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금융업도 AI 활용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미지=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0206/art_17074470119806_89a6d0.jpg)
ChatGPT 등장으로 촉발된 생성형(generative)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이하 AI) 열풍으로 금융업도 AI 활용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분야이다. AI는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 등으로 업무 효율화 및 수익성 향상에 기여해 전통적인 금융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킬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은행, 증권, 보험사의 AI 활용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미래금융 핵심 먹거리 'AI'...은행권 주도권 경쟁 본격화
(中) "업무 효율성 극대화"...증권업계, AI 기반 서비스 '봇물'
(下) "AI 기반 디지털 서비스"...보험사 핵심 경쟁력 강화에 '필수'
【 청년일보 】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인공지능(AI) 기술 활용에 한창이다. 투자 콘텐츠와 투자 자문 서비스는 물론 신입사원 교육, 영업현장을 지원할 금융상품 설명에 이르기까지 AI를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고 있다.
생성형 AI의 대표주자인 챗GPT를 활용, 종목을 분석하고 해외 리포트를 번역하는 등 AI가 기존 직원들이 하던 일을 대체할 준비도 시작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AI 활용이 비용 절감과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움직임은 더욱 확산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잘못된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주어진 질문에 사실이 아닌 내용을 제공할 경우 주식투자에서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직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상품 설명 및 뉴스번역 등 보조업무까지 '척척'...AI에 푹 빠진 증권가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AI 기술을 활용한 해외주식 실시간 번역 및 요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B증권은 AI 로봇이 미국 상장회사들의 공시정보를 분석해 제공하는 'KB로보뉴스'를 최근 선보였다. KB로보뉴스는 번역이나 정보수집 차원을 넘어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 분석결과와 금융정보를 활용한 가상투자 결과 리포트를 동시에 제공한다.
삼성증권은 AI 기술을 적용한 가상인간 애널리스트를 선보였다. 현업에서 활동 중인 애널리스트의 생김새와 목소리 등을 복제한 버추얼 애널리스트가 주간 시장전망과 투자 리포트를 전달한다.
한국투자증권도 버추얼 애널리스트 한지아가 등장하는 유튜브 콘텐츠 '쇼미더 리포트'를 통해 리서치보고서 핵심내용을 3분 분량 영상으로 전달하고 있다. 최근엔 AI 기반해 출시한 리서치 서비스 'AIR'(AI Research)가 그 동안 증권사들이 발견하지 못한 523개 중·소형주를 발굴해 주목받았다.
AI와 빅데이터 기술이 접목된 투자서비스도 활발하다.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은 자사 MTS를 통해 AI 기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지난 2015년 업계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RA) 사업을 시작하는 등 관련 사업에 적극적인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선보였다.
삼성증권은 2022년 AI 주식 포트폴리오 서비스 '주식굴링'을 론칭했고, 키움증권은 지난 2021년 자체 개발한 AI '키우GO 알고리즘'을 통해 자산배분랩 등 적용분야를 넓히고 있다.
AI는 지점 영업현장에서 직원들의 업무를 보조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AI 기술을 접목한 금융상품 설명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금융상품의 불완전판매를 예방하고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고자 추진됐다.
금융상품 관련 텍스트를 시스템에 입력할 경우 AI 기술로 구현된 가상인간이 해당 내용을 설명한다. 영업 직원은 금융상품 판매 시 대면설명과 함께 해당 AI 설명 콘텐츠를 활용한다.
AI가 기본적인 설명부담을 덜어줌에 따라 영업직원은 핵심사항을 강조하거나 추가적인 질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등 고객 맞춤형 상담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증권사 신입사원 교육에도 AI가 등장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KT와 함께 개발한 공채 신입사원을 위한 교육시스템에 AI와 데이터 실습과정을 추가했다.
