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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0대 뉴스-항공(上)]항공업계, 코로나19發 '개업휴업'…대규모 구조조정 혼란 '몸살' 外

국제선 하늘길 차단‧국내선 ‘공기수송’…여객수요 급감에 화물 운송 사업 ‘집중’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빅이슈’ 터져…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무산도

 

【 청년일보 】2020년 모든 산업계의 화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침체다. 특히 항공업계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말 그대로 한 해 농사를 망쳤다. 명절과 연휴, 여름휴가 등 성수기는 사실상 실종 됐고, 기업들이 대부분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올해 항공업계는 커다란 이슈가 어려번 발생했는데,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가 무산된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이 인수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초대형 국적 항공사의 탄생 가능성이 커진 반면 제주항공의 인수가 무산된 이스타항공은 파산 직전까지 몰리고 업계 최초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가기도 했다.

 

◆ 코로나로 막힌 국제선 하늘길…국내선, ‘공기 수송’ 적자 운항

 

항공업계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말 그대로 한 해 농사를 망쳤다. 이는 코로나19로 세계 각국이 입국 제한 조치를 실시하면서 최대 수익원인 국제선 하늘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국내선 노선은 운항하고 있지만 말 그대로 ‘공기수송’에 불과해 울며 겨자먹기로 적자 운항을 계속했다.

 

15일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항공사 8곳의 국제선 여객 수는 12만8175명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451만3566명) 대비 약 97.2% 감소했다. 다만 국내선 여객 수는 587만2546명으로 전년 동기(573만122명)보다 약 2.5% 증가했다.

 

게다가 가을까지 잠시 주춤했던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심각해지면서 연말 현재 한국을 포함한 세계 주요국은 여전히 해외여행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각 항공사는 유·무급 휴직, 구조조정 등 비용 절감 조치와 더불어 화물 운송, 국내선 노선 확대, 관광비행 등으로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LCC업체는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에 의존하거나 유상증자를 통해 가까스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세계 10위권 국적항공사 출범

 

올해 항공업계 최대 이슈이자 국내 산업계의 굵직한 이슈 중 하나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합병이다. 두 국적 항공사의 합병이 성사되면 여객, 화물 운송 규모에서 세계 7위권 항공사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한진그룹은 지난달 16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하고 합병 절차를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은 연내 계약금 3000억원과 영구채 3000억원 등 6000억원을 아시아나에 투입하고, 내년 1분기 중 중도금 4000억원을 납입할 계획이다. 

 

이 같은 결정이 나기까지 아시아나항공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작년 4월 매각이 결정되고 같은 해 11월 HDC현대산업개발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매각 작업이 진행됐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계의 극심한 타격으로 올해 9월 결국 매각이 결렬되고, 아시아나항공은 6년만에 또다시 채권단 관리 체제로 들어갔다가 결국 우여곡절 끝에 대한항공의 인수가 결정된 것이다.

 

이 같은 결정에 전 세계 항공사가 모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등은 “현실적인 접근 방식”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등 국내외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분위기다.

 

다만 양사의 합병까지는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 및 독과점 우려, 정부의 대한항공에 대한 특혜 논란 등 넘어야 할 산도 적잖게 존재한다.

 

 

◆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무산…구조조정 등 후폭풍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에 대한 인수‧합병 무산도 올해 항공업계의 이슈 중 하나였다. 양사의 통합 움직임은 국내 첫 항공사간 기업 결합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제주항공이 지난 7월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면서 이스타항공의 인수를 포기하면서 결국 없던 일이 됐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작업은 작년 12월부터 수면 위로 드러났다. 앞서 제주항공은 같은 해 11월 진행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에게 밀려나면서 이스타항공 인수 계획을 깜짝 발표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다며 규모의 경제 실현을 강조했지만, 이후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연기와 코로나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하늘길이 막히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면서 결국 인수‧합병이 무산됐다.

 

이에 따른 후폭풍도 적잖았다. 이스타항공은 재매각 작업에 나서는 한편 항공업계 최초로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올해 3월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선‧국제선 운항이 모두 중단될 당시 1680여명의 직원 가운데 605명을 정리하는 인력감축이었다.

 

또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간에 인수 무산 책임에 대한 법정 공방도 예고됐다. 이스타항공은 자사의 인수·합병(M&A)을 포기한 제주항공에 대해 ‘주식매수 이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양측은 이스타항공의 미지급금 발생에 대한 책임 소재와 115억원의 이행보증금 반환을 놓고도 법정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 항공사들, 유휴 여객기 개조 등 화물 운송 사업에 집중 

 

국내 항공사들은 올해 코로나19로 급감한 여객 수요를 만회하기 위해 유휴 여객기를 활용한 화물 운송에 적극 나섰다. 항공사들은 여객기 하부의 화물칸을 이용하는 것은 물론 좌석에 물품을 고정하거나 아예 여객기의 좌석을 떼어내고 화물 수송에 적합하게 개조하기도 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적극 나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는 ‘코로나 특수’와 화물운임 급등이라는 호재를 맞아 지난 2·3분기 연속 깜짝 흑자를 냈다.

 

이는 사실상 화물 운송 사업에서 거둔 실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반도체와 자동차 부품 등 전통적 항공 화물이 받쳐주는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이 반복되며 긴급 방역물자 등의 수요도 줄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LCC들은 국내선 여객 노선을 늘리는 조치에 집중했다가 뒤늦게 화물 운송 사업에 들면서 화물 성수기 효과를 얻지 못했다. 이 때문에 실적 반등에는 실패했다.

 

일단 대형항공기를 다수 보유한데다 화물 운송과 해외 중장거리 노선의 운항 경험이 충분한 대형항공사에 비해 중‧소형 항공기가 대부분이고 단거리 운항과 여객 위주의 영업을 해왔던 LCC는 화물 운송에 뛰어들어도 눈에 띄는 실적 회복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 대한항공, 기내식·기내면세품사업 매각…자금 확보 ‘박차’

 

대한항공이 기내식·기내면세품 판매 사업 매각 작업을 마치고 자금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3분기 연속 흑자를 냈지만 3분기 영업이익이 2분기보다 급감해 적자를 간신히 면한 상황인데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까지 겹치면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최근 기내식·기내면세품 판매 사업을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절차를 마무리했다. 대한항공은 신설 법인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 주식회사’ 주식 20%를 963억원에 취득하며 매각을 완료했다.

 

또한 대한항공은 인천 영종도 레저 시설 왕산마리나를 운영 중인 왕산레저개발도 매각한다. 대한항공이 지분 100%를 보유한 왕산레저개발 매각을 위해 지난달 칸서스·미래에셋대우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와 함께 대한항공 자회사 항공종합서비스가 운영 중인 공항버스 사업도 사모펀드 운용사 케이스톤파트너스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자구 계획의 핵심인 송현동 부지 매각이 서울시와의 갈등으로 지연되면서 재무 구조 개선에 일부 제동이 걸렸다.

 

대한항공이 산업은행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 8000억원을 투자받았기 때문에 당장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8000억원 중 200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 추가 운영자금 확보에 따라 연말 안으로 정부에 신청하려고 했던 기간산업안정기금도 당분간 신청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청년일보=이승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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