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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스타트업 전성시대…식품업계, 직원 아이디어로 신사업 개척

농심, 2018년부터 사내 스타트업 적극 지원…사업성 인정받은 3개 팀 정식 부서 편성
CJ제일제당, 사내 벤처 통해 신제품 출시…MZ세대 직원 '도전·아이디어' 사업화 이어져
롯데웰푸드, 사내 벤처 1기 '모바일 게임' 사업 목적으로 창업…실패해도 재입사 보장

 

【 청년일보 】 식품기업들이 사내 스타트업 활성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창의적 인재를 후원하고 미래 먹거리 사업까지 확보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최근 식품기업들의 사내 스타트업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향후 전망도 밝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농심은 사내 스타트업 'N-Start'(이하 엔스타트) 4기에서 개발한 '반려견 영양제' 3종과 막걸리 '꿀꽈배기맛주' 제품을 출시했다.


농심이 지난 8일 출시한 반려견 영양제는 '반려다움' 브랜드로, 각각 반려견의 관절, 눈, 장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반려다움 조인트 서포트', '반려다움 클리어 아이즈', '반려다움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으로 구성됐다. 


'꿀꽈배기맛주'는 10일부터 편의점 CU를 통해 출시됐다. 농심 스낵 '꿀꽈배기' 브랜드를 활용해 전통주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세대에게 친숙함을 주고, 국내산 꿀과 과실향을 맛볼 수 있는 막걸리다. 


농심은 임직원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해 신사업 가능성을 빠르게 테스트하고, 사업형 인재와 창의적 조직문화 육성을 위해 사내 스타트업 엔스타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이 내부역량을 활용해 새로운 비지니스를 제안하고 리더가 돼 직접 추진할 수 있다. 아이디어가 선정된 팀은 회사로부터 사업화 예산, 스타트업 육성 전문가 멘토링 등을 지원받으며 본인들의 사업을 구체화하게 된다.


특히 농심의 사내 스타트업에서 가장 큰 성과는 스마트팜으로 꼽힌다. 앞서 농심의 스마트팜 연구는 1995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농심은 포테토칩 등 스낵 생산에 활용할 감자 품종 연구를 위해 강원도에 '감자연구소'를 설치하고, 다양한 작물 연구활동을 진행했다. 


이후 2008년 안양공장에 파일럿 스마트팜을 설치해 수경파, 청경채뿐만 아니라 수경인삼 등 기능성 작물로 연구범위를 확장했으며, 지난 2018년 사내 스타트업 팀을 결성하고 안양공장에 양산형 모델 스마트팜을 설립해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이 결과 2022년 오만에 컨테이너형 스마트팜을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후 UAE,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수출을 시작하며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개척에 도전하고 있다.


실제로 엔스타트 제도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7개팀이 신사업에 도전했으며, 이 중 스마트팜, 건강기능식품, 자사몰 3개 팀은 사업성을 인정받아 사내 정식 부서로 편성돼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 농심 관계자는 "사내 스타트업 중 스마트팜 사업이 가장 잘 됐다"며 "사내 스타트업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 CJ제일제당, MZ세대 직원 '도전·아이디어' 사업화 이어져


CJ제일제당 역시 식품 사내 벤처 '이노백(INNO 100)' 프로그램을 통해 2022년 6월 '식물성 대체유' 전문 브랜드 '얼티브(ALTIVE)'를 론칭했다.


당시 식물성 음료 '얼티브 플랜트유'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목표 대비 60배 이상(펀딩액 3천135만원) 펀딩 모금액을 달성하기도 했다.


2022년 6월 첫 런칭 이후 지금까지 ▲얼티브 오리지널 2종 ▲얼티브 바리스타 1종 ▲비건 커피 2종 ▲얼티브 비건 프로틴 ▲얼티브 프로틴 햇반·맛밤 등을 선보였다. 


이 중 올해 4월 선보인 '얼티브 프로틴 쌀밥맛·밤맛'은 출시 3개월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개를 돌파했다.


이 기간 동안 매출액은 약 30억원으로, 일반적으로 가공식품 신제품이 월 평균 매출 10억원을 달성하면 히트상품으로 불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시장에 빠르게 안착한 것으로 평가된다.


얼티브 관계자는 "이노백 프로그램 운영 취지가 직원들의 도전적이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사업화해 '혁신적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미래준비를 가속화하려는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회사의 전폭적 지지와 지원 하에 자기 주도적으로 새로운 사업에 도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노백' 프로그램은 '혁신에 몰입하는 100일'이라는 의미로, 스타트업처럼 기민하게 움직이며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자는 취지를 담아 도입됐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직원들은 기존 업무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100일간 아이디어 구체화에만 몰입한다. 특히 MZ세대인 입사 3~4년 차 직원들의 관심과 호응이 크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CJ제일제당 MZ세대 직원들의 도전적이고 신선한 아이디어가 사업화로 이어지기도 했다. 


