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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0대 뉴스-유통·소비자] 과열된 이커머스 '배송戰·구조조정' 초래…위축된 소비에 '물가안정' 압박 고조 外

 

【 청년일보 】 올해 유통가는 온라인쇼핑 일상화, 소비 위축, 앤데믹으로 다사다난한 시간을 보냈다.


온라인쇼핑의 일상화로 이커머스 기업들은 빠른배송 전쟁을 시작했고, 소비트렌드에서 멀어진 홈쇼핑·마트업계에서는 희망퇴직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소비 위축은 PB제조·유통업체와 SPA브랜드에게 호재로 작용했지만, 식품·제분업계는 물가안정 압박과 원재료가 상승 사이에서 고단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반면, 앤데믹은 움츠러들었던 식품·뷰티·패션업계가 오프라인 행사를 재개하는데 영향을 미쳤고, 고전하던 백화점업계에는 리뉴얼 단행의 시발점이 됐다. 

 

◆ "택배는 속도전"…이커머스는 '배송전쟁' 중


올해 치열한 이커머스업계는 '빠른배송' 경쟁으로 다시 한번 과열됐다. 더욱이 이 경쟁에 온라인 거래 확대를 내세운 제조사들까지 참여하면서 과열된 흐름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익일·당일·새벽배송 등 '빠른배송' 서비스는 쿠팡·SSG·네이버 등 온라인유통사 사이에서 주요 경쟁 요소였다. 특히, 쿠팡이 '당일·새벽배송'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하면서 대부분의 온라인유통사들도 빠른배송 서비스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이달에는 빠른배송 경쟁에 식품제조사인 CJ제일제당과 오프라인 매장 중심이었던 다이소까지 뛰어들었다.


CJ제일제당은 계열사인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자사몰 'CJ더마켓'에서 일부 상품에만 제공되던 익일배송 서비스를 전 상품군으로 확대했다. 같은달 다이소 역시 자사몰 '다이소몰'을 리뉴얼하며 한진택배를 통해 익일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러한 빠른배송 서비스 증가에는 물류업계가 앞다투어 구축한 풀필먼트센터가 영향을 미쳤다. 풀필먼트센터는 상품 보관·포장·배송을 한번에 제공하는 통합 물류센터다. 배송 전과정이 한곳에서 이뤄지며 최근에는 자동화 시스템까지 도입돼 새벽·익일배송이 가능해졌다.


◆ "희비 엇갈린 유통업계"…'쿠팡' 대박행진 '11번가·마트·홈쇼핑' 구조조정


이커머스 기업 간 양극화 심화, 소비트렌드 변화 등으로 올해 유통업계는 각각 상반된 성적표를 받았다.


올해 가장 좋은 성적을 받은 건 이커머스 강자 쿠팡이었다. 쿠팡은 유료회원제인 '와우회원'과 새벽·당일배송 서비스 등으로 소비자를 흡수,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덕에 쿠팡의 영업이익은 올해 1분기 1억677만 달러, 2분기 1억4천764만 달러, 3분기 8천748만 달러를 기록하며 연간 흑자에 가까워졌다. 이에 더해 이달 19일에는 글로벌 명품 플랫폼 '파페치'를 인수하는 등 외연확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반면, 이커머스 기업 '11번가'와 마트·홈쇼핑업계엔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닥쳤다. SK그룹의 11번가는 지난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적자를 면치 못하다, 지난달 결국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온라인쇼핑 강세에 입지가 좁아진 롯데마트와 편의점 GS25 운영사 GS리테일도 지난달 희망퇴직을 선택했다. 이에 더해 롯데홈쇼핑도 지난 9월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추운 겨울을 나고 있다.

 

 

◆ 물가 상승에 '짠테크' 열풍…배달앱 '주춤' PB·SPA '호황'


공공요금·식료품·외식 등 광범위한 부문에서 물가가 상승하자, 최대한 돈을 쓰지 않는 '짠소비' 열풍이 올해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올해는 첫달인 1월부터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5.2% 올랐으며, 그 여파로 서울 기준 대표 외식품목 평균 가격은 10.8% 상승했다.


이에 더해 지난 4월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고심하던 프랜차이즈들이 잇따라 가격을 인상해 다시 한번 물가가 휘청였다. 지난 4월 햄버거·피자·치킨 등 외식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4.6배, 3.3배, 1.8배 증가했다.


이렇듯 연이어 물가가 상승하자 소비자들 사이에선 소비를 최대한 줄이는 '짠테크(짜다+재테크)'가유행하기도 했다.


짠테크는 팬데믹 기간 급격히 성장한 배달앱들에게 직격타가 됐다. 소비자 분석 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배달앱'에 따르면 감소세를 보이던 3대 배달앱 결제추정금액은 지난달 3년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3대 배달앱에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가 포함된다.


한편, 유통사들은 '최저가' 상품 확보·판매에 열을 올렸다. 이커머스와 대형마트들은 앞다투어 PB(자체상품)을 출시했고, 편의점에선 가성비를 강조한 도시락을 선보였다.


