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허진수 SPC그룹 사장, 담서원 오리온 전무. [사진=각 사]](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206/art_17387398419314_cbd23f.png)
【 청년일보 】 최근 계엄 및 탄핵 정국, 트럼프 2기 시대 개막 등 대내외 경영 환경이 불확실한 가운데, 식품업계 젊은 오너 경영자들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본격적인 오너 3·4세 경영이 막을 올리면서 특히 이들은 해외사업과 신사업 부문에 주력하고 있다.
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허진수 SPC그룹 사장, 담서원 오리온 전무, 신상열 농심 전무,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상무 등이 대표적인 오너 3·4세다.
◆ 식품업계, 오너 3·4세 'K-푸드' 영역 확장 총력...신규 공장 설립 '러시'
먼저 오너 4세 이선호 실장은 1990년생으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CJ제일제당 공채로 입사해 대리, 과장 등을 거쳐 2017년 CJ 지주사 부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2022년 다시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 실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현재 해외사업과 신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사업 매출은 2019년 3조1천540억원에서 2023년 5조3천861억원으로 4년 간 70% 이상 성장했다. 같은 기간 전체 식품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39%에서 48%로 늘었다.
특히 유럽은 지난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40% 성장하는 등 CJ제일제당 ‘K-푸드 글로벌 영토 확장’의 전략 지역이며, 미국은 해외 식품사업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이에 회사는 해외 식품 생산역량을 확대하며 ‘K-푸드 글로벌 영토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신성장 전략 지역인 유럽의 사업을 대형화하고 핵심 국가인 미국에서는 시장 지위를 강화하기 위해 유럽 헝가리와 미국 사우스다코타에 신규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오너 3세 허진수 사장은 1977년생으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그는 지난 2005년 파리크라상에 입사했으며 2014년 글로벌BU장을 역임했다. 이후 2022년 사장으로 승진하며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특히 허진수 사장은 해외 시장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달 초 SPC그룹은 미국 텍사스주에 제빵공장 투자를 확정하고 본격적인 건립에 나섰다.
이를 위해 지난 달 27일 텍사스주 존슨 카운티 지방법원에서 인센티브 조인식을 진행했는데, 이날 허진수 SPC그룹 사장과 다이애나 밀러(Diana Miller) 존슨 카운티 경제개발 이사 등이 참석하기도 했다.
SPC 텍사스 공장은 파리바게뜨 매장이 확산 중인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향후 진출 예정인 중남미 지역까지 베이커리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생산 시설이다.
현재 파리바게뜨는 북미에 21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1천개 매장 개설을 목표로 세웠다. 올해도 기존 29개 주에서 35개 주로 진출을 확대하고, 100여 개의 신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담서원 전무는 담철곤 오리온 회장과 오너 2세 이화경 부회장 부부의 장남으로 1989년생이다. 그는 2021년 7월 오리온 경영지원팀 수석부장으로 입사해 2022년 경영지원팀 상무를 지냈다. 이후 지난해 말 전무로 승진했다.
담서원 전무 역시 회사의 글로벌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오리온은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는데, 각 시장 내 경쟁력 높은 제품 출시와 더불어 성장채널 확대 전략을 펼치는 중이다.
중국시장에서 간식점, 벌크시장 전용 제품을 확대하고 전문 경소상을 개발하는 등 성장채널의 영업력 강화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베트남은 킹쭌(왕꿈틀이)으로 키즈시장을 확대하고, 쌀과자 '안' 신제품 출시로 쌀과자시장 시장점유율 1위를 확보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러시아는 초코파이 공급량을 늘리고, 후레쉬파이 오렌지맛 출시 등 라인업을 다양화한다는 목표다. 특히 러시아에서는 폭발적인 수요 증가로 트베리 신공장 및 노보 공장의 가동률이 130%를 넘어섬에 따라 현재 생산동 신·증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라면 업계 오너 3세 전진 배치…K-라면 인기에 시장 확대 목표
국내 수출 효자 품목으로 떠오른 'K-라면' 역시 올해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 수출은 12억5천만달러(1조8천억원)로 전년 대비 31.1% 확대됐다.
이처럼 전세계적으로 K-라면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라면업계도 이미 오너 3세들의 경영 참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왼쪽부터) 신상열 농심 전무,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상무. [사진=각 사]](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206/art_17387398408293_913f44.png)
먼저 농심 오너 3세인 1993년생 신상열 전무는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으로, 2015년부터 2년 동안 농심 인턴사원으로 근무한 바 있다.
이후 2019년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그해 농심 경영기획실에 사원으로 정식 입사했다. 2022년 구매담당 상무, 2023년 미래사업실장을 거쳐 지난해 말 전무에 올랐다.
신상열 전무 역시 글로벌 사업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농심은 지난해 8월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을 이어 나가기 위해서는 생산 인프라의 근본적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녹산 수출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회사는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연간 5억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는 '녹산 수출전용공장'(이하 '녹산 수출공장')을 내년 상반기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농심은 최근 전세계 K-라면 열풍으로 수출 물량이 매년 증가, 기존 수출제품 생산을 전담했던 부산공장 라인을 증설하며 대응해 왔다.
녹산 수출공장이 완공되면 기존 미국법인(약 10억개)과 중국법인(약 7억개)을 합쳐 연간 약 27억개의 글로벌 공급능력을 갖추게 된다. 여기에 내수용 물량까지 더하면 총 60억개를 생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농심은 녹산 수출공장 설립을 발판으로 세계시장 공략을 더욱 가속화할 계획이다. 수출전용공장의 생산력을 기반으로 유럽시장 확대와 함께 성장 잠재력을 갖춘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시장 진출도 추진할 방침이다.
삼양식품의 오너 3세 전병우 상무는 1994년생으로 앞선 오너 3·4세 중 가장 젊다. 그는 김정수 부회장의 장남으로 2019년 삼양식품 해외사업본부 부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2023년 10월 상무가 됐다.
전병우 상무 역시 해외 사업 확대와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불닭볶음면이 해외에서 인기몰이를 하면서 글로벌 시장 확대에 힘을 쏟는 중이다.
특히 덴마크 리콜 조치 해제 이후 가진 ‘불닭 스파이시 페리 파티’, 세계 5개 도시에서 약 4만여 명이 참여한 ‘스플래시 불닭’ 캠페인 등 글로벌 시장의 소비자와 접점을 확대하는 마케팅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지난해에는 자사 최초로 중국 생산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공장을 건설해 중국 시장에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삼양식품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으로 손꼽힌다.
실제로 삼양식품은 불닭브랜드를 주력으로 수출을 확대하며 매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연간 수출액은 지난 2016년 930억원에서 2023년 8천93억원으로 7년 만에 약 9배 늘었고 전체 매출에서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26%, 2023년 68%, 지난해 3분기 기준 77%로 꾸준히 확대됐다.
아울러 삼양식품은 식품업계 최초로 '7억불 수출탑'을 받기도 했다. 2023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삼양식품의 수출실적은 7억달러(약 9천911억원)를 기록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앞선 오너 1·2세대가 기업의 근간을 닦아놨다면 이제는 3·4세가 이를 이어 받아 자신의 경영성과를 내보일 차례"라며 "내수 시장의 경우 경쟁 심화와 인구 감소 등으로 성장이 한계를 보이는 만큼, 이제 막 열리기 시작한 해외 시장 공략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