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30519/shp_1683707844.jpg)
【 청년일보 】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한미사이언스의 최대 주주로 부상하며 한미약품그룹 내 경영권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3일 신동국 회장은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 6.5%를 약 1천644억원에 매수하며 한미사이언스의 지분을 12.43%에서 14.97%로 확대했다.
또한, 신 회장이 100% 지분을 소유한 한양정밀은 3.95%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에 따라 신 회장과 한양정밀의 한미사이언스 총 지분은 18.92%에 달하게 됐다.
이번 지분 매입은 한미약품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복잡한 지형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의 지분율은 기존의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12.46%), 임종훈 대표(9.15%), 임주현 부회장(9.70%), 송영숙 회장(6.16%)보다 높아졌으며, 창업주 가족과의 지분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
특히, 이번 거래는 단순한 지분 매입을 넘어선다. 신 회장과 송 회장, 임 부회장 간에는 향후 이사회 구성과 의결권 행사에 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주주 간 계약이 체결되었다. 이 계약에 따르면 이들 4자는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며, 지분 매각 시 다른 주주에게 우선매수권과 동반매각참여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싸움은 올해 초부터 격화되어 왔다. 송 회장과 임 부회장 모녀는 OCI그룹과의 통합을 추진하려 했으나, 신 회장은 이를 반대하며 임종윤, 임종훈 형제 측을 지지해왔다. 당시 신 회장의 의결권 행사는 형제 측이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신 회장은 7월 3일 기존의 입장을 바꿔 송 회장, 임 부회장과 손을 잡고 '3자 연합'을 구성했다. 이들은 '한국형 선진 경영체제 도입'을 목표로 그룹의 경영구조를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려는 계획을 밝혔다.
최근 한미사이언스의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한 것도 이러한 움직임의 일환이다. 3자 연합은 현재 9명으로 구성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12명으로 확대하려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정관변경과 신규 이사 선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한미사이언스 측은 "회사가 안정을 찾아가는 상황에서 요건을 갖추지 못한 임시주주총회 소집 청구"라며 이를 거부하고 있다.
업계는 신 회장의 이번 행보가 한미약품그룹 내 경영권 구도를 어떻게 재편할지 주목하고 있다. 경영권 갈등이 지속될 경우, 한미약품그룹의 향후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3자 연합은 법원의 허가를 받아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