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더제주송당파크R' 매장 전경.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522/art_17483265162542_8bd495.png)
【 청년일보 】 스타벅스 코리아가 키오스크를 도입하며 '사람이 주문을 받는다'는 브랜드 고유의 경영 철학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디지털 수용도가 높은 국내 시장의 특성과 소비자 편의성 중심의 매장 환경에 대응한 전략적 선택으로, 스타벅스의 한국화 전략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관광지 중심 시범 운영…정서적 교감은 유지
28일 스타벅스 코리아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서울 명동, 제주 등 국내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키오스크를 시범 도입한다.
해당 매장은 약 10여 곳으로, 외국인 방문객이 많은 지역이라는 점에서 주문 편의성 제고를 위한 다국어 지원 시스템 강화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스타벅스는 브랜드 초기부터 고객과의 대면 접점을 강조해 왔지만, 효율성과 속도를 중시하는 디지털 소비 성향이 강한 국내 시장에서는 일부 운영 방식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키오스크는 외국인 관광객이나 유동인구가 밀집한 매장에서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시범적 도입”이라며 “사이렌 오더처럼 하나의 주문 채널을 보완하는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며, 고객과의 정서적 교감이라는 경영 철학은 이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스타벅스의 키오스크 도입은 고객 경험을 유지하면서도, 디지털 전환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통해 새로운 소비층을 끌어들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더욱 다양해지면서, 스타벅스의 키오스크 도입은 변화하는 수요에 발맞춘 결정”이라며 “대면 주문에 불편을 느끼는 고객들의 이용 만족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실적·매장 확대 속 한국화 전략 '가속'
이러한 변화는 스타벅스가 한국 시장을 얼마나 전략적으로 보고 있는지를 방증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의 스타벅스 매장 수는 2천9개로 전년보다 116개 늘었다. 이로써 일본(1천991개)을 처음으로 앞질렀고, 우리나라는 미국(1만7천49개)과 중국(7천685개)에 이어 스타벅스 매장 수 세계 3위 국가에 올랐다.
매장 수뿐만 아니라 실적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5.82% 성장한 3조1천1억원을 기록하며 '3조 클럽'에 처음으로 진입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천908억원, 1천515억원으로 전년 대비 36.48%, 28.94% 늘었다.
매출은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2021년 이후 영업이익과 순이익 회복 속도는 더뎌 수익성 강화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 최근 실적.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522/art_17483265173397_c1c9e0.png)
이를 위해 스타벅스는 매장 운영 효율화와 함께 프리미엄 콘셉트 스토어 확대, 구독 서비스 '버디 패스' 정식 론칭, 주문 자동화 시스템 도입 등 고객당 구매 단가와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 디지털 선도국에 맞춘 '최초' 전략
특히 스타벅스 코리아는 디지털 서비스와 매장 운영 전반에서 ‘전 세계 최초’ 타이틀을 여럿 만들어내며 독자적인 성장 궤도를 그려왔다.
2001년 인사동점에서는 당시 미국본사를 설득해 영어가 아닌 한글 간판을 처음 도입했고, 2014년에는 세계 최초로 모바일 주문 결제 시스템인 ‘사이렌 오더’를 자체 개발해 비대면 주문 문화를 선도했다.
지난해 론칭 10주년을 맞은 사이렌 오더는 사용 편의성과 기능을 추가로 강화하며, 누적 주문 건수가 5억 건을 넘어섰다.
또 감성적 소통을 위한 ‘콜 마이 네임’ 서비스 외에도 자국어 애칭을 활용한 ‘별다방점’과 전용 원두 ‘별다방 블렌드’ 출시 등도 한국에서 최초로 시도됐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이 밖에도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초로 트렌타 사이즈를 도입하는 등 업계를 선도하는 혁신적인 경험과 긍정적인 영향력으로 고객과 파트너, 지역사회 모두와 함께 성장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 장충라운지R점.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522/art_1748326515925_48d29a.jpg)
◆ 스페셜 매장·구독 서비스로 '고객 경험' 강화
스타벅스는 고객과의 접점을 다변화하고 차별적인 매장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전국에 지역 특화 매장인 '스페셜 스토어'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해당 매장에서만 제공되는 전용 음료와 푸드, 한정판 굿즈 등을 통해 지역성과 희소성을 강조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더북한강R, 더춘천의암호R, 대구종로고택점 등이 있다. 실제로 스페셜 스토어는 일반 매장 대비 30% 이상 높은 재방문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해에는 한국형 구독 서비스인 '버디 패스(Buddy Pass)'를 도입해 고객 충성도 강화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서비스는 시간대 제한 쿠폰, 배송비 면제, 배달비 무료 등의 혜택을 제공하며, 시범 운영 기간 중 평균 구매액과 방문 빈도 모두 60~70% 증가하는 성과를 보였다.
◆ 식음료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디지털 전환 흐름
업계에서는 이번 스타벅스의 키오스크 도입 역시 디지털 소비 패턴에 최적화된 '한국형 스타벅스 모델'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사이렌 오더, 진동벨, 나우 브루잉 등 자동화 기반의 고객 편의 서비스와 맞물리며 스타벅스만의 디지털 접점 전략이 강화되는 모양새다.
카페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타벅스는 글로벌 브랜드이지만, 한국 소비자의 니즈를 정교하게 반영해 시장에 안착한 대표적인 현지화 성공 사례"라며 "키오스크 도입은 단순한 효율화가 아닌, 브랜드 유연성과 운영 방식의 확장을 보여주는 상징적 변화"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시범 도입을 계기로 카페업계 전반에서도 디지털 전환과 시스템 안정화 흐름이 빨라질 것”이라며 “앞으로는 단순 설비 도입을 넘어 브랜드 정체성을 녹인 UI/UX 설계와 고객 접근성 강화 등 정교한 디지털 전략이 차별화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스타벅스 코리아는 1999년 서울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열며 국내에 처음 진출한 이후 모든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해왔다.
설립 초기에는 미국 스타벅스 본사와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지분을 절반씩 보유한 합작법인이었으나, 2021년 이마트가 미국 스타벅스로부터 지분 17.5%를 추가로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현재는 이마트가 지분 67.5%를, 싱가포르투자청(GIC) 자회사 앱핀 인베스트먼트(Apfin Investment Pte Ltd)가 나머지 32.5%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스타벅스 본사의 국내 법인 지분은 없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