신입사원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것으로 직접 AI 기술을 구현하면서 아이디어를 얻고 업무 효율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취지라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진화된 AI 기술은 고객이 미처 알아채지 못한 니즈까지도 파악할 수 있기에 투자 자문은 물론 이를 접목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증권사의 AI 서비스는 향후 모든 사업분야의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KB증권은 지난달 8일 생성형 AI 기반 맞춤 투자 정보를 알려주는 ‘스톡(Stock) GPT’ 서비스를 임직원 대상으로 오픈했다. [사진=KB증권]](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0206/art_17074477370165_635321.jpg)
◆ 인공지능(AI) 활용 서비스 활발...챗GPT 기반 대화형 서비스는 ‘아직’
최근에는 생성형 AI의 대표주자인 챗GPT를 활용, 종목을 분석하고 해외 리포트를 번역하는 등 기존 사람이 하던 일을 AI가 대체하기 시작했다.
챗GPT는 Open AI사가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사용자가 질문을 던지면 그에 대한 답변을 생성해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앞다퉈 투자관련 AI 기술개발을 핵심 경영전략으로 내걸고 있다.
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모든 사업부문에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비즈니스 전반을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도 새해 디지털 혁신을 더욱 과감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하면서 리서치 품질 향상을 위한 생성형 AI 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 상반기 생성형 AI기술을 활용한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탑재해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최초로 생성형 AI 기술을 이용해 고객의 투자 스타일과 선호도, 시황, 투자정보 등을 정밀하게 분석해 투자조언을 제공하는 초개인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전에는 증권사들의 AI 기술활용은 주로 투자성향과 테마 등 카테고리를 분류한 뒤 관련 보고서와 종목을 추천하는 데 그쳤다.
미래에셋증권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투자자 성향에 맞는 자산 배분안 제시, 고객의 투자패턴과 AI가 추천하는 포트폴리오를 비교·분석할 전망이다.
하나증권도 올 1분기 중 ‘PB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PB 플랫폼’은 PB(프라이빗뱅커)의 고객관리 서비스와 AI 기반 알고리즘 투자전략을 결합한 자산관리 서비스다. AI를 활용해 투자자 성향과 종목을 분석한 뒤 PB가 투자전략을 추천, 상담을 제공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GPT뉴스레터’를 발표했다. 전일 장 마감 기준 조회수 상위 10개 종목 관련 뉴스의 핵심내용을 정리해 제공하는 서비스로, 핵심내용을 키워드로 추출해, 투자자들이 이슈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회사는 향후 사용자 피드백을 통해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8월부터 개발해 온 ‘AI 애널리스트’를 PB 대상으로 활용하고 있다. 전세계 120개국 상장 종목의 분석정보를 대화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PB들은 이를 고객 자산관리에 활용, 데이터 분석 시간을 단축하고 AI 기반 투자 인사이트를 실시간으로 확보 가능하다.
KB증권은 지난달 8일 임직원 대상으로 선보인 대화형 AI 서비스 ‘스톡(Stock)GPT’를 선보였다. StockGPT는 이용자가 궁금한 투자정보를 질문하면, 이에 대한 답을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일례로 ‘AI 업종 내 현재 상승세에 있는 종목을 알려줘’라고 물으면, 현재 주식시장 흐름과 이슈, 최신 경제 트렌드 등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답을 제공한다.
이처럼 증권사들의 투자정보와 뉴스레터 서비스는 잇따라 나오고 있지만, 자연스럽고 정확성을 장착한 대화형 AI 서비스가 출시되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거짓 정보를 사실처럼 말하는 환각 등, 감안해야 할 부작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KB증권 관계자는 “금융사 입장에서 제일 걱정되는 부분은 고객이 물어봤을 때 잘못된 데이터를 주는 것”이라며 “스톡GPT를 개발할 때도 (챗봇의) 거짓말을 제거하는 것이 기술상 구현하기 쉽지 않지만, 최대한 없애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부적으로 몇 가지만 고치면 2월말에서 늦어도 3월 중순 정도에 고객 대상으로 배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헀다.
아울러 데이터 보안 이슈도 고려해야 한다. 개발과정에서 내부 기밀 데이터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게 유출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업 정보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챗GPT 등 생성형 AI 사용을 금지한 바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가 기업 내부 데이터를 활용해 GPT 서비스를 만드는 사례는 거의 없기 때문에 데이터 유출 문제는 거의 없을 것이라 본다”며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소지가 있어 조심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