회사는 2022년 '푸드 업사이클링' 사업의 전문 브랜드 '익사이클(Excycle)'을 론칭하고, 스낵 제품 '익사이클 바삭칩' 2종을 선보인 바 있다.


'푸드 업사이클링'은 CJ제일제당의 식품부문 사내 벤처 1호 사업으로 2021년 사업화 승인을 받은 뒤 사내 독립기업(CIC, Company In Company)으로 분리됐으며, MZ세대 직원이 운영하고 있다.


'푸드 업사이클링'은 최근 미국, 말레이시아, 홍콩의 현지 유통채널에 바삭칩 3종(오리지널, 핫스파이시, 트러플)을 출시하며 글로벌 스낵 시장을 공략 중이다.


이와 관련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신사업화하기 위한 최초의 사내 벤처 전용 공간을 신설했다"며 "임직원들의 도전적이고 신선한 아이디어가 실제 사업화로 이어지고 스타트업처럼 기민하게 움직이는 수평적 조직문화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 롯데웰푸드, 사내 벤처 실패해도 재입사 보장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는 이미 2022년에 첫 번째 사내 벤처 '스탠드에그(Stand Egg)'가 독립법인으로 분사했다. '스탠드에그'는 모바일 게임사업을 목적으로 창업했다.


기업에서 진행하는 사내 벤처팀은 해당 기업의 사업모델을 바탕으로 사업화를 추진하는 경우가 일반적인 것에 반해, '스탠드에그'의 사업모델은 모바일 게임을 주 사업으로 설정한 것이 이례적이다.


'스탠드에그'는 분사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손익분기점을 달성했다. 지난해 5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모바일 퍼즐 게임 '고양이정원'의 인앱 상품 결제를 통한 매출과 광고 등을 통한 성과다. 


출시 6개월만에 사용자수 30만명을 돌파한 고양이정원은 추후 소셜 네트워크 게임(SNG) 장르 요소를 추가하며 더 많은 사용자를 유치해 나갈 계획이다.

 

 

이후 지난해에는 두 번째 사내 벤처 '애뉴얼리브(Annual Leave)'가 독립 사업체로 분사해 브랜드 쇼룸과 카페의 복합공간인 'Annual Leave'를 오픈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카페 애뉴얼리브는 브랜드를 지운 브랜드 쇼룸 카페 컨셉을 지향하며, 롯데웰푸드의 다양한 제품을 메뉴 및 굿즈에 자연스럽게 접목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는 사내 벤처 4기에 글로벌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사업을 제안한 '밸류매치' 팀이 차기 사내 벤처 지원사업으로 발탁됐다. 밸류매치 팀은 사업 현실화를 위해 사내 벤처 TFT에 근무하며, 약 1년간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치게 된다. 


초기 사업비용으로 5천만원과 별도 외부 사무공간을 지원받는다. 인큐베이팅 과정 중 평가를 통해 추가 사업 지원비도 최대 5천만원까지 지원된다.


롯데웰푸드는 2021년부터 매년 사내 벤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현재 4기까지 선발해 1기와 2기는 분사, 3기와 4기는 사업 인큐베이팅 과정에 있다.


선발된 사내 벤처팀에는 ▲사업 지원금 ▲별도 외부 사무공간 ▲롯데벤처스 1:1 컨설팅 ▲분사 및 지분 투자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사업이 실패해도 실패장려금을 지급하고 재입사 기회를 보장한다. 실패 경험도 칭찬하고 응원하는 조직 문화를 조성해 임직원들의 용기 있는 도전이 이어지도록 장려하기 위함이다.


아울러 롯데웰푸드 사내 벤처 프로그램의 특징은 '분사'라는 선택지가 있다는 것이다. 분사라는 선택지를 통해 보다 사업에 대한 주인의식을 배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분사했던 2기 '애뉴얼리브'의 경우 수익성 불확실로 지난해 말 사업을 종료하고 사내 벤처 복귀 프로그램으로 재입사했다. 이들은 사내 벤처 운영했던 경험과 오너십을 잘 살려서 현재 마케팅 부서에서 활약 중이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자사 사내 벤처의 경우 임직원의 도전적인 조직문화를 육성하고, 기존 사업과 경계 없는 상품 및 서비스 등을 개발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시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통 식품산업이 한계에 다다른만큼 새로운 먹거리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기업이 신사업을 진행할 때는 고려해야 될 점이 많지만 사내 벤처·스타트업의 경우 그런 부담이 덜해, 기업들도 관련 사업을 육성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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