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3 (목)

  • 맑음동두천 11.3℃
  • 맑음강릉 10.9℃
  • 황사서울 11.8℃
  • 맑음대전 12.5℃
  • 맑음대구 13.3℃
  • 맑음울산 9.6℃
  • 맑음광주 14.1℃
  • 맑음부산 10.7℃
  • 구름조금고창 8.9℃
  • 흐림제주 12.7℃
  • 맑음강화 8.5℃
  • 맑음보은 10.6℃
  • 맑음금산 10.3℃
  • 맑음강진군 12.3℃
  • 맑음경주시 9.3℃
  • 맑음거제 11.0℃
기상청 제공

[기자수첩] 차액 가맹금, '부당 이득'인가 '합리적 사업 모델'인가

 

【 청년일보 】 최근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차액 가맹금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이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의 수익 배분 구조와 직결된 사안으로서, 공정성 시비와 지속 가능성을 두고 양측간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


차액 가맹금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원·부자재를 시장 도매가보다 높은 가격에 납품하면서 얻는 이윤을 의미한다. 가맹본부는 브랜드 일관성을 유지하고 원자재 품질을 관리한다는 명목하에 가맹점에 특정 공급망을 이용하도록 요구하는데, 이 과정에서 본사가 일정 수준의 차익을 남기는 구조다.


지난해 9월 서울고등법원은 한국피자헛 가맹점주들이 사측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재판부는 “한국피자헛은 2016∼2022년 가맹점주에게서 받은 차액 가맹금 210억원을 반환하라”고 판시했다.

 

한국피자헛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관련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왔다. 판결 이후 여타 프랜차이즈 브랜드에서도 유사한 소송이 잇따르며 차액 가맹금을 둘러싼 논란이 업계 전반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달 17일 교촌치킨 가맹점주 247명은 본사인 교촌F&B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부당이득 반환 소송을 제기하며, 차액 가맹금을 둘러싼 갈등이 점점 격화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차액 가맹금을 단순히 '불공정한 착취 구조'로 단정하는 것은 지나치게 협소한 해석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맹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감안할 때, 차액가맹금은 단순한 이윤 추구를 넘어 전략적 운영의 일환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가맹본부는 브랜드 구축, 마케팅, 연구개발(R&D), 물류시스템 운영 등 전반적인 사업 운영을 책임진다.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신뢰받는 브랜드를 유지하고 시장 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


차액 가맹금은 이러한 비용을 감당할 수 있도록 돕는 수단이며, 실제로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는 로열티를 면제하는 대신, 차액가맹금 구조를 통해 본사가 수익을 확보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본사가 일정한 유통망을 유지하며 원·부자재를 일괄 구매하는 것은 단순한 수익 극대화 차원을 넘어, 제품의 품질과 브랜드 일관성을 유지하는 핵심적 역할을 한다.


가맹점이 각기 다른 경로를 통해 원자재를 조달할 경우, 브랜드의 일관성이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즉, 본사가 공급 가격을 조정하는 것은 가맹점 운영의 안정성과 장기적인 시장 경쟁력을 고려한 방안이기도 하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한 본사 관계자는 "일관성 있고 체계적인 품질 관리를 위해 본사 차원의 안정적인 유통망 확보는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국내 대다수의 프랜차이즈들이 차액가맹금 구조를 통해 수익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차액 가맹금은 하나의 사업 형태이며, 국내 유통업계에서 오랜 관행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차액 가맹금의 필요성을 인정한다고 해서 그 운영 방식이 모두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가맹점주들에게 불리한 조건으로 차액 가맹금이 과도하게 책정되거나, 본사의 이익만을 위한 불투명한 구조로 운영된다면, 이는 공정한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다만 이를 '불공정 거래'로 단정하는 방식이 과연 최선인가에 대한 고민은 필요해 보인다.


차액 가맹금 논의는 단순히 '갑과 을'의 대립 구도로만 볼 것이 아니라, 가맹사업의 본질과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할 문제다. 이에 공정성과 사업 지속성의 균형을 확보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