더불어 패션업계에선 SPA브랜드가 강세를 보였다. 이랜드의 SPA 브랜드 '스파오'의 경우 지난달 기준 전년 대비 매출이 25% 성장했으며, 신성통상의 '탑텐'은 역대 최대 실적인 약 9천억 원 매출을 전망하고 있다.

 

◆ '물가안정' 외친 정부·안정 없는 '고금리·원재료가'…"답답한 식품업계"


올해 식품업계는 정부의 물가안정 압박과 전쟁·이상기후로 인한 원재료 가격 상승 및 고금리 장기화 사이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지난 4월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프랜차이즈 업계의 잇따른 가격 인상에 스타벅스, 롯데GRS, 교촌치킨, bhc, BBQ 등과 간담회를 열고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했다. 이어 지난 6월에는 CJ제일제당·대한제분 등 제분업계와 간담회를 갖고 밀가루 가격 안정을 촉구했다.


농식품부의 식품업계 릴레이 방문은 연말까지 이어졌다. 지난달 농식품부는 동서식품·롯데칠성음료·삼양식품·오리온 등을, 이달에는 CJ제일제당·풀무원 등을 방문해 물가안정 동참을 요구했다.


계속된 정부의 압박에 결국 식품업계들이 하나둘 가격을 인하하기 시작했다. 지난 6월 삼양식품·농심·오뚜기 등 라면제조사와 롯데웰푸드·뚜레쥬르·파리바게트 등 제과·제빵제조사들이 가격을 인하했다.


반면, 올해 식품업계는 전쟁·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가격 상승과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금리 장기화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쟁·이상기후로 인한 불안정한 수급은 안정적인 원재료 확보가 필수인 식품업계에게 큰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또한, 고금리 기조는 원료 수입이 많은 식품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데에도 악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 BBQ·교촌·bhc, 숨 막히는 국내시장…숨통 틔인 해외시장


올해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물가안정 압박과 해외 시장 확대라는 고비와 순풍을 동시에 경험했다.


그간 BBQ·교촌·bhc 등 치킨업계 시장점유율 상위 기업들은 가맹점수 증가에 따른 점포별 매출 감소와 신생 치킨 프랜차이즈 난립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었다. 여기에 정부의 물가안정 압박까지 더해져 고심이 더욱 깊은 한해였다.


반면, 해외시장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좋은 흐름을 보였다. K-푸드와 K-치킨의 인기가 유지되면서 탄탄한 인지도를 구축했고, 그덕에 매장수 확대에서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었다.


특히, BBQ는 올해 해외에서 유독 좋은 성적을 거뒀다.


미국 전체 50개주 중 26개주에 매장을 세우며, 미대륙 절반 이상에 이름을 알렸고 이를 발판 삼아 파나마·코스타리카 등 북중미까지 진출했다. 이에 더해 동남아시아에서도 매장을 늘리면서, 올해만 전세계에서 약 200개의 신규 매장을 확보했다. 그 결과 현재 BBQ는 57개국에서 7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비교적 늦게 해외진출을 시작한 교촌과 bhc도 자츰 매장수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교촌은 대만에 2차례에 걸쳐 추가 매장을 오픈했고, 미국 하와이에도 진출하며 미대륙 공략에 기틀을 다졌다. 반면, bhc는 올해 대만·태국의 현지 업체와 마스터프랜차이즈 협약을 체결하는 등 동남아를 중심으로 신규 매장을 오픈했다.


◆ "같은 무설탕인데"…식품업계 강타한 '제로슈거'와 '아스파탐'


올해 식품업계는 '제로슈거' 인기와 '아스파탐' 논란이 공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건강'이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며, 음식 성분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는 올해도 꾸준히 늘었다. 그 영향으로 즐겁게 건강을 지키는 '헬시플레저'와 오늘도 운동을 완료했다는 '오운완 첼린지'가 인기 키워드로 주목받았다.


이에 주류·제과기업들은 설탕을 첨가하지 않은 '제로슈거' 상품을 꾸준히 출시했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는 각각 제로슈거 소주 '진로'와 '새로'를, 롯데웰푸드와 오리온 등도 무설탕 다과를 선보였다.


특히, 트렌드를 반영한 '제로슈거' 상품은 주류업계에 좋은 실적을 안겨줬다. 하이트진로가 기존 소주를 리뉴얼해 출시한 제로슈거 '진로'의 판매량은 출시 3개월만에 전월 대비 9% 증가했고, 롯데칠성의 '새로'는 출시 7개월만에 누적 판매 1억 병을 돌파했다.


그러나 얼마 못가 식품업계에 호재로 작용했던 '제로슈거' 열풍은 큰 위기로 변했다.


지난 7월 세계보건기구(WHO)가 설탕 대체 인공 감미료인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식품업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소비자 사이에서 '아스파탐' 공포가 퍼지며 제로슈거 탄산과 막걸리 상품들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다행히 해당 이슈는 "소량 섭취 시 무해하다"는 식품 전문가들의 소견으로 점차 수그러들었다.

 

 

◆ "굿바이 코로나"…일년 내내 유통가는 '팝업스토어' 오픈


올해 유통가는 한집 걸러 한집이 팝업스토어를 열 정도로 소비자 접점 확대에 총력을 기울였다.


