 교체하는 과정에서부터 비롯됐다. 수리 과정에서 중국산 제품 패널이 삼성디스플레이의 기술 4개를 무단 도용했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다. 침해된 기술 4종 가운데는 삼성디스플레이의 고유기술인 '다이아몬드 픽셀' 등도 포함됐다.
올해로 상용화된 지 10년 차에 접어든 다이아몬드 픽셀은 디스플레이 픽셀을 구성하는 서브 픽셀을 다이아몬드 형태로 만들어 화질을 높인 기술이다. 앞서 지난 2013년 '갤럭사S4 시리즈'에 최초로 적용됐으며 자사 OLED 패널을 대표하는 기술로 부각됐다.
특히 이번 소송은 지난해부터 진행된 삼성디스플레이와 BOE 간 소송전의 연속선상에서 이뤄졌다. 지난해 5월 초 삼성디스플레이는 BOE에 관련 특허 침해에 대해 항의 서한을 보냈다. 같은 해 12월에는 미국 부품 도매 업체 17곳이 이른바 중국산 '짝퉁 패널'을 수입하지 못하도록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소를 제기하기도 했다.
위기감을 느낀 BOE는 되레 삼성디스플레이가 자신들의 OLED 패널 기술을 베꼈다며 지난 5월 충칭 제1중급인민법원에 삼성디스플레이 중국법인과 삼성전자 중국 법인 등을 상대로 특허 침해를 주장하며 맞소송을 제기했다. 역으로 삼성디스플레이가 자신들의 OLED 패널 기술을 베꼈다는 것이다.
이같은 중국의 '적반하장'식 태도에 삼성디스플레이가 맞소송 카드를 꺼내든 것이란 게 산업계 전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소장을 통해 "BOE가 특허 침해 제품을 자신들의 기술이라며 디스플레이학회나 박람회 등에서 홍보·전시 목적으로 사용했다"면서 "특허 침해 제품의 영구적인 제조·사용·판매·제공 금지 명령과 로열티를 포함한 손해 배상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업계에선 이번 소송 배경으로 우리나라가 2004년부터 17년간 줄곧 액정표시장치(LCD) 부분에서 '불패신화'를 이어오다가 2021년 중국에 왕좌 자리를 내준 아픈 기억이 있어 업계가 OLED 기술 사수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포석으로 풀이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청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앞서 지난해 11월 정부는 반도체와 이차전지를 비롯해 디스플레이 업종을 3대 국가 첨단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면서 "이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접어들면서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초격차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사실상 공식화한 셈"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이같은 중국 업체들의 기술 침해 시도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OLED 시장 주도권을 내줄 공산이 있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중국에 항의한다고 될 일은 아니고 세계무역기구(WTO) 등 여러 채널들을 통해 법적조치 등 다각도로 대응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국 업체 간 기술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점차 과열될 것으로 보이고 시간이 갈수록 심리적으로 손해를 보는 쪽은 결국 국내 기업이다. 글로벌 시장내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와 기업 간의 전략방안 마련이 긴요하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통째로 복사한 반도체 공장을 중국에 설립하려 한 <strong>前</strong> 삼성전자 임원이 지난달 구속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30727/art_16885681003475_421b23.png)
◆"최소 3천억원 피해액 예상"···中에 반도체 공장 '복붙' 前 임원 구속 기소
지난달엔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설계기술 자료를 중국으로 빼돌려 무단으로 사용한 삼성전자 前 임원 A씨(65) 등을 포함한 7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18년 동안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분야 상무로 근무했던 A씨는 2018년 8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자사의 영업비밀인 반도체 공장 BED(Basic Engineering Data)와 공정 배치도, 공장 설계도면 등을 부정 취득·부정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산업기술보호법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 국외 누설) 등의 혐의로 A씨를 구속 기소했다.
BED란 반도체 제조가 이뤄지는 공간에 불순물이 존재하지 않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기 위한 기술을 뜻한다. 반도체 공장의 설계와 건설에 필수적인 자료료, 국가 핵심기술에 해당한다.
공정 배치도는 반도체 생산을 위한 핵심 8대 공정의 배치, 면적 등 정보가 기재된 도면으로 이 역시 국가 핵심기술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30년 이상 축적된 연구로 얻은 기밀이자 최소 3천억원에서 많게는 수조원 이상 가치로 평가된다.
검찰은 이번 사건이 단순 반도체 기술 유출보단 반도체 공장 자체를 복제해 건설, 중국 내 반도체 제조·양산을 시도한 사건으로 국내 반도체 산업 근간을 흔드는 중대 범행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일련의 내용들과 관련해 재계 관계자는 통화에서 "반도체 패권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최대 경쟁국인 중국에 기술유출을 한 행위는 절대로 좌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면서 "자국민의 일탈적 행위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고 처벌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내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 계열사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이러한 특허 침해, 기술 유출 행위 등이 차후에도 되풀이된다면 결국 모든 첨단전략산업 주도권을 모두 중국에 내주는 건 시간문제다"고 부연했다.
【청년일보=이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