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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K-금융(上)] 은행권, 해외사업 확대에 ‘잰걸음’...카뱅·토스도 글로벌 확장 가세

주요 은행, 미래 성장동력으로 해외사업 낙점..."글로벌 진출 확대는 당연한 수순"
4대 시중은행, 8천287억원의 해외사업 순이익 기록...신한은행, 두드러진 성장세
우리은행, 국내은행 최초로 폴란드 지점 개설...우크라이나 재건 전초기지로 각광
카뱅·토스, 글로벌 영토 확장에 가세..."국내 디지털 금융 DNA 성공적으로 전파"

 

국내 금융사들이 해외에서 괄목할만한 경영 실적을 내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은 지난해 해외사업에서 8천28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한편, 주요 증권사들은 지난해 해외법인에서 순이익이 68%나 급증했다.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국내 보험사들도 향후 동남아 등 신흥 시장 중심으로 지속적인 외연 확장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은행권, 해외사업 확대에 ‘잰걸음’...카뱅·토스도 글로벌 확장 가세

(中) 증권사 해외법인 실적 개선 뚜렷...금융당국, 규제 완화로 지원사격

(下) 국내 보험사, 해외서 흑자전환 성공…신흥시장서 성장동력 발굴 '속도'

 

【 청년일보 】 국내 성장동력 약화와 함께 ‘이자 장사’라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주요 은행의 성장축이 해외사업으로 옮겨가고 있다. 해외 자회사의 실적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현지화 전략 등을 통해 글로벌 은행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4대 시중은행 가운데 특히 신한은행의 해외사업 실적이 돋보이는 가운데,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추격하는 모양새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동남아에 이어 폴란드와 중앙아시아 등으로 글로벌 영토를 확장하는 가운데, 카카오뱅크와 토스 등도 해외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잠재성장률이 둔화되면서, 국내에서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며 "국내 은행의 글로벌 진출 확대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4대 시중은행, 해외사업 순이익 8천287억원 기록...신한은행, 두드러진 성장세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은 8천28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7천998억원) 대비 3.6%(289억원) 증가한 수치다.

 

신한은행은 해외법인 10곳 모두 흑자를 기록하며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4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해외 순익 5천억원대를 돌파했다.

 

해외법인의 순이익은 5천721억원으로 2023년(4천824억원) 보다 18.6%(897억원) 늘었다. 자산규모가 가장 큰 신한베트남은행과 SBJ은행(일본)이 순이익을 각각 13.4%와 17.0% 늘리며, 실적개선을 이끌었다. 카자흐스탄은행도 1천3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은행도 해외법인 11곳이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외연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해외사업에서 총 1천3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규모에서는 우리은행에 뒤처지지만 2023년(1천129억원) 대비 15.2% 성장했다. 특히 2019년 1조444억원을 투자해 베트남중앙은행에 이어 2대 주주로 참여한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이 1천175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우리은행의 경우 해외법인 11곳에서 2천10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전년(2천279억원) 대비 179억원(-7.9%) 줄어들면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침체에 빠진 캄보디아 법인의 적자전환(-147억원)이 타격을 준 것을 알려졌다.

 

KB국민은행은 국내 위상과는 달리 해외사업에서는 다소 고전하는 모양새다. 해외법인 5곳에서 834억원의 적자를 내며 2023년(-234억원)보다 적자폭이 600억원가량 늘었다. 2020년 경영권을 확보한 인도네시아법인 KB뱅크(前 부코핀은행)의 2천410억원 순손실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다만 올 1분기 해외 순이익이 약 292억원으로 공시되면서 올해는 해외사업의 흑자 전환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 주요 은행, 동남아에서 탈피해 폴란드 공략에 집중...우리은행, 폴란드 지점 최초 개설

 

국내 주요 은행들은 동남아시아에 이어 그동안 불모지였던 폴란드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나섰다.

 

폴란드는 방산과 전기차, 이차전지 분야 국내 기업들이 다수 진출해 있고,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의 전초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수도인 바르샤바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국내 대표 방산기업들을 비롯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기아차 등 다수 기업 현지 법인들이 진출해 있다.

 

또한 유럽연합(EU)에서 5번째로 큰 내수 시장을 가진 데다, 생산가능연령(15세부터 64세) 인구 비중이 60%에 달해 신규 수익원 확보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국내은행 최초로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지점을 개설하는 등 폴란드 시장 진출에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 2017년 2월 국내기업 현지 법인이 다수 포진하고 있는 남서부 공업도시 카토비체에 사무소를 설치한 지 8년 만으로, 기업금융과 외환, 무역금융 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정우 폴란드 지점장은 "동유럽 최대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폴란드에 국내은행 중 처음으로 지점을 설립하게 돼 그 의미가 매우 남다르다. 이로써 독일(유럽우리은행), 런던(지점), 폴란드를 잇는 '우리은행 유럽 삼각편대'가 완성됐다"며, "폴란드의 지정학적 이점과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사업으로 많은 한국 기업들이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 기업에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IBK기업은행도 폴란드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김성태 행장은 취임 후 첫 해외사업으로 폴란드에 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폴란드 금융감독청(KNF)으로부터 현지법인 설립 인가를 취득했으며, 올해 안에 법인을 출범할 예정이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향후 국내 진출기업과 현지 우량기업 위주로 영업을 추진할 예정이며, 인가를 신속히 취득해 연내에 법인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토스 등 인터넷뱅크도 글로벌 영토 확장에 가세

 

카카오뱅크는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글로벌 시장으로 영토를 확장하며 'K-금융 세계화'를 선도해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2023년 인도네시아 인터넷뱅크 ‘수퍼뱅크’에 전략적 지분투자 방식으로 처음 해외시장 확장에 나섰다. 현재 '슈퍼뱅크'는 300만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금융 컨설팅(자문) 계약을 체결해 카카오뱅크의 아이디어가 담긴 신규 상품도 인도네시아 시장에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태국에선 카카오뱅크가 현지 시장 이해도가 높은 태국 금융지주사와 협력하는 형태로 진출 전략을 마련했다. 태국 금융지주사 SCBX(SCB X Public Company Limited), 중국 인터넷은행 위뱅크와 함께 태국판 인터넷전문은행인 '가상은행(Virtual Bank)' 인가 획득에 나섰다.

 

금융권에 따르면, 태국 재무부는 올 상반기 중 컨소시엄 설립을 최종 승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이르면 내년부터 카카오뱅크가 참여하는 인터넷 뱅크가 태국에서 정식 영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추후 설립되는 태국 인터넷 뱅크의 지분 20% 이상을 확보해 SCBX에 이은 2대 주주에 오를 전망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인가 획득 시, 그동안 국내 금융사의 진출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태국 시장에 카카오뱅크의 디지털 금융 DNA를 성공적으로 이식해 현지 금융 기술 발전에 기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창사 이래 지난해 첫 연간 흑자를 기록한 토스뱅크도 중장기 전략으로 글로벌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동남아를 비롯해 미국, 영국, 홍콩, 싱가포르 등 선진국 시장도 진출 후보군으로 삼고 있다.

 

지난달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는 "토스뱅크의 다음 성장동력은 글로벌 시장에 있다고 본다"며 "향후 3~5년 내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토스뱅크는 초기에는 지분 투자나 조인트벤처(JV) 형태의 진출을 고려하고 있으며, 서비스형 뱅킹(BaaS: Banking as a Service)도 유력한 옵션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신흥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크고, 선진시장은 시스템은 성숙했지만 고객 경험 측면에서는 혁신 여지가 있다"며 "다양한 시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성기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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