지난 3년여간 유통업계는 팬데믹으로 조용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거리두기로 인해 그간 진행하던 오프라인 행사를 SNS 홍보 등으로 전화해야 했고, 이에 따라 자사 제품을 노출시킬 기회도 줄어들었다. 더욱이 뷰티·패션업계는 자택근무와 마스크 의무 착용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반면, 올해 앤데믹이 선언되면서 유통가는 모처럼만에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팝업스토어·패스티벌·시식회 등 오프라인 행사를 통한 소비자 접점 확대가 쏟아져 나왔다.


특히, 팝업스토어는 올해 유통가가 가장 선호한 오프라인 행사 중 하나였다. 오랜기간 온라인 공간에 머물렀던 소비자들이 오프라인에서의 새로운 경험에 높은 관심을 보임에 따라, 유통가들이 뚜렷한 컨셉과 이색적인 인테리어로 무장한 팝업스토어가 줄지어 열었다.


지난 14일 KDI경제정보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성수동'에서만 메주 새로운 팝업스토어가 수십개씩 열렸다. 또한 리서치 플랫폼 캐릿의 조사 결과 Z세대 중 97.2%가 팝업스토어에 방문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백화점은 변신 중"…코로나 실적 부진 돌파구 '리뉴얼'


올해 백화점업계는 코로나19가 촉발한 침체기를 극복하기 위해 입점 브랜드와 콘텐츠에 변화를 주는 대대적 리뉴얼을 단행했다.


올해도 백화점업계는 코로나19로 온라인쇼핑이 일상화되고, 팬데믹 보복심리로 반짝했던 명품소비마저 줄어들면서 저조한 실적을 이어갔다. 이에 더해 고금리·고물가로 소비 침체까지 장기화되면서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에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3사 MZ세대 겨냥 신규 브랜드 이점, 소비자 유입 위한 복합문화공간 조성 등을 중심으로 새단장에 나섰다.


그 일환으로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의 양패션관 '뉴스트리트(NEW STREET)'에 MZ세대를 겨냥한 신규 브랜드를 입점했고, 뉴컨템포러리 브랜드 매장을 늘려 이미지 변신에 들어갔다.


현대백화점의 경우에는 올해 '디즈니스토어'를 지점별로 선보였으며, 더현대 서울이 지난 8월 팝업스토어 성지를 발판 삼아 누적 방문객 1억명을 돌파한만큼 체험콘텐츠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역시 MZ사이에서 인기 있는 성수동·연남동 일대 음식점을 유치하며 쇼핑 이외의 콘텐츠로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냉탕·온탕 오간 뷰티업계"…올리브영 '과장금↓'·아모레·LG생건 '일본서↑'


올해 뷰티업계는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CJ올리브영(이하 올리브영)은 올해 시작을 매서운 질타로 시작했다. 지난 2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지위남용'과 '갑질논란' 등을 이유로 올리브영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올리브영은 지난 2019년부터 '올영픽' 등 자사 판촉행사에 참여한 업체들에게 이후 2개월간 경쟁 업체 행사에 참여하지 않을 것을 요구했다. 더불어 행인 행사를 이유로 납품가 인하를 요구했다는 의심도 받았다.


이에 업계내에서는 CJ올리브영이 뷰티업계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만큼 과징금 역시 상당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당시 거론된 예상 과징금은 5천800억원에 이르렀다.


그러나 세간의 예측과 달리, 공정위가 올리브영의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에 대한 뚜렷한 파단을 내리지 않으면서 과장님은 19억원 가량으로 대폭 줄었다.


국내 뷰티업계 양대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도 급간한 중국 내 매출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올해를 어렵게 시작했다. 그러나 양사가 중국 대체 시장 중 하나로 선택한 일본에서 좋은 호응을 얻기 시작하면서 어두운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었다.


◆ ESG 의무공시 도입…'지속가능보고서' 준비로 바쁜 유통가


올해 유통가에서는 수많은 ESG 준수 사항을 담은 '지속가능보고서'가 쏟아져 나왔다.


지난 2021년 금융위원회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의무화'를 오는 2025년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었다. 별도의 기관을 설립해 평가기준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작성한 기업의 ESG보고서를 공시하겠다는 방침이었다.


여기에는 EU(유럽연합)를 중심으로 국제사회에서 ESG가 제도화되는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기업들 또한 이를 대비해야 한다는 측면이 반영됐다. 실제로 유럽 기업들 사이에서는 원재자 납품업체를 선정할 때 해당기업의 ESG 준수 정도를 평가하는 사례가 늘고있다.


당초 공시 도입 예정이었던 2025년이 다가옴에 따라, 올해 유통업계 기업들은 앞다투어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했다. 더불어 기업의 ESG 활동을 알리는데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편, 지난 10월 금융위원회는 재계의 요구에 따라 ESG 공시 위무화 도입 시기는 오는 2026년 이후로 연기했다. 재계는 공시 준비 부담과 주가 영향 가능성 등을 이유로 의무화 연기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 청년일보=오시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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