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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0대 뉴스-은행] 홍콩發 ESL '손실폭탄' 째깍...금융지주 "장기집권 시대 폐막" 外

 

【 청년일보 】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임기가 남아있는 하나금융을 제외한 4개 금융지주사 회장이 모두 교체되면서 오랫동안 이어오던 10년 장기집권 관행이 사실상 막을 내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에 연계된 주가연계증권(ELS)이 수조원대 손실 위험에 처하면서 금융권에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거액의 횡령사고 등 '금융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은행권 내부통제 부실이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4대 금융지주가 올해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KB금융의 경우 순이익 '5조원 클럽' 가입이 유력해 보인다.

 

최근 몇년간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수익을 거둔 국내 은행권이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2조원+α' 수준의 '민생금융지원방안'을 발표했다.

 

◆ 10년 장기집권 "이제 옛말"...금융지주 회장 대거 교체

 

지난해 12월 조용병 당시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용퇴를 신호탄으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이 모두 회장직을 내려놓았다.

 

지방 금융지주 중에선 BNK금융의 김지완 회장이 물러났고, 승계작업을 진행 중인 DGB금융그룹 역시 현 김태오 회장의 정관상 나이 제한으로 인해 회장 교체가 유력하다.

 

이로써 은행권 안팎에서는 금융지주회장이 경영 성과만 인정되면 10년 이상 장기 집권을 하던 관행이 사실상 막을 내렸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노골적인 인사 개입으로 인해 새로운 형태의 관치금융이라는 이야기도 지속적으로 나오는 상황이다. 나아가 너무 잦은 회장 교체가 경영 연속성을 떨어뜨릴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 홍콩주가 연계 ESL 대규모 손실 우려...금융당국 '손실배상기준' 마련 고심

 

홍콩 증시 급락으로 인한 내년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에서의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면서 금융당국이 대책 마련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ELS는 기초자산으로 삼은 지수 및 개별 종목의 주가와 연계돼 수익 구조가 결정되는 파생상품이다. 보통 출시 후 3년이 지나면 만기일이 도래하며 6개월마다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조기상환 기회를 준다.

 

만기 전까지 기초지수가 회복되면 만기 상환 조건에 따라 원금 손실을 피할 수 있지만, 만기 시 기초자산 가격과 상환 조건에 따라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 홍콩H지수는 2021년 초 1만2천대에서 현재 6천포인트 수준으로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 8조원의 만기 중 손실액이 3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과거 파생결합펀드(DLF) 및 사모펀드 사태에서 만든 배상기준안을 참고해 금융사와 투자자 간 중재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ELS 상품은 공모 펀드인데다 투자금액도 사모펀드와 달리 최소 100만원인 만큼 금융당국의 기준 마련이 쉽지 않은 분위기다. 더욱이 은행권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금융 분쟁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지난해 이어 올해도 횡령사고 속출...은행권 내부통제 '도마 위'

 

지난해에 700억원에 달하는 우리은행 횡령사고에 이어 올해도 BNK경남은행, KB국민은행 등 은행권의 횡령 등 금융사고가 속출했다.

 

먼저 BNK경남은행에서는 당초 500억원대로 알려졌던 BNK경남은행 횡령 사고 규모가 3천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금감원 검사 결과 나타났다.

 

피의자 혐의를 받고 있는 전 BNK경남은행 직원 이 씨는 PF대출 차대출 취급을 요청한 사실이 없는데도, 허위 대출 서류를 만들어 거액의 대출을 실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KB국민은행에서도 직원들은 무상증자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얻은 미공개 정보를 불법으로 약 127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것이 금융당국 조사 결과 나타났다.

 

DGB대구은행에서도 영업점 직원들이 실적을 올리기 위해 고객 동의 없이 증권계좌 신규 1천662건을 개설한 게 적발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금융지주회장 및 은행장들이 올해 초 내부통제 강화를 최대 경영 과제로 제시했지만, 형식적인 수준에 그쳤다는 비판이 나왔다.

