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참여한 5개 기업이 처음으로 이용자 앞에 선다. 네이버클라우드와 LG AI연구원, SK텔레콤, 업스테이지, NC AI가 각기 다른 전략과 강점을 내세우며 '한국 대표 AI' 자리를 놓고 경쟁을 시작한다.

23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오는 30일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발표회'가 열린다. 이번 행사에서는 참여 기업들이 개발 중인 AI 모델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전시 부스도 함께 운영된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는 해외 빅테크 의존도를 낮추고, 한국 자체 기술로 범용·산업용 AI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국가 전략 사업이다. 이번 1차 발표회는 각 팀의 기술 방향성과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첫 공식 무대다.

유력 후보로 꼽히는 네이버클라우드와 LG AI연구원은 상반된 개발 전략을 제시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범국민 AI'와 옴니모달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옴니모달은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음성, 영상 등 다양한 데이터를 처음부터 통합 학습해 이해·생성이 가능한 단일 모델이다. 기존 멀티모달보다 한 단계 확장된 개념이다.

네이버는 옴니모달 모델 개발과 함께 전 국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AI 서비스 플랫폼 구축도 병행할 계획이다.

LG AI연구원은 범용성에 더해 '전문성'을 강조했다. 글로벌 최고 수준의 프론티어 AI 개발을 목표로, 고난도 추론과 복합 업무 수행이 가능한 고성능 모델을 지향한다는 설명이다. 산업·연구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정밀한 AI를 통해 차별화를 노린다.

SK텔레콤과 업스테이지는 모델 규모와 확장성을 앞세운다.

SKT는 국내 최초 매개변수 500B(5천억개) 수준의 초거대 AI 모델 'A.X K1'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반도체부터 모델, 데이터,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AI' 전략도 함께 제시했다.

특히 SKT는 에이닷 전화 통화 요약, 라이너 지식검색 등 기존 AI 서비스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젝트 취지인 '모두의 AI'를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업스테이지는 단계적 확장 전략을 선택했다. 1차 평가에서 100B, 이후 200B·300B로 매개변수를 점진적으로 늘리는 계획이다. 법률, 제조, 국방, 의료 등 산업별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B2B 중심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3년 내 1천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NC AI는 게임 산업에서 축적한 3D·애니메이션 기술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대형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통합 멀티모달 파운데이션 모델 패키지를 개발하고, 산업 확산을 위한 '도메인옵스' 플랫폼도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AI 모델과 정부 대국민 서비스를 연계하고, B2B 시스템 통합(SI) 사업을 통해 산업 전반의 AI 전환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54개 기관이 참여하는 대규모 컨소시엄을 바탕으로 제조·유통·미디어 등 산업 특화 AI 개발도 추진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1차 발표회를 통해 기술 완성도뿐 아니라 활용 가능성과 확장성이 본격적으로 평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대표 AI' 타이틀을 둘러싼 경쟁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날 전망이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