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세계 최고의 반도체 회사들이 차세대 스마트폰, 데이터 센터 및 인공지능(AI)을 구동할 2나노 프로세서 칩을 만들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 FT)는 전문가들을 인용 대만 반도체 제조 회사 TSMC가 이 부문에서 글로벌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우세해 보이지만, 삼정전자와 인텔이 격차를 좁힐 기회가 있다고 보도했다.

나노(㎚·10억분의 1m)는 반도체 회로 선폭을 의미하는 단위로, 선폭이 좁을수록 소비전력이 줄고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

FT는 차세대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적 선두를 개척하는 기업은 지난해 전 세계 칩 매출 5천억 달러(한화 약 660조원)가 훨씬 넘는 업계를 장악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게 될 것이라며, 이는 생성형 AI 서비스를 구동하는 데이터 센터 칩에 대한 수요 급증으로 인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또, 업계에 따르면 해당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TSMC는 이미 2나노 프로토타입에 대한 프로세스 테스트 결과를 애플(Apple)과 엔비디아(Nvidia)를 포함한 일부 최대 고객에게 보여줬으며, 2025년 2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한다 밝혔다.

이에 삼성전자는 엔비디아를 포함한 유명 고객의 관심을 끌기 위해 최신 2나노 프로토타입의 할인 버전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은 2025년까지 2나노 반도체 양산을 위한 준비가 잘 돼 있다고 밝혔다.

미국 헤지펀드 돌턴 인베스트먼트(Dalton Investments)의 분석가인 제임스 림(James Lim)은 "삼성은 2나노를 게임 체인저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컨설팅 회사인 트렌드포스(TrendForce)에 따르면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TMSC의 점유은 66%, 삼성은 25%다.

삼성은 지난해 3나노터 반도체 칩 대량생산을 시작했으며, 미국 퀼컴은 차세대 하이엔드 스마트폰 프로세서에 삼성의 2나노 반도체를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FT보도에 따르면 삼성은 최초로 3나노 칩을 시장에 출시했지만 고객에게 배송 가능한 것으로 간주되는 생산 칩의 비율인 '수율'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3나노 칩의 수율은 60%로, 고객 기대치보다 낮다.

리서치 회사 세미애널리시스(SemiAnalytics)의 수석 분석가 딜런 파텔(Dylan Patel)은 "삼성은 이러한 비약적인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며 "그들은 원하는 모든 것을 주장할 수 있지만 아직 제대로 된 3나노 칩을 출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서울 상명대학교 시스템반도체공학과 이종환 교수는 "삼성도 스마트폰과 칩 설계 부문이 파운드리 부문에서 생산하는 로직 칩의 잠재 고객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의 구조는 많은 잠재 고객에게 기술이나 디자인 유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인텔은 지난 기술 컨퍼런스에서 차세대 반도체를 생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에 대해 FT는 경쟁력은 앞설 수 있으나, 성능에 대한 의구심은 연전하다고 말했다.

또, 인텔의 이러한 적극적인 움직임과 관련해 "TSMC는 이미 시장에 출시된 최신 3나노 변형이 전력, 성능 및 밀도 측면에서 비슷한 수준"이라며 "여유로운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한편 FT는 삼성과 인텔 모두 상업적인 이유든 대만에 대한 중국의 잠재적인 위협에 대한 우려로든 TSMC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잠재 고객으로부터 이익을 얻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