 

◆ 4대 금융지주, 매년 역대급 실적 경신...KB금융 순익 5조원 전망 '솔솔'

 

4대 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 누적 13조6천50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을 달성한 가운데 4분기 순이익을 더하면 역대 최대 기록 경신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올해 당기순이익을 16조5천328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15조8천506억원보다 6천823억원(4.3%) 증가한 규모다.

 

시장에서는 KB금융지주의 약진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증권사들은 올해 KB금융의 순이익이 5조31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0.6% 늘어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어 신한지주의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0.5% 늘어난 4조7천579억원, 하나금융지주의 순이익은 3.0% 늘어난 3조7천306억원으로 각각 추정했다.

 

반면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3조13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오히려 9.4% 순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게 증권사들의 공통적인 전망이다.

 

◆ 취약계층 지원에 최선...은행권 '2조원+α' 상생금융 방안 발표

 

최근 몇년간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수익을 거둔 국내 은행권이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2조원+α' 수준의 '민생금융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지원 방식은 은행이 모두 참여하는 '공통 프로그램'과 은행별 재량에 맡기는 '자율 프로그램'의 투 트랙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먼저 공통 프로그램은 지난 20일 기준 개인사업자대출을 보유한 차주를 대상으로 이자 환급(캐시백)을 하는 방식이 채택됐는데, 이자환급 금액은 대출금 2억원을 한도로 1년간 4% 초과 이자 납부액의 90%(감면율)를 지급하게 되며, 차주당 300만원을 총환급 한도로 결정됐다.

 

1.6조원의 이자환급을 시행하고 남은 4천억원 수준의 재원은 소상공인의 전기료, 임대료 지원, 자영업자·소상공인 이외의 취약계층 지원, 보증기관 또는 서민금융진흥원 출연 등 은행의 재량에 따라 자율적인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늦어도 내년 1월 중순까지는 공통 프로그램에 대한 세부 집행계획을 세우고 2월부터는 이자 환급 지원을 개시하는 한편, 늦어도 3월까지는 연 지원 금액의 50% 수준을 집행함으로써 지원의 체감도를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 시장에 '메기' 풀어 과점 해소...DGB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 선언

 

대구·경북 지역에 기반을 둔 DGB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을 본격 추진한다.

 

DGB대구은행은 지난 최근 조직개편에서 시중은행 전환 인가 추진을 위해 DGB금융지주와 공동으로 '시중은행 전환 전담팀(TFT)'을 구성했다.

 

만약 DGB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될 경우 이는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0여년 만에 새롭게 시중은행이 탄생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모습이다.

 

먼저 기대는 DGB대구은행이 서울이 아닌 대구에 본점을 뒀기 때문에 서울 등 전국에서 이익을 창출한 뒤 대구·경북 지역에 재투자해 지역경제가 활성화를 도모할 수 도 있다.

 

다만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에 성공하더라도 기존 시중은행들과의 체급차이는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DGB대구은행의 자본금이 6천806억원 수준인 만큼, 수조 원 규모인 기존 시중은행들과 여·수신 경쟁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여전하다.

 

◆ 尹 "종노릇·독과점" 발언에...정치권 '은행 때리기' 한 목소리

 

올해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은 공공재'에 이은 '종노릇' 발언 등 은행권을 향한 날선 비판이 계속되자 정치권 역시 이에 합세, 여야를 불문하고 이른바 '은행 때리기'에 한 목소리를 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초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은행 서비스를 '공공재'로 규정하며, 금융권의 대규모 성과급 지급을 '돈 잔치'로 규정했다. 이어 10월 국무회의에서는 "소상공인들이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은행권을 비판했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정치권으로 옮겨가 이른바 '횡재세' 논란이 불거졌고, 실제로 더불어민주당은 입법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은행을 향한 비판이 거세지자 은행권 노조로 구성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정부가 은행을 '악마화'하면서 은행원들의 사기가 크게 추락하고 있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결국 금융위원회가 은행 횡재세 논란에 대해 "검토해 본적이 없다"고 밝혔고, 최근 은행권이 2조원 규모의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으면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 엇갈린 인터넷은행 실적...토스·카카오 '웃고' 케이 '울고'

