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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가상 경계 허문 'FOOH'…"AI 활용 가이드라인 필요"

'옥외광고' OOH와 '가짜' Fake 합성어…'초현실주의 광고'
AI 기술발전에 따른 허위 기반 콘텐츠…"국제적 합의 필요"
"알고리즘 편향은 사회 분열 및 소수자 차별 심화 우려"

 

【 청년일보 】 최근 대형 속눈썹이 달린 지하철이 등장하고 거대한 명품백이 프랑스 파리 도로를 질주하는 등 'FOOH(가상 옥외광고)'를 이용한 광고기법이 주목받고 있다.

 

'FOOH'는 옥외광고를 의미하는 'OOH(Out Of Home)'와 가짜를 뜻하는 'Fake'(혹은 Faux)의 합성어로, 컴퓨터 그래픽을 합성한 초현실주의 광고를 말한다.

 

FOOH는 실제로 존재하는 명소나 일상적인 공간에 정교한 그래픽 이미지(CGI) 기술을 입혀 제작돼 마치 실제 이벤트가 발생한 듯 보여 소셜미디어에서 주목받고 있다.

 

FOOH는 디지털 아티스트이자 필름메이커로 활동 중인 이안 패드햄(Ian Padgham)의 작품으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안은 본인과 아내의 작품이 화재사고로 인해 작품을 몽땅 잃어버린 사건이 발생한 이후 3D 그래픽, 모션 디자인, 스톱모션 등 다양한 컴퓨터 기술을 활용해 작품을 완성시키면서 디지털 작업물에 대한 노하우를 쌓았다.

 

그의 첫 작품인 와인으로 유명한 보르도(Bordeaux) 지방의 기차를 레드와인 병으로 바꾼 영상을 시작으로, 지난해 7월에는 화장품 브랜드 메이블린(Maybelline)의 래쉬 센세이셔널(Lash Sensational) 마스카라 캠페인을 공개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상에서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그는 속눈썹이 달린 지하철이 지나가며 벽면에 있는 대형 마스카라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모습을 연출했으며, 해당 캠페인은 인스타그램에 공개된 후 7천615만뷰와 300만에 가까운 '좋아요'를 받기도 했다.

 

해당 영상을 접한 해외 누리꾼들은 "정말 아름답네요!!", "잠깐만, 네가 한 짓이야? oh my god 나는 한동안 그것이 진짜라고 믿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한, 명품 브랜드인 '자크뮈스'의 핸드백들이 대형 트램으로 둔갑해 자동차처럼 시내 도로를 시원하게 가로지르는 모습과 유람선과 함께 물 위를 유영하는 등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이외 글로벌 코스메틱 브랜드 로레알파리는 거대한 립스틱이 아스팔트 도로 위를 달리며 빨간색 자국을 남기는 영상을 공개하면서 해당 립스틱의 특징을 홍보했다. 런던의 축구 클럽 FC(Chelsea FC)도 나이키가 출시한 거대한 이튼 블루(Eton blue) 유니폼이 런던의 랜드마크 타워 브리지에 걸려 바람에 휘날리는 모습을 구현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는 별도의 촬영없이 카피와 슬로건부터 이미지, 비디오 편집, 음악 및 보이스까지 모두 AI 스튜디오를 통해 제작된 사례도 있다.

 

올해 초 롯데는 갑진년 새해를 맞이해 생성형 AI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롯데는 해당 영상을 '국내 최초의 생성형 AI 광고'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렇듯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초현실주의 영상이 긍정적인 영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영상 내 CG(컴퓨터 그래픽)로 제작된 내용을 허구라고 명시하지 않아, 실제 현실에 존재하는 장소라고 오인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2021년 이안 패드햄의 첫 작품인 거대한 와인 전차가 보르도 부르스 광장을 달리는 모습에 많은 이들이 속았고, 급기야 프랑스 교통당국이 SNS에 "보드로에는 병 트램이 운행되지 않는다"고 해명하는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무분별하게 양산되는 가짜 뉴스, 딥 페이크 등으로 인해 '진짜' 콘텐츠의 파악이 점차 어려워지는 게 사실이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엑스(X·옛 트위터) 등 주요 SNS 플랫폼은 AI 사용 여부와 관계 없이 합의되지 않은 과도한 노출, 사기, 저작권 위반, 의도적으로 조작된 콘텐츠 등은 대부분 금지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이들 플랫폼은 기본적으로 AI가 생성한 콘텐츠를 허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허위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를 마냥 옳다고 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달 21일(현지 시간) 유엔 회원국들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총회를 열고 AI의 안전한 사용에 관한 국제적인 합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Linda Thomas-Greenfield) 주 유엔 미국대사는 총회 연설에서 "딥페이크와 같은 AI가 생성한 콘텐츠는 정치적 논쟁의 진실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고, 알고리즘의 편향은 사회분열과 소수자 차별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안전한 사용에 관한 국제적인 합의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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