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중구 락앤락 본사 앞에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 락앤락지회가 개최한 '오체투지' 시위에서 노동자들이 사측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0623/art_17175530510566_b11af2.jpg)
【 청년일보 】 락앤락으로부터 부당 해고를 통보받은 노동자들이 집회를 열고 사측을 규탄했다.
5일 오전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 락앤락지회는 서울시 중구 락앤락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부당 해고 조치 철회와 원직 복직을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발언에 나선 박영준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장은 "락앤락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국민 기업'이었지만, 중국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니티)에 인수된 이후로 '깡통'이 돼버렸다"라며 "사측은 '경영상의 이유'를 들며 당연한 해고라고 말하지만, 막상 경영상의 합리적인 이유는 단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라고 질타했다.
이어 "아무런 이유 없이 회사 문을 닫고, 정리해고하고, 구조조정에만 혈안이 돼 있는 곳이 바로 락앤락과 어피니티"라며 "건실한 국민기업이었던 락앤락은 중국계 투기자본 어피니티에 인수된 후부터 심각한 경영 불안을 겪어왔으며, 회사가 정상화될 때까지 계속해서 투쟁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5일 서울 중구 락앤락 본사 앞에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 락앤락지회가 연 '오체투지' 시위에서 손세호 락앤락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0623/art_17175531411757_5eb5da.jpg)
이어 발언에 나선 손세호 락앤락지회장은 "락앤락은 작년 11월 안성사업장에 대한 일방적 외주화를 결정하고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이 과정에서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은 30여명의 직원에 대해 올해 1월 31일 부당 해고를 강행했다"며 "이와 관련해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이하 경기지노회)는 지난 5월 27일 락앤락이 행한 해고가 부당 해고라고 인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당 해고에 관한 사실을 정부 기관에서 확인해줬지만, 어피니티는 정부를 무시하고 그 어떤 조치나 후속조치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라면서 "경영 상황이 어렵다는 락앤락은 10억원에 가까운 돈을 들여 유명 배우와 가수를 홍보 모델로 사용하고, 희망퇴직으로 비워진 자리를 기존보다 더 높은 연봉의 직원들로 새롭게 채용하고 있다"라고 질타했다.
손 지회장은 "희망퇴직 협박 등으로 조합원을 줄이는 노조탄압은 부당노동행위"라며 "정부는 락앤락 뒤에 중국 자본(어피니티)과 김앤장이 있어서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5일 서울 중구 락앤락 본사 앞에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 락앤락지회가 개최한 '오체투지' 시위에서 부당 해고 당사자인 박동근 락앤락지회 조합원이 규탄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0623/art_1717553170969_30c716.jpg)
또한 부당 해고 당사자인 박동근 락앤락지회 조합원은 "락앤락에 입사해 물류담당 업무를 수행해온 평범한 임직원"이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그는 "락앤락에 입사해 열심히 일했고,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일을 하고 싶다고 한 사실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락앤락은 납득할 만한 설명도 없이 무작정 해고를 단행했다"며 "락앤락은 경기지노위의 30일 이내 복직 및 임금 지급 결정조차 무시하고 당사자와 단 한 번도 대화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법대로 하겠다는 입장만 노동자 측에 통보한 게 전부"라고 비판했다.
시위에 참석한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해외 투기 자본은 우리 사회에서 내몰아야 할 대상"이라며 "사모펀드의 목적은 기업을 성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알짜를 빼 먹고 껍데기만 남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 대표는 "락앤락은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었던 제품을 만들던 기업임에도 사모펀드가 들어와 제대로 된 일을 할 수 없는 곳으로 만들었다"며 "더 이상 잘못된 자본의 악행을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노조 측은 락앤락 본사 앞에서의 규탄 기자회견에 이어 사모펀드 어피니티가 위치한 종각역까지 오체투지(五體投地) 행진도 진행했다.
![5일 서울 중구 락앤락 본사 앞에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 락앤락지회가 연 '오체투지' 시위에서 노동자들이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위치한 종각역 일대까지 오체투지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0623/art_17175532173412_8b5473.jpg)
한편, 락앤락은 작년 11월 6일부터 안성공장 직원을 대상으로 '경영상의 이유'를 근거로 안성사업장의 외주화를 진행하는 한편 가동 중단을 통보하고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락앤락은 올해 1월 2일 희망퇴직을 받아들이지 않은 직원 31명을 정리해고하고 해당 자리에 계약직 30여명을 투입했다.
정리해고된 노동자들은 지난 2월 경기지노회에 부당 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했다.
이에 경기지노회는 지난달 26일 "(락앤락의 주장과 같이)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이 존재하지 않고, 해고 당사자 선정에 합리성이 없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4조의 경영상 해고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25명의 잔류자와 4명의 전환배치 대상자를 선정해 정리해고 대상에서 제외했는데, 사용자 측은 각 항목의 구체적인 내용과 평가기준 등에 대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설명을 하지 못하고, 그러한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경기지노회는 "사용자가 올해 1월 31일 근로자들에게 행한 해고는 부당 해고임을 인정한다"며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5월 27일)로부터 30일 이내에 근로자들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 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고 락앤락에게 명령했다.
한편 락앤락은 경기지노회의 판결과 관련해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에 항소를 진행한 상태다.
락앤락 관계자는 "경기지노회의 판결을 존중하며, 중앙노동위원회의 판단을 기다릴 것"이라는 반응만 내놓았다. 또한 오늘 본사 앞에서 열린 노조 측의 시위에 락앤락 측 관계자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