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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미술관' 유치전 과열···명분도 각양각색

여수, 유치위원회 구성···여수세계박람회장 주제관 부지로 제시
삼성 창업주 졸업한 초등학교, 선영 이유로 유치 나선 지자체도

 

【 청년일보 】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유족들이 기증한 2만3000여 점이 넘는 미술품들은 사실상 값을 매길 수 없는 컬렉션이라는 말이 미술계에서 나오고 있다. 당장 경매에 나서면 5조~10조원까지 평가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전국 곳곳에서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추진하고 나섰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저마다 이건희 회장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미술관 유치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나 삼성 측은 미술관 건립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아 실현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생전에 '하트' 모양의 섬을 구입해 화제가 됐던 전남 여수에서는 10일 이건희 미술관 유치위원회가 구성돼 본격적인 유치전에 나섰다. 문화예술계, 시민사회단체 등 115개 단체로 구성된 여수 유치위원회는 바다 위에 지어진 여수세계박람회장 주제관을 미술관 부지로 제시했다. 

 

삼성그룹 창업주가 졸업한 초등학교가 있다거나 선영이 있다는 이유로 유치에 나선 지방자치단체도 있다.

 

경남 의령군은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회장의 생가에서 이건희 회장이 할머니 손에서 자란 것을 인연으로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나섰다.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이 초등학교를 다녔던 경남 진주시도 미술관 유치에 나섰다. 

 

이건희 회장의 출생지인 대구시 역시 '국립 이건희 미술관 대구 유치 추진위원회'를 발족해 본격적인 유치 활동에 들어갔다. 대구시는 대구가 이건희 회장 출생지이자 삼성그룹 모태라는 점 등 대구와 삼성의 뿌리 깊은 인연을 내세워 미술관 유치 최적지임을 강조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는 서울, 평양과 더불어 한국 근대미술 3대 거점으로 기능해 왔다"며 "만약 이건희 컬렉션이 한 곳에 모여 국민에게 선보인다면 그 장소는 당연히 대구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건희 미술관, 부산에 오면 빛나는 명소가 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박형준 시장은 "대한민국 문화 발전을 위한 고인의 유지를 살리려면 수도권이 아닌 남부권에 짓는 것이 온당하다"며 "특히 부산은 국제관광도시로 지정돼 있고, 북항에 세계적인 미술관 유치 계획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의원들도 지방자치단체에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독려하고 나섰다.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광주시에 삼성 측이 리움 미술관 분관을 건립한다면 광주에 유치해 삼성과 문화를 통해 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수원시에서는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미술관 유치에 나섰다.

 

이처럼 지역에서는 저마다의 인연을 강조하며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나섰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아 자칫 경쟁만 과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역 미술계 인사는 "기증의 취지를 살려 지역에 골고루 안배해 나누면 지역 미술계는 물론 관광 명소로도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어디에다 전시할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기증한 미술품의 목록과 가치 등을 분류해 체계적인 관리가 우선인 것 같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정구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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