 

토스뱅크가 올 3분기 출범 2년 만에 첫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카카오뱅크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전히 흑자 기조를 이어오면서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케이뱅크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먼저 토스뱅크가 출범 2년 만에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토스뱅크는 올해 3분기 86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가입자, 여신, 수신 등 '삼박자'가 균형있기 성장한 결과라는 게 토스뱅크의 설명이다. 특히 고금리 시기 이자수익 확대 역시 토스뱅크 흑자 전환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도 주택담보대출 성장을 중심으로 양호한 실적을 달성한 모습이다. 카카오뱅크의 올 3분기 누적 순익 2천79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천25억원)보다 무려 37.9% 증가한 수치다.  

 

이는 낮은 금리 경쟁력을 무기로 한 주담대가 카카오뱅크의 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월 주담대는 출시한 이후 줄곧 3%대의 금리로 고객들을 대거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8월 말 주담대(전월세대출 포함) 잔액은 약 19조3천17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말(17조3천223억원)과 비교하면 1조9천950억원(11.5%) 늘었다.

 

반면 케이뱅크는 3분기 누적 38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지만, 전년동기에 비해선 46% 줄었다.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제휴로 고객 수를 늘리면서 올리던 수수료 수익이 가상자산 가격 하락으로 실적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 돌아온 '엉클 조'...15대 은행연합회장 조용병

 

국내 금융권의 대표 유관기관인 은행연합회의 15대 회장에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1일 공식 취임했다.

 

통상적으로 은행연합회장은 금융당국과의 원할한 소통을 위해 관 출신 인사들이 주로 맡아 왔다. 그러나 조 회장은 은행장과 금융지주 회장을 거친 경력을 높게 평가받아 6년 만에 민간 출신으로 회장직에 올랐다. 신한금융 출신이 은행연합회장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57년 생인 조 회장은 대전고, 고려대 법대, 핀란드 헬싱키경제대 대학원 MBA를 졸업했다.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2022년 신한금융지주 회장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오로지 신한에만 몸담은 '신한맨'이다.

 

특히 조 회장은 신한금융지주 회장 취임 첫해인 2017년 말 426조원 규모의 신한금융 총자산을 200조원이 넘게 늘리면서 능력을 입증했다. 같은 기간 지주사의 당기순이익 역시 2조원 가까이 늘었다.

 

아울러 그는 '엉클 조'라는 별명답게 직원들과 거리낌 없이 어울리는 행보를 보여, 그가 내세운 소통의 경영철학과도 일맥상통해 내부 직원들의 평가도 좋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 3연임을 앞두고 갑작스레 신한금융지주에서 용퇴를 결정했는데, 은행권 등에 따르면 이는 조 회장이 금융당국 및 윤 정부와의 조율이 있었던 것으로 보는 견해가 대체적이다.

 

◆ 정부 억제책에도 매년 기록 경신...가계부채 사상최대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에도 불구, 우리나라 올 3분기 가계부채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1천875조원을 넘어서면서 1년 만에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3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전 분기 말보다 14조3천억원이 늘어난 1천875조6천억원으로, 이는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9월 말(1천871조1천억원) 기록을 4조원 넘게 웃도는 규모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사용 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부채를 의미한다.

 

여기서 3분기 주담대 잔액은 직전 분기 대비 17조3천억원 늘어난 1천49조1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실상 주담대가 가계부채 증가를 끌어올린 셈이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에 이어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를 중단하는 등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억제책에도 가계부채의 증가는 계속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변동금리 대출의 DSR 산정 시 향후 금리 상승 가능성을 감안해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를 적용하는 제도인 '변동금리 스트레스 DSR'에 대한 세부 방안을 이르면 이달 중 발표할 계획이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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